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에서 지난 9일 막을 올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13일까지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짓고 막을 내렸다. 이번 메이저리그판 스왑밋은 박찬호(28)를 비롯, 배리 본즈, 후안 곤잘레스 등 거물급 프리에이전트(FA)들에게 제대로 계약협상 한번 못해보고 끝난 실망스런 시장이었다.
FA 랭킹 1위 투수 박찬호와 랭킹 1위 타자 배리 본즈를 양손에 쥐고 보스턴으로 날아갔던 수퍼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제대로 된 계약오퍼 하나 받아보지 못하고 빈손으로 짐을 싸야 했다.
이처럼 고액연봉을 기대하던 특급선수들이 찬밥신세가 된 것은 뉴욕 양키스를 제외한 거의 모든 팀들이 내년도 선수 페이롤을 동결하기 위해 지갑끈을 단단히 동여맸기 때문. 지난해 댈러스 윈터미팅에서 25명의 FA가 총 7억3,920만달러규모의 계약을 한 데 비해 올해 보스턴 윈터미팅에서 발표된 FA계약은 단 5건에 액수도 3,815만달러에 불과했던 것은 분위기가 얼마나 썰렁했는지를 잘 말해준다.
이번 오프시즌 현재까지 FA선수들의 계약 합계는 25명에 3억2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명과 10억4,400만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지난해는 총액 1억달러가 넘는 계약만도 3건(알렉스 로드리게스 2억5,200만달러, 매니 라미레스 1억6,000만달러, 마이크 햄튼 1억2,100만달러)이나 나왔으나 올해는 제이슨 지암비(1억2,000만달러)가 유일하다. 대신 트레이드는 약간 늘어났다. 지난해 윈터미팅에서 5건의 트레이드로 14명이 팀을 옮긴데 반해 올해는 10건에 37명이 트레이드로 새 집을 찾았다.
◎지암비, 마침내 양키스 품으로
이번 윈터미팅 최대 플레이어는 역시 양키스. 양키스는 13일 오클랜드 A’s의 FA 1루수 제이슨 지암비와 7년간 1억2,000만달러에 계약함으로써 내년 월드시리즈 타이틀 탈환을 향한 팀 재정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올해 FA마켓 최대어로 꼽힌 지암비는 거의 한달전부터 양키스행이 기정사실처럼 보였으나 웬일인지 선뜻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고 뜸을 들이다 결국 윈터미팅 마지막날인 13일에야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양키스는 이밖에 좌완투수 스털링 히치칵과 2년간 1,200만달러, 외야수 론델 화이트와 2년간 1,000만달러에 계약합의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 블루제이스와 트레이드
LA 다저스는 마지막날인 1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우완투수 루크 프로코펙과 채드 리켓츠를 내주고 구원투수 폴 퀀트릴과 내야수 세자 이추리스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다저스는 유망한 선발요원 프로코펙(8승7패, 방어율 4.88)을 잃었으나 대신 올해 올스타로 뽑혔던 특급 구원투수 퀀트릴을 붙잡아 제프 쇼의 방출로 약화된 불펜을 보강하는데 성공했다. 퀸트릴은 올해 80게임에 나와 구원투수중 최다승인 11승(2패)에 방어율 3.04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으며 83이닝동안 포볼 12개만을 내주는 컴퓨터 제구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소문만 무성했던 게리 세필드 트레이드는 13일 오후까지 소식이 없었다.
◎김선우, 파드레스행 무산
한편 칼 에버렛 트레이드의 덤으로 얹혀 샌디에고 파드레스 이적설이 돌았던 김선우(보스턴 레드삭스)는 12일밤 늦게 레드삭스가 파드레스와의 협상을 파기하고 에버렛의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 대런 올리버와 1대1 맞트레이드함으로써 무산됐다.
◎메츠, 찬호만 빼고 다 잡았다
이웃사촌 양키스와 함께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메츠는 이번 윈터미팅 최대의 블락버스터 트레이드로 올스타 2루수 로베르토 알로마를 확보한 데 이어 13일에는 외야수이자 톱타자 로저 세데뇨를 4년간 1,800만달러에 사인했고 다저스가 눈독들이던 구원투수 데이빗 웨데스를 3년간 940만달러에 붙잡았다. 이들의 계약으로 이미 구단주가 정한 연봉상한선을 넘어선 메츠를 거액몸값 선수를 최소 2명이상 트레이드하기 전에는 박찬호 영입에 나설 길이 막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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