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권도
한인들이 미국 땅에 뿌리를 내린 지도 어언 100년. 낯선 이방인들에게 ‘코리아’를 알리며 민간외교에 크게 기여한 것은 단연 태권도라 할 수 있다.
1962년 뉴욕 맨하탄 27가에 미국 최초 태권도장 ‘헨리 조 도장’이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태권도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때분터 일본의 가라데가 아닌 한국의 태권도가 미국인들 생활 깊숙이 파고들게 된다. 이제는 각종 행사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 파란 눈의 꼬마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학내 태권도 강좌가 잇따라 신설돼 있다. 뉴욕일원에만 세인트 존스대와 롱아일랜드대학 C.W.포스트 캠퍼스, 프린스턴대학, 브라운대학, 미육군사관학교 등에서 한인 사범들이 태권도를 가르친다. 내년을 목표로 뉴욕태권도협회(회장 박연환)가 해외 최초로 커네티컷 브리지포트대학내 태권도학과 개설을 추진 중이다.
박연환 회장에 따르면 이제 태권도장은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필라델피아 등 뉴욕일원에한인 태권도장만 400∼500 곳으로 추정되고 타인종들이 운영하는 도장을 감안하면 모두 1,000여 곳에 이른다.
태권도 못지 않게 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기여한 것이 있다면 풍물과 사물놀이를 꼽을 수 있다. 우리의 것을 아끼는 일부 한인 1세들에 의해 한인 1.5세와 2세들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게 풍물과 사물놀이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꽹과리, 징, 북, 장고가 내는 신명나는 가락은 미국인들을 매혹시키는 ‘한국의 소리’가 됐다. 특히 90년대 들어 미국대학에
는 한인 학생들을 주축으로 풍물패가 생겨나기 시작, 지금은 하버드, 예일, 코넬대 등 동부 아이비리그 뿐 아니라 뉴욕일원 여러 대학에서 결성된 풍물패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미 주류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풍물패들
뉴욕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풍물패는 1985년 설립된 청년학교 산하 뉴욕한인문화패 ‘비나리’(단장 정승진)와 1989년부터 외국인들에게 풍물을 지도해온 뉴욕풍물단(단장 육상민), 뉴욕 필봉풍물굿 동호회, 뉴저지 한누리 풍물패 등을 들 수 있다. 비나리는
음력설 지신밟기를 필두로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 풍물을 소개하는 행사에 참가하고 있으며 1.5세와 2세들에게 풍물 역사와 선반, 사물놀이를 지도하는 여름 풍물 강습을 실시하고 있다.
뉴욕풍물단은 한인 30∼40명을 대상으로 풍물을 지도하며 외국인들에게도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전하고 있다. 이 단체는 또한 퀸즈 콜든센터의 퍼포밍 아트 교육 일환으로 지난 2월부터 미 초등학생들에게 한국의 전통 타악기를 들려주는 문화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울 풍물패와 퀸즈한인천주교회 터농악단, 평화통일 농악단을 회원단체로 둔 뉴욕 필봉풍물굿 동호회는 2001년부터 맨하탄 센트럴 팍에서 풍물축제를 개최, 많은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풍물축제의 장을 가꾸어 가고 있다.
대학 풍물패는 한인 유학생들을 주축으로 생겨나 지금은 1.5세와 2세들이 참여하는 풍물패로 발전, 대학내 ‘코리앗 나잇’ 행사와 풍물캠프 등을 통해 미국 대학생들에게 우리의 사물놀이를 알리고 있다.
대학 풍물패를 소개하는 풍물 사이트(www.poongmul.com)까지 생겼다. 현재 이 사이트에 풍물패가 소개된 대학은 동부 12개, 중부 5개, 서부 7개 대학에 이른다.
뉴욕일원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이는 대학 풍물패는 뉴저지 럿거스 대학의 한얼패, 커네티컷 예일대 풍물패(Unity), 뉴욕대학(NYU)의 누리패, 롱아일랜드 스토니브룩 대학의 덩덕궁이패, 2002년 가을학기에 생긴 FIT 풍물패 등을 꼽을 수 있다.
1990년에 활동을 시작한 누리패는 ‘아시안 문화 유산의 달’을 맞아 매년 봄 뉴욕대학 인근 워싱턴 스퀘어 팍에서 사물놀이와 판굿 야외 공연을 펼치고 있다. 94년 처음 설립된 덩덕궁이는 코리안퍼레이드 등 연례 특별 행사 참가외에도 ‘얼쑤’라는 이름으로 매년 자체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1991년 예일대 한국학생회에서 태동한 ‘유니티’(Unity)는 캠퍼스를 벗어나 미동부지역 대학 순회 공연을 갖고 한국 전통 사물놀이를 소개하는 단체로까지 발전했다.
2002년 가을학기부터 활동을 시작한 FIT 풍물패는 2003년 5월1일 FIT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코리안 나잇 행사’를 개최, 풍물패 공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 미 최초 태권도장 개설 조시학 총재
1962년 초 맨하탄 27가(154 West 27th St., 5층)에 ‘헨리 조’ 태권도장이 들어섰다. 현재 세계무도연맹총재로 있는 조시학씨가 미국으로 유학와 세운 이 도장은 미국 태권도 역사의 시발점이 된 셈이다.
고려대학교 경상대학을 졸업하고 1958년 일리노이대학으로 유학온 조씨는 대학 시절 태권도부 주장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토대로 1959년 뉴욕에서 태권도 사범생활을 시작, 마침내 자신의 도장을 열게 된 것이다.
그는 1967년부터 맨하탄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23년간 전미태권도 대회가 열리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70년 민간외교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가 수여하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기도 했다.
1970년을 전후로 공수도 또는 당수도 등으로도 불리다 ‘태권도’로 통일되면서 또다른 도약을 계기를 맞았다. 미국 아마추어 선수 연맹(AAU)에 가입된 일본 가라데에 밀리고 있던 태권도를 1974년 AAU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토록 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도장 문을닫고 은퇴한 그는 태권도 인생 40년을 되돌아보며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지난 35년간 세인트 존스대학 체육학과의 태권도 강좌를 맡고 있는 그는 앞으로 남은 인생을 후진 양성과 태권도 발전에 바칠 각오다.
■ 사물놀이꾼 스티브 페트로스키
영화음악 작곡가 스티브 피트로스키(32)씨는 장고소리가 너무 놓아 사물놀이패가 됐다.스물 다섯 살의 젊은 청년은 지난 1995년 ‘브루클린 타악기 앙상블’ 멤버로 공연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듣게 된 장고 소리에 넋이 나간 후 지금까지도 장고를 놓지 못하고 있다.
그는 "장고를 칠 때면 절제된 오케스트라 연주 때와는 달리 가슴속에 맺힌 것들을 훌훌 털어 버리고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오케스트라 타악기 주자였던 그는 육상민 단장이 이끄는 뉴욕풍물단 단원으로 장고와 징, 꽹과리, 북이 내는 신명나는 사물놀이 가락과 함께 해온 지도 7년이다. 맨하탄 센트럴 팍 등 여러 곳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펼쳤고 이제는 학생들을 가르칠 정도로 전문가가 다 됐다.
다큐멘터리 영화나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을 주로 만들었던 그는 요즘은 서양 클래식 음악과 사물놀이 가락이 접목된 곡을 구상 중이다. 음반을 낼 목적은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 사물놀이를 알리기 위해 곡을 만드는 것이란다.
얼마전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특집 방송 취재차 뉴욕을 방문한 KBS 취재팀이 그의 공연 장면을 취재하기도 했다.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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