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받으려면 좀 태도가 도움 받을 만해야지요. 우리가 도우려고 몇 번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우리가 본 결과는 아이의 태도가 도움을 받을 만큼 건전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잘 해야 도와주지 도대체 조금도 잘 하려는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데 어떻게 무슨 명목으로 도움을 주느냐 말입니다. 아이가 도움을 받을 태도가 안되어 있어요. 도대체 기본이 없는 애예요. 도움을 받으려면 최소한 본인이 노력하는 의지라도 보여야 하지 않나요?”
그 아이는 14살이다. 그는 마약을 시작했고 정도가 너무 심해서 아이가 망가지는 모습이 엄마 눈에 불 보듯 보이는 것이었다. 엄마 혼자서 먹고사는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아이의 그런 상황을 감당해 가는 일은 이미 오래 전에 한계에 와 있었다. 어떻게든 혼자의 힘으로 그것을 감당해 보려던 그 엄마는 주변의 권유로 우리에게 상담을 의뢰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조차 힘에 버거운 그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아이를 붙들고 달래보고 울어보고 소리쳐보고 경찰을 불러보는 정도였다. 그리고는 다음날 다시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아이는 거리를 헤매다가 경찰에게 잡혀 경찰서에 가서 찾아와야 하던가 아니면 병원 응급실에 가서 누워있었다. 그러기를 벌써 몇 번째, 2-3일 후에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또 다시 1-2주를 못 버텨내고 그 짓을 반복했다.
그렇다고 그나마 나가는 직장을 포기하고 아이에게 매달리면 물론 아이의 그런 상태를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지만 당장 아파트에서 길바닥으로 나와야 하는 형편이다. 그러니 이러 지도 저러 지도 못하고 가슴을 태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그 엄마가 눈물을 흘리며 털어놓은 하소연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와 엄마를 도울 수 있을까 의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는 그 가정을 그래도 깊숙이 이해하고 알만한 한 단체를 찾아냈다. 그리고는 그 관계자들과 그 가정의 문제를 상의하고 싶어 전화 통화를 했다. 그리고 얻은 답이 바로 서두의 내용이다.
그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은 물론 자세나 태도를 교정하는 것도 필요한 도움이다. 그러나 더 필요한 도움은 당장 안전한 장소를 찾아 보호해 주는 일이지 결코 그의 태도를 갖고 이유를 달고 설명하고 아이의 현실적 행동을 문제삼을 일이 아니다. 우선은 안전하고 치료될 만한 환경으로 아이를 옮길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돕고 다음으로 마음을 안정시키고 단계적으로 그를 회복하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에 그에게 태도를 고치도록 한다면 이해가 된다. 그런데 지금 당장 헤매고 있는 아이에게 태도나 행위를 문제삼는다면 그것은 “우리는 너 같은 인간에게는 관심 없다. 귀찮다” 라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도움을 받을 준비조차 안되어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그 기본조차 없어서 그런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것 아닌가? 그것을 돕지 않고 그러면 무얼 돕겠다는 건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에 있어서 누구의 도움 받기보다는 가능하다면 스스로 일어서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런 의지 자체가 망가져 작동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도움 받을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태도를 고쳐라" “자세를 다듬어라. 그래야 도와준다"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못 돕겠다는 말이다. 만약 그들이 자세를 가다듬고 태도를 고칠 기본적 자세만 되어 있다면 도움 자체는 이미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들이나 그것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병을 고치고 병원에 오라" 는 식의 태도로 말하고 있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의원은 병든 자에게 쓸데 있다" "내가 온 것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많은 한인 청소년들은 혼자서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한인 사회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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