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MVP는 만장일치(?)로 D백스의 원투펀치 커트 쉴링과 랜디 잔슨이 차지.7차전 시작전 D백스가 이기면 쉴링, 양키스가 이기면 마리아노 리베라가 MVP 영광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쉴링은 8회초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통한의 역전홈런을 맞고 물러나는 바람에 공동수상에 만족해야 했고, 포스트시즌 23연속 세이브에 빛나는 리베라는 9회말 난조로 MVP 트로피 대신 패전의 멍에만 뒤집어썼다. 2차전 완봉승에 이어 6차전 승리의 주역 잔슨은 만 하루도 채 쉬지 못한 채 다시 마운드에 올라 양키스 타선을 또다시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이번 시리즈에서만 3승째를 거두며 스타중의 스타에 뽑혔다. 그는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모든 공을 쉴링을 비롯한 팀동료들에게 돌리는 등 인간미에서도 MVP임을 보여주기도.
"딱" 소리와 함께 피닉스는 열광 또 열광
◎…9회말 1사 주자 1,3루. 간판타자 루이스 곤잘레스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는 순간 D백스 덕아웃과 뱅크 원 볼팍은 열광의 도가니로 돌변. 특히 밥 브렌리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두 팔을 하늘높이 치켜든 채 껑충껑충 뛰며 미칠 듯이 환호. 패색이 짙어지자 침통한 표정으로 관전하던 제리 골란젤로 구단주는 토니 워맥의 동점타가 터질 때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안절부절하지 못하다 곤잘레스의 안타순간 옆자리 부인과 짙은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토해냈다. 챔피언 링을 차지하기 위해 커리어 최초로 ‘2연속 3일휴식 등판’의 무리를 감행(?)한 커트 쉴링은 우승확정뒤 현장인터뷰를 막 시작한 직후 스탠드에 있던 부인이 달려오자 카메라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망각한 채 "와∼" 소리를 지르며 감격의 포옹과 키스를 연발.
양키스 덕아웃은 뉴욕의 D백스 덕아웃 판박이
◎…반면 다잡은 승리를 놓친 양키스 덕아웃은 한마디로 4, 5차전 막판의 D백스 덕아웃을 재현한 듯한 분위기. 9회말 토니 워맥의 동점타가 터질 때만 해도 "아직은…"이라며 여유를 잃지 않던 마법의 양키스 군단은 루이스 곤잘레스의 결승안타 순간 초점없는 눈으로 하늘을, ‘춤추는 D백스’를, 환호하는 스탠드를 이리저리 바라보며 넋을 잃은 표정들. 이기나 지나 감정표현이 없는 조 토리 감독도 한동안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운동장을 응시. 간신히 정신을 수습한 그는 맥없이 라커룸으로 향하는 도중에 가진 미니회견에서 "결과에 실망했다"면서도 "D백스의 우승을 축하한다"는 등 명장의 풍모만은 유지하려 애썼다.
축제 한마당엔 김병현도, 브렌리 "신뢰불변" 반복
◎…올해뿐만 아니라 월드시리즈 통산 ‘가장 뼈아픈 유명인사’가 돼버린 김병현도 D백스의 우승이 확정되자 동료들과 서로 껴안으며 ‘눈물속의 기쁨’을 나눴다. 만일에 대비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던 그는 8회말 소리아노의 홈런 순간 뉴욕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고개를 떨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9회말 역전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 한편 브렌리 감독은 7차전을 앞둔 회견에서도 "미겔 바티스타·랜디 잔슨·김병현을 섞어 마지막 몇이닝을 끌어나갈 것"이라고 ‘김병현 배제설’을 일축하는 등 ‘BK 기살리기’를 위해 특별배려.
◎…D백스의 우승에 가장 안도했던 사람들은 피닉스보다 김병현 때문에 가슴졸인 한인들이었을 듯. 피닉스·뉴욕은 물론 LA·샌프란시스코·오클라호마 등 월드시리즈가 중계된 북미 전역 한인들중 상당수는 예정된 외출까지 취소한 채 WS의 향방에 촉각. 이들은 대부분 평상시 응원해온 팀과는 관계없이 "초죽음 상태가 돼버린 김병현을 위해서라도 D백스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한마디씩. 양키스가 8회 역전홈런으로 앞서나가자 "김병현은 어떻게 되는 거냐" "선수생활을 할 수나 있는거냐"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다 9회말 역전극이 펼쳐지자 저마다 환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모습들. 한인들은 한결같이 "김병현이 이번 충격을 딛고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바란다"고 격려와 바람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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