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불문, 다양한 업종 한인 사업가끼리 우선 모여서
각자 사업 성공하도록 도우면서 커뮤니티 저력 키울 터■ 참석자
▲스티브 리
<37, KASE 회장: Arbitrel 사장>
▲브라이언 정
<37, KASE 부회장: Signet 사장>
▲스티븐 민
<36, KASE 부회장: KPI 사장>
▲에드워드 신
<26, KASE 회원:
Atlantis Capital Group 사장>
“이제 사업으로 힘을 합해야지요”
100년전,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의 후예들이 미국 내 곳곳에서 코리아타운을 이루며 살기까지 원동력이 된 진취적 기상을 오늘날의 말로 바꾸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적합하지 싶다. 한인들 가운데 지식, 기술, 서비스등 자신이 가진 무형의 자산으로 사업을 일으켜 유형의 제품과 일자리, 부를 창출하고 그 과정에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는 기업가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한인 커뮤니티 전체의 힘이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1970년대 이후 이민 가정에서 자라 이제 성인이 된 1.5세, 2세들 사이에도 사업에 뜻을 둔 이들이 많다. 먹고 살기 바빠 앞뒤 따질 것 없이 주먹구구로 사업을 하게 된 부모 세대와 달리 자신이 받은 고등교육과 미국 사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창업하여 전문적으로 경영을 하는 이들이다. 자기 사업체 하나 꾸려가기도 바빴던 부모 세대와는 달리 이들은 업종은 달라도 사업하는 사람들끼리의 교류와 인간관계를 통해 함께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음을 알기에 일찍부터 모이는데 힘을 모으기도 한다.
5년전 실리콘 밸리에서 창립된 KASE(Korean American Society of Entrepreneurs: www.kase.org)는 현재 전국에 20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활발하고 작년에 남가주 지부, 뉴욕에 이스트코스트 지부가 생겼다. 작년 7월 첫 모임을 가진 남가주 지부(회장 스티브 리) 회원은 150명 정도. 이후 매달 50여명이 모여 ‘시스코’’스타벅스’등 미국 기업의 성공 사례들을 연구하고 있는 이 모임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 여러분들이 자랄 때는 물론 아직도 이민 1세 부모님이 자식에게 원하는 업종은 의사, 변호사, 엔지니어등 전문직이 인기인데 사업을 하게 된 동기는?
▲이: 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MBA를 받고 보니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필요한 테크놀로지 개발에 눈이 갔어요. 그리고 젊은 세대에 사업가들이 많아져야 한인 커뮤니티의 저력이 커진다는 확신도 있었고요.
▲정: 대학 졸업하고 컴퓨터 회사의 유럽 담당 영업 사원으로 일하며 상당히 잘 나갔었습니다. MBA를 하려다 저의 적성은 사람들을 만나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있다는걸 깨닫고 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인도, 중국계와 달리 한인 2세들은 전문직은 많은데 사업가는 너무 약세라 비슷한 한인들끼리 힘을 합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민: 저도 대학 졸업후 취직한 곳이 의료기 제조사였습니다. 유일한 한인으로 한국 쪽 일을 도맡아 하다보니 전문 지식도 쌓이고 고객 기반도 늘었습니다. 워낙 고가의 제품이라 고객과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할 수 있는 사업이므로 그를 기반으로 25살에 창업했습니다.
▲신: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메릴 린치, 모건 스탠리 같은 회사에서 일했지만 처음부터 벤처 캐피털에 관심이 많았어요.
보통 벤처 투자를 해서 5~7년을 기다려야 과실을 딴다는데 이제 3~4년 후면 경기가 좋아질테니까 요즘같이 사업체들을 싸게 살 수 있을 때 투자하려고 작년 1월에 회사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6명의 파트너중 CEO인 저를 포함, 3명이 한인입니다.
- 남가주에 KASE를 만들고 참여하는 이유는?
▲이: 미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아서 사회에 진출해 사업을 하고 보니 한인 롤 모델이 없더군요. 간혹 성공한 1세 사업가들이 계신데 저희들 욕심 같아서는 그런 분들이 젊은 세대들을 키워주시면 좋겠지만 기대하지 못할 것 같고요.
그렇지만 서로 힘을 합해 일하는 것을 배우며 자란 저의 1.5세, 2세들은 미국 비즈니스에서 인간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을 잘 알거든요. 이제 10년쯤 역사를 가진 한인 2세 기업들도 상당한 숫자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정: 사업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미국 시장에 도전할 아이템을 찾아 5년전 창업하면서 실리콘 밸리에서 생겨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던 KASE가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남가주에 와서 몇몇 한인 청년 사업가들과 함께 모여 공부도 하고 친교도 하면서 KASE 같은 조직이 아쉬워 지부로 들어가기로 했죠.
▲정: 현재 KASE 회원들은 잘 훈련되어 상당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연령은 30대가 중심이고 현재는 30~40대 초반이 많아 회의는 영어로 합니다. 하이텍 업종 종사자들이 많긴 하지만 업종은 다양합니다. 리무진 서비스, 스쿠터 제조, 화장품 제조하시는 분도 있고 저희는 모든 업종, 모든 연령층을 환영합니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한인 사업가들을 규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정치적 활동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신: 혹시 이곳에서 자금이나 기타 혜택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문의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보다는 네트워킹이 더 일차적인 목적입니다. 물론 아이디어가 좋고 회원간 상호 이익이 된다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일도 가능하겠지요.
- KASE의 간부진을 비롯, 젊은 사업가들이 오렌지카운티에 많이 자리잡는 이유는?
▲이: 저는 인터넷 붐 때 소프트웨어 사업을 시작했으니 좋지 않은 시기였긴 했지만 자금을 끌어들일 마지막 때였어요. 시카고에서 오렌지카운티로 옮겨와 창업한 이유는 이곳이 제 업종의 인력 시장이 크고, 가격 경쟁력도 있고, 커뮤니티 전체의 삶의 질이 좋기 때문이었어요.
▲정: LCD 모니터를 취급하는 저도 샌호세에서 회사를 창립했지만 2년전 어바인에 지사를 냈습니다. 이곳이 시장이 크고 인건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죠.
▲민: 의료장비를 취급하는 제게도 남가주가 시장도, 자원도, 인력도 풍부한 좋은 시장입니다. 태평양과 가까워 해외 시장 거래에도 유리하고요. 남가주의 의사인구는 북가주의 3배반이나 됩니다. 특히 어바인을 중심으로 반경 100마일 안에 80%의 비즈니스가 분포하고 있죠.
▲신: 저희 회사는 테크놀로지와 생명공학에만 투자하므로 생명공학 쪽에 투자할 기회가 많은 오렌지카운티로 왔습니다. 어바인은 물론 솔크, 스크립스 연구소등 첨단 생명공학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샌디에고에 모두 가까운 미션 비예호에 자리 잡았어요.
한인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꽃차가 신년 벽두 미국의 전통인 ‘로즈 퍼레이드’를 누볐다. 지난 100년동안 이 낯선 땅에서 먹고 입고 자식들 가르치며 살아 남느라 흘려온 그 많은 한인 이민들의 땀방울이 알알이 꽃송이로 피어나 미소짓는 것 같은 꽃수레였다.
바로 그 땀방울이 모여 미국사회에 이름을 떨친 대법관, 언론인, 운동선수들도 나왔고, 오늘도 미국 사회 각계에서 말없이 흘리는 한인들의 땀방울은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모여 흐른다. 이 젊은 사업가들의 땀방울에서 탐스런 꽃이 피어 21세기 한인 이민사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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