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육
▶ ’내셔널 키즈데이’ 자녀와 의미있는 시간 보내기
미국에도 한국처럼 어린이날이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8월 첫째 일요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한 뒤 올해로 2주년을 맞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오는 8월4일이 바로 올해 미국의 어린이날인 `내셔널 키즈데이(National KidsDay)’이다.
내셔널 키즈데이(NKD)의 명예회장 영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어린이날을 맞아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보다 많이 갖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값지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본다.
내셔널 키즈데이를 맞아 `보이스 & 걸스 클럽 오브 아메리카(B&GCA)’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대한 평가를 놓고 부모와 어린이들의 견해를 조사해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와 어린이들이 각각 생각하는 의미 있는 시간 보내기에 대한 관점이 크게 달랐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공통적으로 꼽은 함께 하고 싶은 활동 목록은 거의 일치했지만 그 중요성 순위에 있어서는 서로 달랐던 것.
자녀 입장에서는 재미와 흥미를 가미한 활동을 교육적인 면을 강조한 활동에 비해 49%대 35%로 더욱 선호했다. 반면 부모들은 재미보다는 교육적인 활동을 35%대 62%로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부모 중 30%는 자녀와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의미 있었다고 대답한 반면 어린이 중에는 불과 11%가 그렇다고 대답해 대비를 보였다.
보고서는 B&GCA가 전국 각 지역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학부모 492명과 그들의 자녀 중 10~14세 연령층의 어린이 492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해 분석한 것으로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하는 의미 있는 활동은 무엇인지 자녀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더 패밀리스 & 웍스 인스티튜트(The Families and Works Institute)’의 보고서 `어린이에게 묻는다(Ask the Children)’에서도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만큼은 무엇보다 기쁘고 행복해하지만 부모들이 갑자기 계획을 세워 무엇인가를 함께 하려고 하기보다는 여유 있는 준비로 알찬 내용으로 꾸며 보다 풍요로운 시간을 함께 보내길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통해 어린이들은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부모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활동할 경우 그다지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GCA는 이와 관련 부모가 자녀와 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요령 몇 가지를 소개했다.
◎활동의 중심은 자녀
함께 하는 모든 놀이활동과 시간을 자녀를 위주로 계획하고 부모의 뜻에 맞추도록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매주 규칙적으로 정해 지키도록 한다.
이때에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전화기도 모두 일시적으로 끊어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게 함으로써 서로 함께 하는 시간에 충실하도록 힘쓴다. 함께 하는 시간동안 부모의 모든 관심은 자녀에게 집중되어야 하며 운전, 집안 청소, 컴퓨터 사용 등 다른 활동과 병행하는 것은 금한다.
◎자녀의 의견 반영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자녀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함께 하길 원하는지, 왜 그것을 함께 하고 싶은지 자녀에게 직접 물어본다. 부모와 함께 하고픈 활동 선택권을 자녀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들이를 준비할 때는 간식을 챙기거나 짐을 꾸리는 일 등을 자녀에게 맡겨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도 좋다.
◎가능한 재미있게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가능한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게 보내도록 한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해서 반드시 무거운 내용일 필요는 없다. 함께 빵을 굽거나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는 전문요리사처럼 모자를 써보기도 하고 잠자리에서 동화를 읽어줄 때는 재미난 액센트와 표정을 최대한 살려보는 것도 좋다. 아이처럼 단순한 행동이 때론 더 큰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상호작용
뛰어 노는 자녀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도 함께 자녀와 뛰어 놀아야 한다. 직접 자녀와 스포츠 게임을 해보고 때론 가족끼리 역할을 분담해 연극도 준비해본다.
◎들어주는 자세
자녀의 말에는 항상 귀기울여 듣는 자세를 갖는다. 경청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임으로는 가족이 일렬로 앉아 앞사람의 말을 그대로 뒷사람에게 전하는 놀이를 예로 들 수 있다.
얼마나 정확히 전달됐는지를 실험해본다. 무엇보다도 부모는 자녀로 하여금 자신의 말을 부모가 듣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자녀와 눈 높이 맞추기
부모의 일방적인 결정이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자녀의 눈 높이에 맞춰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찾는다. 함께 쿠키반죽을 만들고 굽기도 하면서 재미난 이야기 시간을 갖는다거나 자녀의 관심 여부에 따라 정원손질, 소형 비행기 제작, 자동차 수리 등 다양한 분야의 놀이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B&GCA의 로젠 스필렛 회장은 "부모들은 자녀와 어떻게(How)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유익한 것인지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녀의 관심사는 부모의 의도나 뜻과는 틀린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자녀들은 자신의 긍정적인 모습을 개발하고 주위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도 좋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정신치료학과 앨빈 포세인트 교수는 "매주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무엇을 함께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 자녀와 함께 하는 활동에 있어서 만큼은 부모는 모든 시간을 충실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와 자녀와의 시각차이도 크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의견차이도 대두됐다.아버지들은 스포츠 활동을, 어머니는 교육적이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활동을 의미 있는 활동으로 여겨 자녀와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한 것.
아버지들의 70%(어머니는 43%)가 스포츠 활동으로, 어머니들의 67%(아버지는 47%)는 편안한 대화, 가족게임, 그림 그리기 등으로 자녀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고 대답했다.
이에 반해, 어린이들은 부모와 함께 실외에서 놀이를 즐기거나 가족여행,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부모가 무엇인가를 사주는 것을 바라는 경우는 19%에 그쳤다.
한편 내셔널 키즈데이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관계를 더욱 견고히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전국적으로 다양한 지역행사가 벌어진다. 지난해에도 전국 500여개 커뮤니티에서 25만명의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내셔널 키즈데이는 키즈피스(KidsPeace), B&GCA, 아메리칸 아동박물관, 커넥트 포 키즈(Connect for Kids), 커버링 키즈(Covering Kids), 주니어넷(Junior Net), 전국초등학교 교장협회(NAESP), 전국미아찾기협회(NCMEC), 전국 4-H 협회, 전국학부모센터, 전국학부모협회, WNBA, YMCA 등이 공동 참여하고 있다.
▲웹사이트: www.kidsday.net 또는 www.nationalkidsday.org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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