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폭동 10주년을 맞아 비극의 재발을 막자는 의미로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갖가지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었지만 그 일을 기억하며 되새기는 것은 앞으로 미국에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폭동의 원인은 여러가지이지만 모든 불행의 원인을 나 자신에게 찾는 것이 보다 더 성숙한 태도라고 본다. 4.29폭동의 가해자들은 아직도 한인들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그것은 한인들이 자신들을 무시하고 존중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이다. 반면 우리가 볼 때는 그들이 너무 험악하고 예의가 없으며 거슬리는 행동이 하나 둘이 아니어서 그들을 무시하게 된다. 그러나 어차피 함께 살아가야 할 바에는 그들을 이해하면서 존중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들은 우리보다 미국생활의 선배이며 우리의 중요한 고객들이기 때문이다.
홈리스 선교를 하면서 보면 대부분의 홈리스들은 흑인들이다. 홈리스들이 밀집되어 있는 다운타운의 지역에서 그들에게 아침을 대접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인들이다. 한인들은 타민족을 사랑하고 봉사하는 정신이 어느 민족보다 강하다는 것이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은 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에서 장사를 해서 돈을 벌지만 나누는 일에 인색하며 자기네들을 무시하고 교만하고 예의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동포들은 동정심이 많고 봉사도 열심히 하는데도 타민족들에게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부족한 탓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고 고쳐 나가야 한다.
그들에게 우리가 인정받지 목하는 이유는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태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홈리스들에게 내가 너보다 나아서 이것을 주니 군말말고 고맙게 받아 먹으라는 식의 태도로 보여 진다면 그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받는 사람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을 돕는 것도 마찬가지다.
없는 사람의 자존심을 세워 주면서 돕는다면 그 효과가 더 크다. 사실 자신이 베푸는 자선과 친절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는 무숙자 사역을 하면서 그것이 늘 감사하다. 물론 어느 때는 욕도 먹고 이것저것 찾는 사람들, 줄도 안서고 음식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얄밉지만 따뜻한 커피 한잔이라도 감사하며 맛있게 먹는 그들에게 감사한다.
예를 들어 랄프스 마켓은 빵을 기부할 때 절대로 날짜가 지난 것을 주지 않는다. 받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는 때문이다. 장사를 하든지 구제를 하든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지혜를 얻어야 할 것이다. 선교에 있어서도 서구의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는 데 실패한 것은 자신들의 문화를 앞세우고 피선교지의 문화를 비하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자성이 많이 일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웃을 생각하는 좋은 정신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잘 표현해 받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지혜는 부족하다. 그들이 무엇을 요구할 때 기분 나쁘게 거절하면 그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된다. 우선 그들을 믿어주는 마음으로 동전 한개라도 기분 좋게 주면서 많이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그들을 축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귀한 존재들이다. 우리가 모든 민족들을 존종하고 사랑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좋은 사회가 될 것 이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자신들을 대하여 주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공부해서 그들이 한인들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은 우리 뿐아니라 우리 자녀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일인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땅이 좋은 땅이 되려면 내가 희생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여야 한다. 타민족과 나누며 사랑을 실천하는 일은 또 다시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일이다.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 이라고 말씀하셨다. 비록 나에게 무례하게 행동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여유를 가지고 예수님을 대접하듯이 그들을 대하면 우리 사회가 더욱 밝은 사회,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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