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동산
▶ 똑같은 간판...주인만 바뀐다
"잘된다"면 몰려 가격인상 자초
한인고객 상대론 한계...다양한 업종데 시선 돌려야
한인 최대 밀집 지역인 퀸즈 플러싱 한인 상권이 변하고 있다. 기존의 메인스트릿 중심의 상권이 크게 위축되면서 노던블러바드를 따라 동쪽으로 한인 업소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
하지만 한인상권은 수요와 공급의 한계, 날로 뛰는 임대료와 과다한 프리미엄 등으로 간판은 그대로 있으면서 주인만 바뀌는 폐단이 반복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플러싱 한인상권의 허와 실을 진단한다.
■ 한인업소 현황.
플러싱 커뮤니티 디벨럽먼트 센터(FCDE:Flushing Community Development Center)의 ‘플러싱 한인상가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2002년 10월 현재 이 지역 한인업소 수는 총 1,228개(교회 또는 선교관 제외)로 나타났다. (조사지역: 칼리지포인트 블러바드에서 이스트 사이드 495, 프랜시스 루이스 블러바드에서 베이사이드 애비뉴 일대)주요 업종별 현황은 내과, 외과, 치과, 소아과, 한의원 등 의료기관이 143개로 가장 많았으며 한식, 중식, 일식, 분식 등 식당이 76개 그리고 미용실이 63개로 한인 주요 업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어 부동산과 건축이 각각 45개, 양복점과 양품점이 41개, 학원이나 방과후 학교가 33개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특히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찾는 카페, 나이트 클럽, 룸살롱 등 유흥업소가 31개로 노던블러바드 선상을 따라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외의 업종 현황은 공인회계사(세무사) 29개, 증권 보험 28개, 여행사 25개, 무선전화 25개, 웨딩드레스와 건강식품이 각각 23개, 건축재료 22개, 주류잡화 21개, 꽃집 21개, 사진관 20개 등의 업소들이 플러싱 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플러싱 한인상권에서 영업하고 있는 분야별 한인 업종은 약 80종류(상자기사 참조)로 분류됐다.
■ 상권 분포 변화
1990년대 초반 70여 개의 한인 업소들이 밀집해 있던 메인스트릿 일대의 한인업소는 날로 감소하는 추세에 따라 현재 10개 업소만이 남아 영업하고 있다.
이 같은 상권분포의 변화는 플러싱 메인스트릿 일대가 맨하탄 차이나타운과 브루클린 지역에서 영업하고 있는 중국계 상인들의 인기지역으로 부상함에 따라 수년 전부터 중국상권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기존 한인상권을 잠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메인스트릿의 한인 업소 감소와 달리 노던블러바드에는 10년 전에 비해 무려 2-3배가 많은 한인업소들이 늘어나면서 롱아일랜드 접경지역까지 한인 업소가 진출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플러싱 한인상권의 요충지인 유니온 상가(사진)가 있는 유니온 스트릿과 루즈벨트 애비뉴에는 500여 한인 업소들이 꾸준하게 영업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문제점
한인들의 관습과 풍습을 기초로 한 한국식품점, 식당, 생활필수품 판매점 등 의식주와 관련된 몇몇 업종을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인고객만을 위한 동일업종이 난무함에 따라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상 역시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특히 이 같은 한인 상인들간의 과당경쟁이 불러오는 임대료 폭등은 대부분 임대에 의존하는 한인 업소들이 문을 닫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 환경에 맞지 않는 시세 상승을 기회 삼아 가게를 꾸며 놓고 다시 팔아 치우는 한탕주의 영업형태와 시장성에 대한 전문성 결여로 노력에 비해 현상유지에 급급한 영업 방식도 문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장사가 잘되는 업종으로 부상하면 업소의 수익성에 대한 조사도 없이 과다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마구잡이로 뛰어드는 것은 동일업종의 과포화 상태만 부채질하는 행태로 지적되고 있다. 대부분 한인 업주들은 지역사회에 새로운 가게를 개업하면서도 동네 유지나 단체 그리고 이웃에 알리지 않는 것도 업소 발전을 위해서는 개선돼야 할 점.
