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비전 사용 허가신청 안해
2,000여 한인들 항의 사태
관련단체간 책임공방, 참석자들 눈살
"올바니에서 3시간을 운전해서 내려왔는데 이게 뭡니까."
25일 오전 플러싱 유니온스트릿에 대형 스크린을 통한 야외 응원이 시도됐지만 경찰서의 허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실상 실패로 끝나자 현장을 찾았던 한 한인이 한 말이다.
이번 야외 응원은 당초 경기후 유니온스트릿에서 축하 퍼레이드로 계획됐으나 대형 전광판을 통한 방송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갑작스럽게 추진됐다. 그러나 경찰서에는 퍼레이드를 위한 거리 블록은 사전에 허가했지만 멀티비전 사용에 대한 허가를 신청하지 않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현장에 모인 2,000여명의 한인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새벽부터 모인 한인들은 경기가 시작된 후에야 중계 방송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급하게 다른 장소를 찾았으며 경기 중계는 결국 후반 20여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거리 퍼레이드를 준비한 뉴욕한인회와 월드컵 뉴욕후원회, KTV측은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뉴저지주 놀우드에서 온 송창두(39)씨는 "준비 미숙으로 경기를 볼 수 없다면 모였던 사람들에게 빨리 알려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책임있게 말하는 사람이 없어 더욱 짜증스러웠다"고 흥분했다.
중국계 존 리우 뉴욕시의원까지 나서 경찰 관계자와 협상을 벌여 늦게나마 중계 방송이 진행됐지만 응원나온 한인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겨주었다.
<김주찬 기자>
▲결승 좌절되자 울음 터뜨려
25일 오전 7시께 맨하탄 32가 한인타운에는 한국대표팀 월드컵 결승진출을 염원하는 2,000여명의 한인 열성팬들이 몰려들었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손에 태극기를 꼭 쥔 뉴욕의 ‘붉은 악마’들은 오전 6시부터 대형스크린 10여대를 동원해 월드컵을 생중계한 엠파이어 코리아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곳만이 아니었다. 카페블루, 금강산, 뉴욕곰탕 등 대형 연회장에서 조그마한 식당, 카페에 이르기까지 한마음 한뜻으로‘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목이 터져라 외쳐댔다.
독일 선수 발라크가 골은 넣은 순간, 여기저기서 아쉬운 탄식이 흘러나왔고 결국 결승 진출에 실패했을 때 울음을 터뜨린 열성 여성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여한 없이 싸웠고 맨하탄에 모인‘붉은 악마’들도 후회 없이 응원했다. 안타까움의 표정이 역력한 한인 열성팬들의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잘 싸웠다”라는 말로 선수들을 응원했고 서로를 위로했다.
<김휘경 기자>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승을 향해 질주하던 한국팀이 4강전에서 강호 독일에게 분패하자 이를 지켜보던 한인들은 허탈해하면서도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3,4위전이 남아 있다. 끝까지 응원전을 펼치자"고 다짐했다.
버겐카운티 세들브룩에 위치한 성백삼위한인천주교회와 각 한인식당 등지에서 한국전을 관람한 한인 동포들은 4강전 내내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렬한 응원을 했고 특히 한인 2세들의 응원열기는 주변을 놀라게 했다.
성백삼위천주교회에는 한국전 경기가 시작되기 1시간30분전인 25일 오전 6시부터 한인들이 몰려 들기 시작했다. 뉴저지한인회에서는 24일 저녁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고 갸또에서는 700명분의 빵을 무료로 제공했다.
천주교회에서 한국전경기를 관람했던 한인들은 한국팀의 결승진출이 좌절되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으나 대부분 한국팀의 선전을 축하했고 차분하게 발길을 돌렸다.
