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두 달을 앞둔 김대중 대통령이 28일 임기 마지막 해외여행 도시가 될 시애틀에서 교민 간담회를 갖는다. 이 뜻깊은 모임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인사회 단체장들로부터 김 대통령의 임기 중 공과와 건의하고 싶은 점 등을 들어 미리‘지상 간담회’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김준배 시애틀 한인회장: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6·15 공동선언은 분단 반세기만에 적대관계를 마감하고 평화적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김 대통령 임기중 가장 큰 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신들과 친인척 비리를 잘못 관리해 부패 및 정치적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이 아쉽다.
▲민학균 평통 시애틀 협의회장: 남미와 달리 조기에 IMF를 극복, 4년 연속 무역 흑자를 이뤘으며 정보화 강국을 만든 점 등 경제난 극복을 김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고 싶다.
기업가와 노동자, 의사와 약사, 기업의 구조조정 등 취임 초기의 강력한 의지가 서로간의 집단 이기주의와 극한 대립으로 완전히 관철 못된 점이 아쉽다.
넬슨 만델라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처럼 퇴임 후 세계 인류의 평화와 기아· 질병·인권을 위해 여생을 뜻있게 보내길 바란다.
▲이한범 한인 그로서리 협회장: 많은 억측과 어려움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실현하는 등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조국의 통일을 위해 평화정책을 주도해온 점이 김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우선 부정부패가 먼저 척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3권의 총수로서 정치개혁 없이 정치 후진국이란 오명 속에 역대 정권의 폐해를 답습한 것과 일본과의 쌍끌이 어업협정 등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적인 안일한 자세가 안타깝다.
임기 후 정치 권력을 떠나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세계 평화와 인권문제 등 사회봉사 활동으로 추앙받을 수 있는 역사적인 인물이 되길 바란다.
▲ 정정이 상공회의소장: 막혔던 남북대화의 재개와 IMF의 어려운 조국 경제를 조기에 극복하는 지도력을 발휘하고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대한민국의 자존심과 위상을 떨친 데 감사한다.
그러나, 일부 측근들의 한탕주의 비리와 사회 정화 척결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마음 아프다. 앞으로 한국 정치판의 추태가 사라져야 할 것이다.
부디 남은 임기동안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평안한 시애틀 방문이 되길 바란다.
▲최용주 시애틀 기독교회 연합회장: 김 대통령의 여러 가지 업적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IMF 극복이라 생각한다.
목사로서 기독교적 입장에서 본다면 크리스천 대통령으로서 전국에 단군 신상, 즉 우상을 허락했다는 점을 실책으로 꼽는다. 한나라의 통치자로서 모든 종교를 배려 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것을 막고 크리스천의 냄새를 더 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김 대통령의 시애틀 방문을 환영한다. 그리고 남은 임기동안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김경곤 타코마 한인회장: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마지막 여정으로 이곳 서북미 지역을 방문하는 김 대통령을 타코마 한인회 한 사람으로서 크게 환영한다. 비록 아·태 경제협의회(APEC) 정상회담 참석 후 귀국 길에 잠시 들러 하룻밤을 묵지만 이곳 시애틀은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방문한 데 이어 김 대통령도 찾아오는 만큼 본국에서도 이 곳을 중시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DJ는 우리 나라 5천년 역사이래 처음으로 노벨상을 수상했고 IMF의 큰 어려움을 국민과 함께 잘 이겨냈다. 또한 올해 월드컵 경기서 한국이 세계4강에 당당히 진출, 이곳의 한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기뻐한 감격이 아직 식지 않은 상황에서 DJ를 직접 대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자랑이다.
한인은 어디에 살던지 조국을 사랑한다. 지난 장마와 태풍에 큰 피해를 당한 우리 조국을 위해 우리는 주머니 돈을 털어 의연금을 모았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늘 조국과 함께 하는 한인들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DJ가 보고 우리의 2세와 교민 문화 사업, 이중국적 인정문제, 교민청 설립 등 본국 정부가 우리의 바램을 하루 속히 실현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비록 비공식 방문이고, 또한 ‘레임 덕’ 시기지만 우리는 김 대통령의 방문을 뿌듯하게 생각한다. 요즘 세계적 관심사인 북한의 핵 보유설과 ‘햇볕정책’의 진로, DJ의 아들 등의 비리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DJ는 오랜 군사독재 시절의 역경을 다 겪고 우리들과 평범한 관계에서 대통령이 되었고, 시정면에서도 실보다 득이 많았다고 본다. 아무쪼록 편안하고 기억에 남는 시애틀 방문이 되길 충심으로 바란다.
▲이졍주 호남 향우회장: 김 대통령은 재임 중 약속대로 IMF 환난을 조기에 극복했고 남북화해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친인척 및 측근들의 비리 연루설은 아타까운 일이다. 이 비리들이 결코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우리 한국인들의 고질적 병폐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한인 정치인들이 많이 배출된 시애틀을 방문하는 DJ를 진정으로 환영한다. 시애틀 한인들의 의견을 경청해 주길 바라며 국정을 잘 마무리해 주길 기대한다.
▲이희갑 세탁협회장: 김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빠른 시일 내 극복, 오히려 세계서 손꼽히는 외환보유국으로 올려놓았고 분단 후 최초로 남북 정상회담을 열어 조국통일의 시발점을 만들었다.
DJ는 그러나, 임기 민주화 투쟁을 겪으며 키워온 신념대로 한국 정치사의 큰 획을 긋는 정치 발전의 이정표를 세우지는 못했다.
귀한 시간을 내서 시애틀을 방문하는 김 대통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빌 게이츠와 만나 한국의 IT 산업육성을 위한 좋은 조언을 듣고 국정에 반영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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