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즐겁다/지저귀는 멧새처럼/비배쫑 비배쫑/비배쫑, 배쫑배쫑/노래를 부르면/해도 달도 내 친구”
노래 부르기가 얼마나 좋으면 바쁜 이민생활 가운데 일주일에 하루, 이틀씩 일부러 시간을 내서 모여 연습하고, 일년에 몇 번씩 무대에 서는데 필요한 온갖 자잘한 수고를 힘든지 모르고 감당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처음 떠오른 것이 바로 이 노래였다. 초등학교 입학한지가 40년이 넘었는데도 가사와 멜로디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즐거운 노래가 아니어도 그랬을까?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는 여러 합창단들에 공통되는 하나의 단어를 찾는다면 그것은 ‘즐거움’이었다. 우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니 즐겁고, 함께 노래부르는 비슷한 또래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즐겁고, 양로원등에 찾아가 노래로 위로하는 봉사까지 하니 그 또한 즐겁고 보람있는데다 멋진 추억까지 만들어지는 일이라는 것이 모든 합창단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었다. 그러니 누구에게나 합창단을 취미활동으로 권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노래뿐 아니라 친교, 봉사도 열심인 오렌지카운티 합창단
주로 중년층 이상 여성 중심으로 다수 활동, 혼성도 있어
현재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는 합창단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은 샬롬합창단(회장 이영희, 지휘 이영애)이다. 12년전 창단된 여성 합창단으로 처음엔 60세미만을 자격 요건으로 했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60세 넘은 단원들도 몇 명 섞여 40대 후반부터 68세까지 여성 50여명이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반부터 12시까지 가든그로브 소재 성공회 부활교회에 모여 연습하고 있다.
해마다 공연을 했지만 올해는 공연하는 대신 합창단끼리 10월 초, 한국과 금강산, 중국 여행을 다녀왔다. 또 해마다 양로원 방문 공연, 청소년 돕기나 수재민 돕기 등에 합창단 이름을 적극 참여했다. 입단비 30달러, 월 회비 25달러를 받지만 부족해 후원자를 구하고 일일 식당, 바자회를 열어 비용을 충당해왔다. 연락처 949-661-5327 이영애 회장.
다음으로 오래된 무궁화합창단(단장, 지휘 최명용)은 1994년 2월에 창단됐다. 세리토스 리저널 팍에서 매일 아침 만나 운동하며 친해진 30여명의 60대 여성들이 건전하게 여가를 선용할 방법으로 합창단을 만들기로 하고 매일 공원에서 연습을 하는 열성으로 그 해 11월에 첫 발표회를 가졌다. 59~82세 단원 50명이 매주 2회씩 월, 금요일 오전 10~12시에 세리토스동양선교교회에 모여 연습하는데 노령에도 불구 창단회원중 사망자가 한명도 없고, 82세 최고령 단원도 지금까지 딱 한번 결석했을 정도로 열심들이다. 회비는 30달러. 부족한 운영비는 손수 담근 김치, 마켓 및 식당 쿠폰 판매등으로 메꾼다.
매년 발표회와 해외 공연을 하며 양로원 위문이나 수재의연금등 모금 활동에도 앞장서 왔으며 올 3월 발표회에 처음 시도한 ‘춘향전’을 소재로 한 단축 오페라 ‘도령전’의 호응에 힙입어 10회 발표회는 윌셔 이벨 극장에서, 보다 본격적인 오페라 무대를 준비할 의욕에 불타고 있다. 연락처 562-833-2259 한정순 부단장.
회원들의 평균 연령으로 보면 무궁화 다음일 아리랑 여성합창단(단장 박원자, 지휘 주광옥)은 과거 일심회 합창단으로 활동하다 작년부터 아리랑 합창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55~70세 단원 35~40명이 매주 월요일 한인회 사무실에서 연습한다. 회비는 25달러.
지난 3월에 발표회를 가졌고 양로원 위문도 많이 했고 테러 성금, 수재민 돕기에도 정성을 모았다. 회비는 25달러고 현재 단원을 모집중이다. 연락 714-530-5693 박원자 단장.
주광옥씨가 단장겸 지휘를 맡고 있는 한울림여성합창단도 있다.창단된지는 5년쯤 됐고 25~50세 여성 25명이 매주 토요일에 한인회 사무실에서 연습한다. 그동안 여러 음악회에 찬조 출연했고 연말에 작은 음악회를 가져왔다. 회비는 20달러고 연락 714-280-1754 주광옥 단장.
지난 13일 제1회 정기연주회를 가진 오렌지카운티여성합창단(단장 한정현, 지휘 이종헌)은 작년 10월 3일에 창단됐다. 30대부터 50대 후반의 50여명이 매주 수요일 오전 10~12시에 애나하임 로뎀장로교회에 모여 연습한다.
이 합창단의 특징은 단원 모두가 ‘아시안 아메리칸 여성자원봉사재단’ 소속이라는 점으로 노래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 불우한 사람을 도우며 아시아계 여성들에게 자원 봉사 정신을 장려하는 사명 또한 수행한다는 것으로 창단 연주를 끝냈고 봉사활동에 눈을 돌릴 예정이라고 했다. 연락 714-893-4400 정봉덕 총무.
지난 3월 창단되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부에나팍 서부 영락교회에서 연습하는 한소리합창단(단장 박건일, 지휘 서경화)은 혼성합창단이다. 주로 40, 50대인 단원 26명(남자 10명)이 남녀 혼성 4부로 화음을 맞추고 있다. 캘스테이트 LA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한 서씨가 LA 동부와 오렌지카운티를 중심으로 ‘최상의 소리’를 내는 중간 규모 합창단을 목표로 모은 합창단으로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다. 생긴지 몇 달 안됐지만 그동안 월 1회꼴로 연주회에 참가했고, 오는 12월 7일 가주장로교회에서 성가 및 크리스마스 음악으로 겨울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회비는 20달러고 현재 베이스 파트를 맡을 단원을 찾고 있다. 연락 (909)860-8635 서경화 지휘자.
또 다른 혼성 아가페합창단(단장 엄재선, 지휘 박환철)은 OC기독교전도연합회가 2년전 산하기관으로 창단한 기독교 합창단. 30~50대의 30여명중 20명이 남자단원들로 작년 크리스마스 때 제1회 발표회를 가졌다. 매주 화요일 저녁 OC 영락교회에서 연습하며 회비는 20달러다. 연락 323-234-0846 김도영 전단장.
이밖에 각 교회 성가대등에서 활동하는 인구까지 따져볼 때 합창하는 한인들의 규모는 상당하다. 그렇게 즐겁게 노래하고 듣는 우리는 모두 틀림없는 ‘가무민족’의 후예들이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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