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센서스에 따르면 뉴저지주의 한인 인구는 7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뉴저지의 한인 정치력은 아직 크게 부족하다. 오는 11월5일 연방상하원의원 선거 외에도 한인 밀집지역인 버겐카운티장, 카운티 프리홀더 선거가 있다.
특히 한인 최대 거주지역이며 한인 상가가 밀집한 팰리세이즈팍 타운 시장 선거와 한인 데이빗 정 후보가 도전하는 타운시의원 선거는 최대 관심사다. <편집자 주>
■ 데이빗 정
정 후보는 올해로 3번째 시의원에 도전한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처음 출마했던 2000년 당시 계속해서 민주당에게 밀렸던 공화당에서 마땅한 후보를 찾지못해 ‘엉겁결에 등떠밀려’ 나왔다. 선거를 치르면서 한인 주민이 전체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상가의 95%를 한인비즈니스가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타운정부와 시의회에서 한인 대변자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한인 주민과 비즈니스를 위해 누군가는 반드시 나서야 한다는 사명감이 정 후보를 3번째 출마로 끌어들였다. 정 후보는 2000년 선거에서 1,200여표를 받아 500여표차로 떨어지고 2001년에도 1,300여표를 얻었지만 역시 비슷한 수치로 낙선했다. 이곳의 한인 유권자는 1,300여명으로 지난해 한인 투표자가 700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도전해 볼만하다.
정 후보는 무엇보다 타운 행정이 한인 상가와 주민들보다 타운 근무자들의 임금 인상과 초과근무 수당 등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인들의 정치 인식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한인타운내 한인 경찰과 행정공무원이 각각 1명씩 있으며 경찰보조 1명, 한인 교사 1명만이 있을 뿐"이라며 "막대한 한인 주민들의 세금과 각종 비즈니스의 세금 등에 비하면 너무나 형편없다"고 말했다.
타운의 교육 수준 역시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한인 주민들이 학군때문에 이주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
정 후보는 "시의원이 한인만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지만 현재 타운정부와 시의회가 좌지우지하고 있는 각종 예산과 주민 혜택을 공개해 주민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가 보고 있는 팰리세이즈팍 행정은 한인 비즈니스와 주민들에게 너무도 불편하다. 한 예로 한 한인 제과업체가 시정부로부터 허가를 받는데만도 9개월이 걸렸으며 브로드애비뉴의 한 인쇄업소도 6개월 이상이 소요됐다.
이같은 일들은 한인 주민과 상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인단체와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거에서는 현 샌디 파버 시장이 한
인을 아웃사이더로 비하하는 공문서를 한인을 제외한 다른 주민들에게 배포한 적도 있다는 것.
정 후보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한인 유권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시민권을 갖고도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은 한인들의 등록을 대행하고 선거 참여를 높이기 위해 부재자 투표 신청 등에 적극 나섰다.
얼마남지 않은 선거를 앞두고 정 후보는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부재자 투표 신청 대행에 주력하고 있다. 또 미국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가가호호 방문을 통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정 후보는 14세에 미국으로 이민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오클라호마주에서 마친 뒤 뉴저지스테이트칼리지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토로대 법대 재학 중 40세 미만의 ‘Young Republican Club’의 멤버로 버겐카운티 공화당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오다가 시의원 선거에 뛰어들었다.
현재 팰리세이즈팍 공화당의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버겐카운티공화당 한인위원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버겐카운티공화당 한인위원회는 공화당내 공식적인 한인 기구로서 한인 유권자들의 정치적 입장을 전달하고 공화당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자그마한 타운에서 정당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미국 전체의 정책과는 별도로 한 타운에서는 그 정당이 해당 주민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를 봐야 한다는 것.
팰리세이즈팍의 문제는 타운정부와 시의회를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민주당에서 전체 주민의 절반 가량인 한인들을 배려하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는 정 후보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희생함으로써 소수민족의 인권이 향상되었듯이 개인적인 시의원의 명예보다는 부조리한 타운에 맞서 한인들을 대변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크다"고 재차 강조했다.
어떻게 보면 돈키호테처럼 단기 필마로 나섰지만 정 후보는 불편부당한 타운의 행정을 한인 주민과 상인들을 위해 바꿔놓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그는 "이민 100주년을 앞두고도 아직 시의원 한명 배출하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정치력을 키우고 한인 2세, 3세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한인들의 선거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을 맺었다.
■ 뉴저지주 주요 선거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는 민주당의 프랭크 로텐버그(Frank Lautenberg)와 공화당의 더글라스 포레스터(Douglas Forrester)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사퇴한 로버트 토리첼리 현 상원의원을 대신해 뒤늦게 선거에 뛰어든 로텐버그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포레스터 후보를 오히려 앞서고 있어 화제다. 2명의 연방하원의원 선거는 클로스터 등이 포함된 5선거구 지역에서는 앤 서머(Anne Summer) 민주당 후보와 스캇 가렛(Scott Garrett) 공화당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팰리세이즈팍이 포함된 9선거구에서는 스티븐 로스만(Steven Rothman) 민주당 후보와 조셉 글래스(Joseph Glass) 공화당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또 버겐카운티장 선거는 공화당의 헨리 맥나마라(Henry McNamara) 후보와 민주당의 데니스 맥너니(Dennis McNerney)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어 있다. 버겐카운티 의원인 프리홀더(Freeholder)는 2명을 선출한다.
공화당에서는 앤토니 카사노(Anthony Cassano)와 에드워드 트라윈스키(Edward Trawinski) 후보가, 민주당에서는 데이빗 간즈(David Ganz)와 버나데트 맥퍼슨(Bernadette McPherson) 후보가 격돌하고 있다.
한인 상가가 전체의 95% 이상 차지하는 팰리세이즈팍에서는 현 샌디 파버(Sandy Farber) 시장에 대항해 공화당에서 샌디 코타조(Sandi Cortazzo) 후보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팰리세이즈팍 시의원에는 공화당에서 데이빗 정과 에드워드 로렌스(Edward Lawrence)가 민주당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나섰다. 민주당은 제임스 로턴도(James Rotundo)와 토니 오말리(Toni O’malley) 후보를 내세웠다.
한편 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에 따르면 버겐카운티 한인 유권자는 4,8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팰리세이즈팍은 1,300명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한인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한 곳으로 뭉칠 때는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고 지적한다.
데이빗 정 후보는 "지난해 카운티 프리홀더로 나선 루이스 테데스코 후보가 600여표차로 승리했을 당시 한인 유권자들의 몰표(부재자 500여표 포함)가 큰 힘이 됐다"고 설명한다.
소수민족의 몰표가 선거에 당락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정치적 파워를 가질 수 있다.
<김주찬 기자>
jc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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