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미국대통령에 당선된 후버는 미국의 번영이 절정에 달했다는 자심감을 피력했다. 1920년대 들어서 급성장한 미국 산업생산량을 배경으로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을 때였다. 다음 해인 1929년 3월 쿨리지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떠나면서 미국의 주가는 아직도 싸기 때문에 투자에 적기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미국의 경제가 건실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 해 9월부터 주식시장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10월23일 큰 폭으로 떨어졌고 다음날인 24일 대폭락했다. 후버대통령은 여전히 미국경제는 건실하다고 했으나 주가는 29일 또 대폭락을 한 후 계속 떨어졌다. 이것이 유명한 대공황의 시작이다.
사람들은 이 주가 폭락이 단기적인 조정이라고 생각했다. 후버대통령은 11월15일에도 “미국 경제에 대한 확신을 잃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다음해인 1930년 경기는 계속 하락했다. 그리고 31년 4월 경기가 일시적으로 회복하는 듯 했으나 유럽 경제의 붕괴가 미국경제에 다시 타격을 가했다.
실업자가 급등하고 기업이 파산하면서 은행 대출을 회수 못한 은행이 파산했다. 그리하여 루즈벨트 대통령이 취임한 1933년 노동력의 4분의 1이 실직하고 총 은행의 40%인 9,000개가 파산하고 38개 주가 은행의 휴업을 선언하는 총체적 붕괴상태에 이르렀다. 이 대공황 사태는 2차대전이 끝나면서 겨우 회복됐다.
하이텍 산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20세기 말 약 2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 성장보다 엄청나게 앞질러 주가가 폭등하더니 2천년 4월을 고비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경제가 침체상태에 빠지기 시작할 때 9.11 테러사건이 발생하여 미국경제는 3·4분기가 마이너스 성장했고, 4·4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되어 본격적인 불황에 들어갔다. 미국증시의 하락은 세계 증시의 동반 하락을 가져왔고 미국의 불황은 세계경제의 동반침몰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미국이 언제쯤 불황에서 회복될 것인가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순환 과정에서 찾아오는 불황은 대개 몇개월 지나면 호전되기 때문에 이번 불황도 내년 하반기쯤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이 전문가들 사이에 유력하다. 최근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경제 예측은 예측일 뿐이다. 지난해 주가가 폭락을 거듭할 때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경제의 근본이 건실하기 때문에 걱정없다고 했으나 이와 반대로 불황을 맞은 것이다. 아직도 주가의 거품이 남아있다고 하는 전문가들도 있으므로 경제 전망은 예측 불허이다.
특히 세계 경제는 테러라는 복병과 싸워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9.11 테러는 항공산업, 여행업계, 호텔업계, 요식업계에 직격탄을 날려 수많은 실업자를 양산했고 이로 인해 소비 위축, 생산 감소를 초래했다. 그 뿐 아니라 전반적인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불황을 촉진시켰다.
앞으로 이와같은 테러가 일어날 때마다 경제가 타격을 받고 따라서 경제회복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테러가 경제를 파괴하는데 목표를 둔 테러라면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테러나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해 오일필드나 정유시설, 송유관 등이 파괴되어 오일의 수급체계가 무너질 경우 세계경제는 20년대와 같은 대공황의 회오리바람에 휘말리게 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경기순환이나 경제예측으로 알 수 없다.
이제 시작된 21세기의 새로운 전쟁 결과에 달려있고 월드 트레이드센터가 테러에 무너지듯, 타이태닉호가 침몰하듯 엄청난 충격적 사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금 서둘러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금물이다.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에 대한 대책을 모두 가져야 하는 것이 당면한 어려움이다. 내년까지 아무런 사고만 없다면 어느 정도 반등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테러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는 한 경제는 경제논리로만 풀리지 않는다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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