에어 프랑스소속 콩코드기의 추락은 이 초음속 여객기의 미래에 대한 논란을 다시 한번 야기시키고 있다.
콩코드는 정비비용이 엄청나게 비싸고 연료도 많이 소비하는 반면 탑승인원은 매우 적고 화물공간도 극히 한정돼 있다. 상식적으로는 전혀 경제성이나 효율성이 없는 항공기다.
하지만 콩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에어 프랑스나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는 이 여객기의 영구적인 운행중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이 항공기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손익계산서보다 훨씬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콩코드는 에어프랑스보다 특히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에게 전략적 가치가 큰 여객기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의 콩코드 탑승객은 항공사들이 앞을 다퉈 유치하려는 상류층 대기업 간부들로 이들 고객은 주로 세계금융의 중심인 런던과 뉴욕을 오가는 사람들이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는 이들 고객을 초음속 콩코드로 대서양노선에 끌어들이고 다시 이들을 런던을 기점으로 다른 목적지로 연결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는 만약 콩코드의 운항을 중단할 경우 이 중요한 고객층을 다른 항공사들에게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콩코드는 상류층 고객을 유지화는 중요한 수단이다"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항공업계 전문가 데미안 호스의 말이다.
콩코드가 처음으로 취항한 것은 25년전의 일.
항공전문가들은 이 여객기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오랫동안 운항해왔다고 얘기하고 있다. 또 현재로서는 이를 대체할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의 개발계획도 전무한 상태이다. 하지만 에어 프랑스와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는 콩코드 운항을 영구 중단할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7월 25일 발생, 1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콩코드사상 최초의 추락사고 이후 운항을 중단시켰던 에어 프랑스는 지난 주말 이 여객기 나머지 여섯 대의 운항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는 사고 이튿날 바로 운행을 재개했지만 탑승객은 절반으로 감소했고 매 운항마다 기계고장 및 안전문제가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런던발 뉴욕행 콩코드가 엔진문제로 75분 연발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콩코드기의 탑승료수입은 에어 프랑스전체 수입의 불과 1, 2%에 지나지 않고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도 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나을 뿐이다. 그나마도 이것은 외형수입규모만 계산한 것으로 정비비, 연료비등 지출을 감안하면 ‘적자운항’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여객기의 운항비용에는 부품마모등 시간의 경과와 함께 기체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감가상각비가 계산되지만 콩코드에는 이 항목이 없다. 왜냐하면 이 여객기는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개발비를 직접 부담, 각각의 항공사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콩코드의 운항비용은 다른 상업용 제트 여객기에 비해 훨씬 높다.
대부분 제트 여객기는 두 명의 조종사가 운항을 하지만 콩코드는 세 명이 필요하다. 또 콩코드 조종사는 근무시간이 다른 제트 여객기 조종사보다 짧지만 훈련시간은 거의 두 배로 그만큼 경비가 많이 든다. 이밖에도 콩코드는 한 시간 비행에 최고 57시간을 정비, 다른 여객기보다 정비비가 훨씬 많이 소요된다.
한편 콩코드의 연료소비는 시간당 4,670갤런으로 현재 최대규모의 여객기 보잉 747-400이 필요로 하는 2,340갤런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반면 보잉 747-400은 400명을 태우지만 콩코드의 탑승인원은 4분의 1밖에 않되는 고작 100명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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