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중형세단 옵티마(Optima)를 상륙시켰다. 미국에 소개된 기아 브랜드로는 최고 제품이다. 지난 94년 후 미국시장에서 세피아·스포티지 단 둘로 분투하던 기아는 올해 스펙트라, 리오에 이어 옵티마까지 진출시킴으로써 상륙부대는 5개 군단으로 늘었다. 고급차 부분이 빠지긴 했으나 그런대로 라인업은 갖춘 셈이다.
내년 6월 미니밴 세도나를 들여오는 등 미주판매 차종을 점차 늘려나갈 기아로서는 옵티마가 판매확장의 모멘텀 역을 하게 된다.‘미국서 가장 싼 차’리오등 기존 차종은 엔트리 레블의 고객층에 주로 가격을 무기로 밀고 들어갔으나, 옵티마는 경쟁이 가장 치열한 중형세단 시장에서 가격과 품질을 놓고 본격 몸싸움을 벌이게 됐기 때문이다.
기아의 미주판매법인 기아 모터 아메리카(KMA, 대표 안병모)는 옵티마 시판에 앞서 지난주 2차례에 걸쳐 북가주 소노마에서 시승회를 갖고, 옵티마를 자동차 전문기자들에게 우선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 북쪽 소노마카운티는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바로 옆 나파밸리와 소노마에는 각 200곳의 와이너리(winery)가 산재해 있다. 기아는 와인의 명산지에서 자사의‘명품’옵티마 시승회를 개최했다. 명소에서 시승식도 열어야 자동차 전문가들을 많이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옵티마에 앞서 지난 8월 미국에 소개됐던 소형차 리오는 시승회를 텍사스 샌 안토니오에서 가졌다.‘리오’는 강이란 뜻으로 미국의 베니스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샌 안토니오는 강을 끼고 형성된 도시여서 시내 상점간판의 곳곳에 리오(Rio)라는 단어가 나온다. “리오 시승식을 샌 안토니오에서 개최했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라고 기아 관계자는 설명했다.
시승식 개최지의 선정배경이야 어떻든 새 차를 타고 추수가 끝난 빈 들을 누빈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다. 2만달러 차에서 5만달러짜리 승차감만 기대하지 않는다면 새 차를 탄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최상품이란 뜻을 가진 기아 옵티마는 가을걷이가 끝난 소노마의 빈 포도원을 돌아, 시골마을의 다운타운, 호수, 산길을 빠져나와 바닷가 1번도로를 거침없이 달렸다. 시승거리는 대략 180마일. 옵티마의‘주적’은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니산 알티마등이다. 가격대나 엔진크기등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 경쟁을 벌어야 하는 상대들이다.
한국차중에서는 현대 소나타, 대우 레간자가 경쟁차종. 그러나 두 차에 비해서는 가장 나중에 개발됐기 때문에 두 차의 결점이 보완된 차종이라는 평을 한국에서는 받고 있다.
신차 테스트가 직업인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새 차의 성능을 딱 집어 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섣부른 시승소감은 자칫 고객과 자동차 메이커, 무엇보다 시승회에 나온 그 차에게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시승회장의 여론은 옵티마가 “괜찮은 차, 좋은 한국차”라는 것이었다. 한국차는 일반적으로 파워로 불리는 토크, 출발시 차고 나가는 맛이 떨어지는 것으로 이야기되나 6기통, 2,500cc의 엔진은 출발시에는 물론 가파른 산길에서도 돋보이는 파워를 과시했다. 물론 2,500cc차량에서 4,000cc의 파워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실망스런 힘이겠지만-. 속도제한 25마일인 커브길을 40마일로 달려도 핸들링도 부드러웠다는 것이 시승자들의 의견이었다.
기아 옵티마가 동급 차에 비해 특히 돋보이는 것은 오토매틱 트랜스미션도 수동식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운전도중 자동 트랜스미션을 오른쪽으로 밀면 반수동 트랜스미션으로 전환돼 언덕에서 파워가 더 필요하거나 반대로 험한 산길을 내려와 이른바 엔진 브레익이 필요하면 트랜스미션을 마이너스로 이동, 기어를 낮출 수 있다. 이 기술은 포쉐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는 것으로 미국에 소개된 한국차중에는 옵티마 보다는 한 등급 위인 현대 XG300만이 장착하고 있다.
기아측은 차 내장도 자랑하지만 내부 디자인은 대우 레간자등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점이 보이지 않았으나 가죽시트는 더 부드럽다는 평. 트렁크속에 구비된 응급약 세트, 트렁크에 갇혀도 안에서도 열 수 있는 안전장치등이 작지만 한 걸음 앞선 액세사리 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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