8강전과 4강전에서 총 1,000장의 붉은악마 T-셔츠를 무료 제공한 연인철 뉴저지한인회장은 한국팀의 3위 입상을 위해 3,4위전에도 붉은악마 T-셔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한국팀의 3위가 결정되면 조촐한 경축행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영 기자>
▲ "끝까지 최선 다해준 선수들, 자랑스럽다"
1만여 한인들 또한번 ‘붉은 물결’
"아쉽지만 그래도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25일 한국이 독일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아깝게 패배, 월드컵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한인들은 뜨거운 성원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뉴욕과 뉴저지 일대에서 응원에 나선 한인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한국팀이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월드컵 결승 진출의 기대가 높았던만큼 한인들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플러싱 서울플라자와 금강산, 유니온스트릿, 맨하탄의 엠파이어코리아, 뉴저지의 성백삼위천주교회 등에 대거 몰려 열띤 응원을 벌였다.
특히 이번에는 서울플라자 주차장과 유니온스트릿 등 야외에서 대형 TV 스크린을 설치하는 길거리 응원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플라자와 유니온스트릿에는 각각 2,000여명의 한인들이 모였으며 엠파이어코리아에 1,000여명 등 뉴욕과 뉴저지에서 1만여명이 주요 응원장소에 모여 함께 응원을 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새벽부터 자녀들과 함께 서울플라자를 찾았던 김성진(43)씨는 "체력 고갈 등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한국팀이 열심히 경기를 펼쳐 감동을 받았다"며 "비록 졌지만 우리 한국과 한인들은 모두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새벽 5시부터 유니온스트릿의 길거리 응원에 참가했던 제니 박(16)양은 "한국인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며 "학교에서도 미국 친구들에게 한국의 월드컵 경기를 자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처음으로 시도된 플러싱 유니온스트릿의 길거리 응원은 준비 과정에서 차질을 빚어 경기 중계가 후반 20여분이 지나서야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
<김주찬 기자>
jckim@koreatimes.com
■서울플라자 주변 스케치
전날부터 건물주변서 밤 샌 한인도
뉴욕방문 한국연예인 응원 동참
한국팀의 월드컵 4강 전이 벌어졌던 25일 뉴욕 및 뉴저지 일원 곳곳에 마련된 합동 응원장소에는 1만 여명의 한인동포들이 몰려 또 한번 거대한 붉은 물결을 이뤘다.
비록 이날 한국팀의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한인 동포들은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을 연
호하며, 태극기를 흔들며, 북과 꽹과리를 치며, 한국팀에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한국경기 관전 행복했었다"
○…서울플라자에 모인 응원단들은 경기가 독일의 승리로 끝나는 순간, 아쉬운 탄성과 함께 정적이 감돌았으나, 끝까지 최선을 다한 한국팀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함께 나왔다는 김재일(42)씨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뛰어 준 한국 선수들이 정말 고맙다"며 "그동안 한국팀의 경기를 보는 것이 생애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임지은(18. 대학생)양은 "비록 졌지만 4강까지 진출한 한국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울먹이면서 "마지막 남은 경기까지 열심히 싸워서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전날오후부터 줄서기 시작
○…서울플라자 주변에는 경기가 있기 전날인 24일 오후 8시부터 붉은 옷차림에 태극기로 치장한 응원객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오후 12시 200여명에 이른 응원객은 경기 직전엔 2,000여명으로 불어났다.
서울플라자 측은 "전날 밤부터 자리를 잡으려고 건물 주변에서 밤을 지새운 사람이 3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형TV 추가 설치
○…지난 22일 이탈리아 전 때 수용인원 초과 문제로 곤혹을 치른 서울플라자는 또다시 같은 일이 벌어질 것에 대비, 이날 야외 주차장에 대형 TV 3대를 설치해놓고 옥외에서 관람토록 했다.
▶ 동포들과 함께 월드컵 응원가
○…경기 시작되기 전 뉴욕을 방문 중인 이영하, 이한위, 권혁호, 조재현, 안정훈, 이상인, 이광기 씨 등 한국 연애인들이 무대 위에 올라 동포들과 함께 월드컵 응원가를 부르며 흥을 돋구기도 했다.
▶ 주하원의원 후보 선거운동도
○…이날 응원 장소에는 뉴욕주하원의원 선거에 출마 예정인 지미 맹 후보 사무실 직원들이 나와 응원객들에게 일일이 생수를 나눠주는 등 한인 표심잡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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