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스물넷.
이미 톱스타 자리에 올라선 77년생 원빈과 김희선. 김희선은 뛰어난 미모와 거침없는 성격, 늘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는 패션 감각으로 데뷔 이후 줄곧 톱스타의 영광을 누렸다. 이에 반해 원빈은 지난 해 TV 드라마 <꼭지>와 <가을 동화>의 성공으로 뭇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며 급부상했다.
갓 사회 생활의 첫발을 뗐거나 기껏 종종걸음을 칠 만한 나이인 스물넷. 하지만 김희선과 원빈은 벌써 뱀띠 해, 뱀띠 스타로 우뚝 섰다.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걸어가야 될 길이 더 많이 남아있는 이들의 미래가 얼마나 빛날 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이들은 앞으로도 영화 TV CF 등에서 계속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둘의 만남은 지난 4일 앙드레 김 패션쇼에서 처음으로 이뤄졌다. 둘은 멋진 턱시도와 화려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패션쇼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완벽한 커플처럼 보이던 이들의 모습은 ‘천상에서의 결혼식이 이러할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직은 숫기가 가시지 않은 해맑은 표정의 청년 원빈과 요염한 눈빛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김희선이 한 무대에 서 묘한 앙상블을 이뤘다.
스물넷.
이제 성숙한 청년기로 접어든 둘의 모습을 보며 새로운 해에 대한 기대를 갖는다.
★ 원 빈 ★
지난해는 롤러코스트를 탄 것 처럼 정신 없었다.
2000년 초반 시점과 현재 원빈의 주가를 비교해보면 수직상승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1년 전 막연히 미래의 스타감이었다면 지금은 확실히 정상에 섰다.
새해를 맞는 기분이 남다른 것도 당연한 일. 원빈은 새해 포부를 영화 출연으로 잡고 있다. 새로운 물에서 놀기 위한 것이다. 원빈의 성격이나 스타일을 보면 오히려 차분하게 준비하고 연기에 임할 수 있는 영화가 더 잘 맞을 가능성이 높다.
<가을 동화>가 끝날 무렵 시나리오가 정신없이 밀려 들어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둘지는 않을 계획이다. 언제나 그렇듯 차분히 움직일 것이다. 특히 영화를 한다고 해서 꼭 주연을 맡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주연이냐 아니냐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역을 고를 계획이다.
이미 <가을동화> 때도 송승헌이 연기한 준서 역을 맡기로 했었지만 송승헌이 캐스팅된 후 기꺼이 태석 역을 맡았다. 결국 드라마도 살고 원빈도 살았다.
이를 위해 요즘은 운동과 연기 연습에만 몰두하고 있다. 시간 나는대로 비디오를 빌려보거나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소일거리. 그마나 요즘엔 PC방에도 못 간다.
이는 나다니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싫어하는 성격 때문이다.
한발짝 뒤로 물러선 듯 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중심으로 파고드는 원빈. 2001년을 마무리지을 때, 2001년은 또 다른 중심으로 설 수 있었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이상목 기자 mosquito@dailysports.co.kr
★ 김희선 ★
김희선에게 2001년은 ‘정말’ 새롭다. 그리고 또 다시 ‘정말’ 새로운 의욕을 자극한다.
작년 한 해 동안 김희선은 영욕을 함께 맛봤다.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비천무>가 전국에서 200만 관객을 모았으나 정작 자신은 빛나지 못했다. 그리곤 곧바로 누드 사진집을 둘러싸고 지리한 공방전에 빠졌다.
이 때문에 김희선은 작년 여름 이후 연기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희선은 새해엔 새 마음으로 연기 활동에 복귀할 계획이다. 다시 데뷔한다는 마음가짐이기 때문에 예전의 김희선과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김희선 스스로도 "작년에 나름대로 성숙해진 느낌이다. 화보집 소동을 겪으며 많은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희선의 활동 재개 작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TV 드라마나 영화 가운데 특별히 가리는 것은 없으나 ‘가능하면’ 영화 쪽에서 먼저 실마리를 찾고 싶어 한다. 매니저인 강민 두손엔터테인먼트 사장은 "밝은 감각의 젊은 멜로 영화가 좋을 듯 싶다. 산뜻한 느낌으로 팬 앞에 다시 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기 활동의 복귀의 절대 원칙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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