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호수까지 앞으로 25마일. 잉어가 5대호에 집입하면 5대호는 끝장난다.
엄청난 덩치에 다른 물고기의 먹이를 바닥내며 빠르게 북상하고 있는 아시아산 잉어를 저지하기 위한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
미시간주 관계당국은 100파운드나 나가는 덩치에 하루 자기 몸무게의 반만큼의 프랑크톤을 먹어삼키는 이 외래어종은 5대호를 비롯한 북미주 생태계를 파괴할 메이저급 위협이라고 지목하고 현재 연방정부차원의 대책과 지원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수초와 플랑크톤, 연체동물들을 닥치는대로 삼키는 잉어는 큰 놈은 길이 5피트 무게 110파운드까지 나가는데 한참 먹성이 좋을 때는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5배까지 먹어댄다.
미국 및 캐나다의 물시스템을 관장하는 ‘인터내셔널 조인트 커미션’의 데니스 쇼낙이 "잉어들이 결국 5대호 전체의 먹이사슬 기반을 쓸어버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과장이 아니다. 그는 "5대호는 ‘잉어 연못’이 되고 말 것"이라며 공포에 떤다.
엄청난 먹성에다 번식도 빨라 호주의 생물학자들은 ‘강의 토끼’라고 부른다. 아칸소의 한 양어장에서 탈출, 미시시피강을 따라 미주리주를 거치며 매년 30마일의 속도로 북상, 벌써 일리노이주 일리노이강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미시간호수 입구인 시카고 턱 밑까지 와 있다.
앞으로 1년이면 5대호에 들어간다.
과학자들은 잉어는 1980년대 유럽에서 들어온 이래 5대호에 엄청난 피해를 낸 얼룩말 담치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두려워하고 있다. 5대호에 서식하는 다른 많은 고급어종들, 일례로 철갑상어의 일종인 패들피쉬(paddlefish), 모래주머니 청어(gizzard shad), 큰주둥이 버팔로(bigmouth buffalo)를 비롯한 많은 상업용 어종들과 먹이 경쟁을 벌여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정부는 5대호에 들어온 유럽산 얼룩말 담치 박멸에 온갖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다. 배 밑바닥이나 교각 기둥, 상수도 시스템이 달라붙어 끈질기게 번식하는통에 10년에 30억달러의 예산이 소요됐다.
잉어가 5대호 바로 턱밑에 다다름에 따라 인터내셔널 조인트 커미션은 연방정부와 캐나다 정부 고위관계기관에 S.O.S를 치고 있으나, 많은 어류생물학자들은 잉어의 5대호 진입을 완전 저지하기는 불가능하며 피해를 줄이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고 있다. 얼룩말 담치처럼 한번 들어오면 밀어낼 방법이 없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다.
잉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전기 커튼을 치는 것. 220만달러를 들여 일리노이 강 수로에 전기장벽을 건설, 전류를 흐르게 함으로써 잉어의 방향을 돌리려 하고 있으나 이 또한 완벽한 조치는 되지 못한다. 잉어는 놀라운 높이로 점프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힘이 좋은지 고기잡던 사람들이 펄떡뛰는 잉어에 맞아 다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힘이 좋아 수면위 12피트 높이까지 뛴다. 얼마나 뛰고 펄떡이는 힘이 좋은지 맞아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공포를 실감하기 어렵다. 일리노이 남쪽 카스카스키아 강에서 고기잡던 한 사람은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100파운드가 넘는 덩치에서 퍼덕이며 후려치는 펀치는 공포가 아닐 수 없다. 잉어의 생태를 조사하는 연구자들 치고 잉어에 안맞아 본 사람은 거의 없는데 벌써 여러차례 강타당한바 있는 한 연구자는 최근 심하게 맞은뒤 현재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어부들도 펄떡 펄떡 뛰는 잉어떼를 만날 경우를 대비해 과자 부스러기등을 준비해 간다. 접근하면 멀찌감치 과자를 던져 몸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런 정도니 전기 커텐을 친다고 해도 뛰어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중국이 원산지인 잉어는 서양사람들에게는 ‘쓰레기 물고기’로 취급된다. 중국에서는 양자강의 빠른 물살을 헤엄쳐 다니기 때문에 스태미너의 상징으로 꼽고 한국등지에서도 보신용으로 인기가 높으나 차이나타운을 빼고는 미국내 대도시에서는 주문이 거의 없다. 희고 기름기도 적어 담백하고 맛도 좋은 편이지만 잉어는 5대호의 생태계를 파멸시킬 외계의 침략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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