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를 통한 의견교환과 직접 체험
▶ 마가렛 김<케네디고등학교 교감>
지난 주 필자가 실었던 ‘문제’의 학교신문 기사내용과 비슷한 사건들이 미국의 몇몇 다른 지역에서도 있었다는 기사를 며칠 전 LA타임스에서 접하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다른 학교들에서도 역시 기사 내용이 교사진으로 하여금 화나게 만들고 학교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어도 기사를 쓴 학생들의 출판의 자유(freedom of press)와 언론의 자유(freedom of speech)가 법적으로 보호받게 되는 결과가 있었으며 한 학교에서는 기사를 쓴 학생들을 처벌한 학교 교육구가 법정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어 그 학생들의 처벌기록을 삭제하고 그 학생들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하는 결과도 있었다.
학교 신문도 다른 어느 언론 매체와 같이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기사 내용들도 다르게 이해되겠지만 고등학교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앙심을 품고 교사진 혹은 학교 전체를 욕보이게 하는 내용의 기사를 학교 신문에 싣는 행위를 제외하고는 그들의 자유로운 여론의 심판(forum)에 대한 허락은 필자도 쾌히 동의하는 바이다.
부모님들과 교육자들인 우리들의 과제는 학생들이 매사에 올바른 사고방식으로 사회적 양심(socially conscious)을 갖고 자라나도록 교육을 받아 언론을 통해서나 실제 생활에 있어서 어느 누구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개인의 인격을 공격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라고 본다.
사춘기 자녀들에게는 잔소리나 ‘협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아시겠지만 특히 언어의 자유, 인종차별, 세계 평화, 사형, 낙태 등 어른들에게도 다루기 힘든 논쟁의 대상이 될 만한 사안(controversial issue)들은 부모님들의 개인적 의견이나 선호도(preference)를 자녀들에게 그대로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자녀들의 가치관과 의견도 어른들인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영상 매체, 독서, 신문, 친구 또는 가족 간의 대화 혹은 그들의 의견, 신앙 등을 통해 형성됨을 기억하시고 자녀들의 의견이 부모님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자녀들이 무조건 반항하는 것이 아님을 또한 잊지 마셔야겠다.
자녀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다음의 몇 가지를 적어 보았다.
먼저 자녀들이 듣거나 보거나 읽는 모든 것이 무조건 사실(fact)이 아니라 개인의 의견일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판단하여 사실(fact)과 의견(opinion)을 분명히 구분하고 의견일 경우 자신이 동의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음을 알도록 교육해야겠다.
물론 학교에서도 영어나 역사시간에 자녀들이 여러 방법으로 배우지만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부모님들의 가정에서의 생활이다. 자녀와 함께 신문의 기사를 함께 읽고(특히 사설·논설 기사) 부모님의 의견을 자녀에게 이야기해 주고 자녀의 의견을 들으며 나누는 대화는 어떤 과제물보다 자녀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다음은 부모님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요구를 자녀들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자녀와의 대화에서 주로 부모님들이 말씀을 많이 하시고 자녀들의 대답은 ‘네’ 혹은 ‘아니요’ 만을 기대하시며 그 이상의 긴대답이 나오면 자녀들이 건방지고 반항기가 있다고 걱정이 앞서실 것이다. 왜냐하면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고 자라나 주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민 생활 가운데 워낙 바쁘다 보니 자녀들의 의견을 들어줄 시간이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녀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선 부모님들께서 자녀와의 대화시간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그들이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며 진지하게 들어주고 자신의 의견도 분명히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셔야겠다.
마지막으로 자녀들이 자신의 가치관과 의견을 가지고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질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의견을 다시 확인하든지 바꾸든지 하는 경험을 직접 할 수 있도록 개입하지 말고 곁에서 지켜보시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