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렌지 카운티내 한인 청소년 오케스트라 현황
▶ 어바인 중심으로 3개 활동, 커뮤니티 봉사 앞장
오렌지카운티의 음악을 사랑하는 한인 어른들이 노래로 즐거움을 나눈다면 청소년들은 악기를 매개로 함께 모인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한인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3개, 합창단도 몇달 전에 하나 생겼다. 그중 가장 먼저 생긴 것은 홀리 보이스 유스 오케스트라(단장 송규식 목사)로 지난 1999년 6월에 창단됐다. 한국서 음악교사를 했고 미국에서 교회음악, 오케스트라 및 합창지휘를 공부한 송목사(성음장로교회 담임)가 교회를 개척하면서 새들백 밸리에서 시작, 2001년 어바인으로 옮겼는데 최근 이 교회가 라미라다로 확장, 이전하면서 오케스트라도 따라가는 바람에 카운티 북부에 사는 청소년들이 참여하기 쉬워졌다. “컴퓨터와 전자게임에 젖어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매우 공격적입니다. 사랑과 협동을 가르쳐주고 싶은데 말로는 교육이 될 것 같지 않아 오케스트라를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4학년부터 악기를 가르치므로 학교마다 합창단은 없어도 밴드나 오케스트라는 있거든요” 목사로서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하느님을 느낄 기회를 갖게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양로원, 은퇴선교사촌, 병원등에서의 연주를 통해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하는 연주로 불행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음도 가르칠 수 있었다.
현재 10~18세 청소년 30명이 활동하고 있고 현악기와 목관악기, 마림바와 하프로 구성되어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연습하고 올해는 12월초, 성음장로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가입비 50달러, 회비 월 30달러. 전화 714-521-4477.
어바인의 아시아선교교회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연습하는 새들백유스오케스트라는 2001년 7월에 창단했다. 총신대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뉴저지주 웨스트민스터 콰이어 칼리지서 지휘를 전공한 권오경씨가 지도, 지휘하는데 현악기는 물론, 목관, 금관에 팀파니까지 모두 갖춘 오케스트라로 현재 정 단원은 50명. 어바인 인근지역 4~12학년 학생들이다.
이밖에 초보자반 학생 10여명이 토요일 오후 4시부터 5시반까지 따로 모여 연습하고 있어 조금 있으면 그 수준의 오케스트라가 또 하나 생길 것 같다.
지난 5월, 어바인 교육기금 모금 콘서트에 출연해 갈채를 받았던 이 오케스트라는 오는 12월 초에 발표회, 양로원과 교도소 방문 연주 계획을 갖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데 오케스트라에 참가하는 초, 중학생들은 대부분 매일 학교에서 1시간씩 음악 공부를 하는데다 개인 레슨, 오케스트라 활동까지 겸하고 있다. 한참 놀고 싶은 그 나이에 학교 공부에 음악 과외활동까지 하는 것이 부담되고 연습하기가 지겨울 것 같아 몇 아이에게 물어봤다.
5학년때부터 클라리넷을 했다는 시에라비스타 중학교 8학년생 제이슨 방(13)군은 이 오케스트라가 “그냥 좋고 재미있어서 끝까지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학교 수업에 레슨에 연습까지 하는게 지겹지 않다는 것. 세컨드 바이올린의 최봉화양(베나도 중학교 7학년)도 “오케스트라 연습은 힘들지만 솔로보다는 같이 하는게 더 좋다”고 했다.
아이들이 연습하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는 엄마들의 반응도 알아봤다. 4학년부터 첼로를 하는 아들 맥스(7학년)를 데리고 온 선 디츨러씨(미션 비예호 거주)는 “여기 와서 많이 배운 것 같다고 아들도 좋아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확실히 박자 개념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아들 조나단(7학년)을 보내고 있는 한정희씨도 “전에는 전혀 연습을 안 하려 했는데 여기 온 이후부터는 매일 학교 갔다오면 저 스스로 연습을 한다”고 했다.
