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리게즈의 배움에 대한 열정
▶ 교육상담 마가렛 김<케네디고등학교 교감>
보편적으로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 이틀은 각 학교마다 교사자질 향상훈련을 갖는다. 올해 필자의 학교에서는 ‘Power of Literacy’라는 주제아래 영어 교사들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의 교사들이 자신의 과목에서 학생들의 식자능력(literacy skill)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러 교수전략에 관한 훈련을 가졌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생각을 좀더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념파악기술, 매일 배운 내용을 요약하고 상고하며 질문들을 적는 코넬 필기법(Cornell Notetaking), 학생들의 관심과 다양한 배움의 스타일을 통한 단어 실력 향상, 효과적인 책 읽기,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는 리딩을 통한 예습 방법, 배움의 깊이를 더하는 학생들의 고차원적인 생각을 유발하는 질문방법 등의 웍샵을 통한 교사교육 프로그램을 가졌다. 참석한 교사들의 반응이 아주 긍정적이어서 올 한해의 성공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기대해 본다.
위에 나열된 웍샵들도 좋았지만 프로그램 초반에 연사이셨던 시인, 루이스 로드리게즈의 연설이 모든 교사들의 가슴에 와 닿았고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종차별이 심하던 60년대에 이스트 LA의 멕시코계 미국인 사이에서 당연히 받아들여진 갱 관련 움직임들과 그들을 향한 교육계의 낮은 기대 속에서 로드리게즈의 고등학교 중태나 소년원 생활은 별로 특별하거나 충격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모든 부정적인 환경에서도 다시 학교에 복학해 교육을 받았을 뿐 아니라 시인으로, 작가로 여러 소설과 시집을 출판하고 교육자 겸 연사로 불량 청소년들뿐 아니라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실마시에 책방 겸 카페를 경영하는 등 히스패닉 커뮤니티에서는 벌써부터 존경과 인정을 받고 미 주류사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훌륭한 분이다. 시인이 된 이유는 고등학교 때 소년원에 있으면서 수많은 시집과 소설을 접하게 되었는데 글을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얻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많은 작가들을 통해 거울을 보듯이 읽을 수 있었고 자신도 글을 적어보니 어느새 글을 안 쓰고는 못 견디게 글 쓰는 일이 생활화되었으며 이 경험을 자신의 과거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과 나누고 싶어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노라고 전했다.
식자(literacy)란 그저 글만 쓰고 읽는 능력일 뿐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자신감 있게 감당해 내는 능력이라는 정의를 내리면서 청소년들에게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교사들에게 다음의 몇 가지를 권고했다. 학부모들께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그 내용을 나누고자 한다.
먼저, 교육의 방법에 있어서 지식을 학생에게 전달해 주는 주입식(packing in)의 보편적인 것보다 학생들의 능력에 도전하고 그들로 교육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drawing out) 방법의 중요성을 일깨워 줬다. 특히 학습기준에 맞춰 정해진 시간에 학과과정을 가르치다 보면 주입식 방법에 치우치기 쉽기 때문에 학생들의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학교에서도 노력을 하겠지만 가정에서 혹은 종교단체 모임에서 자녀들이 창조적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선물을 직접 만들거나 프로그램을 직접 구성하는 등의 창조적인 능력 발휘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둘째로 청소년들은 아직 자신의 능력을 과대·과소 평가를 하는 등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을 못하기 때문에 교사나 학부모 등 그들에게 영향력 있는 주위의 어른들이 지나가면서 하는 한 마디조차도 그들의 성공의 원동력 또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스트 LA 갱들의 세계를 문학적으로 이해시키는 로드리게즈의 ‘Always Running’이란 소설은 주인공들의 언어와 경험이 사실그대로 적나라하게 표현이 되어 보수적인 부모님들의 반발도 샀지만 필자의 영문학 반에서 소리 없이 사라져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증거다. 그 책을 읽는 학생들 모두 로드리게즈의 글 사랑과 배움을 향한 열정을 배우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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