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운타운 초고층 오피스 빌딩의 임대가 시원치 않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고층빌딩에 대한 투자는 줄을 잇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관련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LA다운타운 초고층 빌딩의 매매규모는 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에 이어 이 지역 오피스빌딩의 공백율이 증가하고 대형 입주자들이 빠져 나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투자 자체는 활기를 띠는 것은 장기적으로 LA 다운타운의 부동산 투자 전망이 밝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주인이 바뀌거나 거래가 진행중인 빌딩들을 살펴보면 상업용부동산투자회사인 ‘라이젝 프로퍼티즈’가 최근 피게로아 스트릿의 시가1억4,900만달러에 달하는 41층짜리 어네스트 영 플라자를 파트너로부터 완전매입했고, 이보다 앞서 오렌지카운티의 모 부동산회사는 다운타운의 명물인 55층짜리 쌍둥이 빌딩인 아코 플라자 매입을 위해 2억달러 이상을 지불키로 합의했었다. 이들 초고층빌딩들은 높은 사무실 공백율로 고전하고 있는 상태다.
벙크 힐에 있는 140만스퀘어피트의 BP플라자는 역시 사무실 임대가 부진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억5천만달러 이상의 오퍼를 10개 넘게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백율상승등 LA다운타운 오피스 마켓의 투자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구매열기가 높은 것은 월스트릿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란 측면도 없지 않다. 주식투자가 올해도 대실패를 안겨준데 반해, 많지는 않지만 확실한 수입을 안겨주는 빌딩 투자가 더 빛이 나 보이는 것이다.
다운타운 LA가 갖는 매력도 한몫하고 있다. 콘서트 홀과 식당들, 그리고 고급 아파트가 잘 어우러진 구역인데다, 새 오피스빌딩 건설 계획이 잡혀 있지 않아 앞으로 수년간은 경쟁도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마디로 안정된 투자처를 찾는 기관투자가들에게는 다운타운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셈이다. 한 부동산 투자회사 관계자는 "투자회사들은 외곽지역인 엔시노의 오피스 빌딩보다 다운타운 고층빌딩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낙관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앞으로도 수개월 더 나빠질 위험이 다분히 있는데 이를 너무 가볍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다운타운 지역을 카버하는 한 브로커는 말했다. 상당수의 부동산 브로커들은 다운타운의 오피스 빌딩 공백율이 최근에는 20%를 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CB리처드 엘리스의 위트니 콜린스는 "24개월이상 앞을 내다보는 부동산 오너라면 시장이 더 악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제 악화와 닷 캄기업의 몰락으로 전국의 오피스빌딩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LA다운타운 오피스 빌딩은 예외적으로 거의 위축되지 않았다. 몇 개 큰 건축회사가 새로 입주하고 기존의 많은 법률회사와 금융사, 보험회사들이 입주면적을 늘렸다.
그러나 그런 상승세는 지금 확연하게 꺾였다. 최근 몇 개 회사들은 리스받은 공간을 서브리스로 내놨고 더 면적을 넓히려는 입주회사는 거의 없다. 올해 2분기동안 임대면적이 24만 스퀘어피트나 줄어 지난해 늘어난 면적의 절반을 까먹었다.
회계부정으로 말썽을 빚고 있는 아더 앤더슨이 임대한 LA 최고층 73층 라이브러리 타워(5가 소재)의 15만 스퀘어피트는 과연 어떻게 될지도 우려되고 있다. 빈 오피스가 너무 많기 때문에 5만 스퀘어피트 이상 임대할 큰 입주회사라면 40개가 넘는 빌딩중에서 입맛대로 골라잡을 수 있을 정도다. 리스가 급한 일부 랜더로더들은 브로커에게 커미션외에 따로 임대 스퀘어피트당 4달러의 보너스를 주기도 한다.
현재는 이런 형편이나 초고층빌딩 투자자들은 이미 먼 앞날을 내다보고 있다. 전국의 10대 오피스빌딩 시장을 조사한 커시먼&웨이커필드조사에 의하면 LA다운타운은 전국에서 워싱턴 다음의 좋은 투자지역이며, 내년말까지 임대사업의 전망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 버블이 터진 샌프란시스코나 보스턴에 비할 바가 아니며 오피스 리스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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