딸 다이앤(7학년)은 바이올린, 아들 에릭(8학년)은 바순을 한다는 차일란씨(어바인 거주)는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아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듣기 좋아하게 됐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물론 여러 연령층의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음악 경험을 하며 어려운 곡도 소화해 해니까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바이올린을 하는 두 아들 진우(8학년), 진욱(5학년)을 보내고 있는 이재인씨(알리소 비예호 거주)도 “전에는 바이올린에 의욕이 없었는데 오케스트라에 들어와 곡 위주로 연주하니 재미있는데다 여러 악기들 사이에서 제 몫을 한다는 생각에 동기유발이 된 것 같고, 음악에 귀가 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휘자 권오경씨도 “앞으로 음대에 진학할 아이들이 주요 포스트에 자리잡고 있어 실력이 덜한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데다 자기 파트를 감당해야하는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아이들에게 좋은 것 같다. 또 자기들이 다 합해서 내는 소리도 즐기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오케스트라의 회비는 30달러고 전화 949-559-4275.
태평양현악오케스트라는 바이올린 25명, 비올라 15명, 첼로 10명으로 이루어졌다. 작년 12월 오렌지카운티제일장로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음악 연주로 시작된 이 오케스트라는 어바인의 바이올리니스트 이선부씨가 자신이 지도하는 6~16세 학생들을 주축으로 창단했다. “정성스런 연주를 통해 하느님을 찬양하며, 합주를 통해 협동 정신을 키우고, 그를 통해 성장과정을 풍요롭게 정서교육을 시키기 위해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는 이선부씨는 서울대 음대 재학중 뉴잉글런드음악학교로 유학왔던 한국 최초의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 ‘가고파’의 작곡가 김동진씨와 사촌지간이다. 이씨의 남편 임홍철교수(UCI 화공학)도 발벗고 돕고 있는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USC 사회사업대학원의 임진원 교수는 이 부부의 맏아들이다.
이씨에게 바이올린과 비올라는 배우는 학생들과 스즈끼 방식으로 가르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인숙씨, 첼리스트 제니 최씨의 제자들이 매주 토요일 저녁 어바인 터틀락의 이선부씨 댁에서 모여 연습해왔다. 현재 11월 2일 하오 7시30분, 김동길 교수 초청 신앙강좌가 열리는 어바인 침례교회에 연주 초청을 받아 열심히 화음을 고르고 있는 이 오케스트라는 앞으로 연간 2회쯤 연주를 통해 모은 기금으로 미국의 무숙자들을 돕기로 뜻을 모았다.
이씨는 개인 레슨 시간에 오케스트라에서 다룰 곡을 개인 수준에 맞게 편곡해서 조금씩 연습시키므로 별 부담없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게 만든다는데 임동환군(7학년) 어머니 하귀숙씨는 “아이들마다 실력차가 나는데 멋진 소리가 나오는게 신기하고 아이들이 다 좋아한다”고 만족해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회비는 따로 없다. 전화 949-854-6014.
한편 새누리합창단은 지난 6월부터 새들백 새누리교회에서 모이고 있다. 레이크 포리스트, 미션비예호, 어바인 등지에 사는 3~7학년생 20여명이 모여 매주 목요일 저녁 6시40분부터 이론과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합창의 기초를 중요시해 이론과 실기 교육을 병행하며 커뮤니티에 필요한 기관이 되어 아이들에게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 및 합창으로 봉사하는 마음을 심으려는 의도로 키워가고 있다. 회비는 없다. 전화 949-735-0751
참여하는 청소년들을 뒷바라지하는 부모, 맡아 가르치며 이끄는 이들의 남다른 희생과 헌신과 사랑으로 운영되는 한인 청소년 음악단체들이 하나같이 커뮤니티에 봉사하기를 우선순위로 꼽고 있는 것은 참으로 흐뭇하다. 그 모든 정성의 열매인 아이들이 자라 제가끔 흩어져 또 다른 좋은 씨앗이 되어 열매를 퍼뜨린다면 세상의 불협화음들도 그만큼 줄어들리라.
<김은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