■ 유망업종
플러싱 한인상권에서 인기품목처럼 난무하고 있는 동일업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은 다양한 업종 개발이라고 강조하는 플러싱 커뮤니티 디벨럽먼트 센터는 향후 한인상권에서 유망한 업종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 전통 찻집,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한 중고품 센터, 심부름 서비스센터, 다이너 형태의 미국고객 대상 음식점,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탁아소, 도서관처럼 주민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전문운동센터, 아이와 부모가 함께 게임이나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는 놀이동산, 토박이 형태의 부동산 중개인,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종 등이다.
■ 미래의 한인상권
플러싱 한인상권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인 업소들이 미래 지향적 영업으로의 탈바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흥적인 사고방식으로 대책도 없이 자리만 생기면 비집고 들어가는 개업형태로 상업에 대처하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플러싱 한인상권은 지역사회에 걸맞는 발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인만을 주고객으로 하는 업종 수요의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상행위를 하고 있는 한인업소들은 업소 스스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획성 있는 업소 경영에 대한 전문적인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동일업종의 과당경쟁에 시달리는 업소나 새로 업소를 운영
하려고 준비하는 경우에는 미래지향적인 업종 선택과 더불어 지역상권 개발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재 플러싱 한인상권을 이루고 있는 한인 업소들은 경쟁보다는 정기적 모임 등을 통해 친목과 업체간 유대관계를 꾀함으로써 상업 정보를 교류하고 한인업소가 한데 묶여져 어우러지는 사안에 대해 관심을 집중시켜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어처구니없는 가격으로 임대료를 상승시키는 한인상권의 기이한 현상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부동산 관계자들의 사회발전적 동참의식이 필요하다.
부동산 관계자들에게는 사회적인 책임이 있다.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부동산 관계자들이 시작부터 한인간의 경쟁을 미끼로 임대료를 올리는 등의 실망을 안겨주기 보다는 생업을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사회적인 가이드 일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플러싱 한인상권의 한인업주들은 특히 지역사회 환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 환원이란 거리정화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것과 지역상권을 위해 미래 중심적 비즈니스 투자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플러싱 커뮤니티 디벨럽먼트 센터 김광식 대표는 "한인 최대 밀집지역인 플러싱 한인상권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는 심도 있게 연구할 수 있는 개발업자와 전문인들로 구성된 한인상권발전위원회를 결성하거나 한인사회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세워 한인 모두가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 플러싱 한인상권의 한인업종 현황(괄호 안은 업종 수)
*병원 의료원(110) *식당(76) *미용실(63) *단체(53) *부동산(45) *건축(45) *양복·양품점(41) *학원 방과후학교(33) *한의원(33) *카페·나이트클럽·룸살롱(31) *공인회계사·세무사(29) *증권·보험(28) *여행사(25) *무선전화(25) *웨딩드레스(23) *건강식품(23) *건축재료(22) *주류잡화(21) *꽃집(21) *사진촬영·사진관(20) *에어컨·냉장고(19) *비디오 대여
(17) *자동차 딜러·정비(17) *이발관(16) *광고회사(15) *변호사(15) *운전학원(15) *컴퓨터(15) *서점(14) *세탁소(14) *가구(13) *네일재료상·네일학원·네일학교(13) *제과점(13) *약국(12) *스킨케어(12) *간판(11) *구두운동화 수선(10) *이삿짐센터(9) *콜택시·리무진(9) *번역·시민권 신청(9) *쑥탕·사우나(9) *보석상(9) *노래방(8) *직업소개소(8) *잔치집(8) *전자제품·경보기(8) *인쇄소(7) *태권도장(7) *음향녹음실·음악실(7) *슈퍼마켓(6) *설계사무소(6) *생활상담(6) *골프연습장·골프용품(6) *안경(6) *철물점(6) *문구(5) *닥트(5) *결혼상담소(5) *화장품(5) *신문·잡지(5) *은행(4) *유리(4) *소독(4) *당구장(4) *청소회사·카펫(4) *정육점(3) *단센터(3) *페인트(3) *실내장식(3) *피아노(3) *방송(3) *애완동물(3) *묘지(2) *판촉물(2) *낚시(2) *철학원(2) *장의사(2) *계산기(1) *기원(1) *볼링재료(1) *양로원(1) *화재방지(1) *화랑(1) *자전거(1)
<연창흠 기자>
chyeo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