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식씨 일가...남편 부상. 큰 딸 중태
뉴욕 퀸즈에 거주하는 30대 한인 부부와 딸 2명이 3일 새벽 자택과 출근길에서 예리한 흉기에 찔려 부인과 둘째딸(7세)은 사망하고 남편과 큰딸(8세)은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시경은 이날 오후 퀸즈 모텔에서 양 팔목에 상처를 입고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버지니아주 거주 신무철(30)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체포하는 한편 이번 사건이 치정에 의한 것으로 판단,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시경에 따르면 오전 6시15분 범죄 신고를 받고 196-05B 65 크레센트에 출동한 퀸즈 프레쉬 메도우스 관할 107 경찰은 김숙(34)씨가 자택에서 예리한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각각 중상을 입은 김씨의 큰딸을 롱아일랜드 유태인 병원으로, 작은딸을 플러싱 뉴욕병원퀸즈센터로 급송했다.
시경은 사건 현장에서 심하게 부상당한 큰딸이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친척에게 달려가 경찰신고를 부탁하고 있을 당시 퀸즈 엘머스트 98가와 55 애비뉴에서 목을 흉기로 찔린 김씨의 남편 김현식(38)씨가 인근 115 경찰서를 찾아 "집에 가서 아내와 딸의 안전을 확인해 달라"고 신고해 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인근 엘머스트 병원으로 급송돼 수술을 받고 회복실로 옮겨졌으며 롱아일랜드 유태인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큰딸도 ‘중상이지만 안정된 상태’로 회복중이다. 그러나 플러싱 뉴욕병원 퀸즈센터로 옮겨진 둘째 딸 클라라 김양은 오전 11시05분 수술을 받다 사망했다.
경찰은 남편 김씨와 큰딸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 이날 오후 3시25분 퀸즈 215가와 노던 블러바드에 위치한 ‘앵커 인 모텔’ 주차장에서 김씨의 사건 현장에서 목격된 초록색 포드 익스플로러를 발견했다. 이어 모텔방에서 양쪽 팔목에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는 신씨를 인근 플러싱 뉴욕병원 퀸즈 센터로 옮겼다.
경찰은 버지니아주에서 살고있는 신씨와 살해된 김씨 부인이 한때 버지니아주에서 동거한 사실을 확인하고 신씨가 사건을 저지른 뒤 자살을 기도한 치정 사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용일·정지원 기자> yishin@koreatimes.com
■ 남편.큰딸 상태 안정
신티아 미스카 플러싱 뉴욕 병원 퀸즈센터 대변인은 "병원으로 급송돼 수술을 받던 7세 여자 어린이는 오전 11시05분 수술대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테아 웰치 롱아일랜드 유태인 병원 대변인은 오후 3시 본보와의 통화에서 "병원으로 이송된 8세 여자 어린이는 수술을 받았으며 중상이지만 안정된 상태다"고 말했다. 웰치 대변인은 "병원 규정상 더 이상은 말할 수 없다"고 미안한 듯이 말한 뒤 "어린이의 가족은 어떻게 됐느냐"고 질문했다.
엄마와 동생은 사망하고 아버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안정된 상태라고 대답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이가 고아가 안된 것이 천만 다행이다. 병원에서 일하면서도 이런 일을 접하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한숨을 쉬었다.
엘머스트 병원의 센토르첼리 대변인은 "병원으로 급송된 김현식씨는 수술을 받고 3일 오후 3시 현재 회복실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친지들이 전한 참변 순간
두 딸이 온몸 던져 ‘엄마 보호’ 피범벅 큰 딸이 가까스로 신고
"어린 것이 엄마를 보호하려다 죽었습니다. 그 아이가 유별나게 예쁜 일 만 한 아이 거든요.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부모 잘못에 어린 것이 희생돼다니..."
김현식(38)씨 가족의 친인척은 무엇보다도 이날 사망한 김씨의 둘째 딸 클라라(7)의 죽음에 애석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의 집에서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한 친척은 "아무도 이번 일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집을 찾은 취재진에게 문을 굳게 닫았다.
이 집은 이날 새벽 칼부림을 당하고 피범벅이 된 큰 딸이 달려와 도움을 요청한 곳.집 문을 사이에 두고 전화로 인터뷰한 이 친척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중간, 중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온 몸이 피에 젖은 큰애가 달려와 ‘엄마가 숨을 안쉰다’, ‘동생도 다쳤는데 못살 것 같다’며 ‘빨리 사람을 불러야 한다’고 알려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어린 것들이 엄마를 보호한다고... 엄마를 감싸고 달려들어... 이렇게, 이렇게...."경찰과 김씨의 친척, 주변인물 등에 따르면 김씨 부부는 약 9년전 결혼, 남편은 헌츠 포인트 마켓에서 딜리버리트럭 운전을, 부인은 남편의 누나가 운영하는 네일 가게에서 일했다.
부부는 P.S. 21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갔다.그러나 주변에 따르면 얼마전 부인이 집을 나가 부부가 몇 개월간 별거했다. 부인은 워싱턴D.C.에 살다 며칠전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남편과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새롭게 가정을 꾸려나가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부인 김씨가 남편과 별거할 당시 함께 한 버지니아주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진 신무철(30)씨로 보고 검거했다.
경찰은 신씨가 김씨의 남편을 엘머스트 지역으로 유인해 살인를 시도한 뒤, 집으로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경찰발표 사건 개요
1. 3일 오전 6시15분 프레쉬 메도우 관할 107 경찰서는 범죄 발생 신고를 받고 196-05B 65 Crescent 에 출동, 흉기에 찔린 아시안 여성(김숙, 34), 8, 7세 아시안 여자 어린이 등 3명을 발견.
2. 34세 아시안 여성은 현장에서 사망 확인. 8세 어린이는 롱아일랜드 유태인 병원으로, 7세
어린이(클라라)는 플러싱 뉴욕병원 퀸즈센터로 급송, 사건 조사.
3. 오전 5시58분 엘머스트 98가와 55 애비뉴에서 목을 흉기로 찔린 아시안 남성(피살자의 남편 김현식, 38세)이 택시를 잡아타고 115 경찰서로 와 자신의 집에 가서 부인과 딸의 안전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거의 같은 시간 흉기에 찔린 8세 아시안 어린이(큰 딸)가 인근 친척집으로 도피해 사건 발생 사실을 알림.
관할 107 경찰은 프레쉬 메도우 집에 출동, 몸을 흉기에 찔린 34세 아시안 여성 발견. 여성은 현장에서 사망 확인. 경찰은 8세 어린이를 롱아일랜드 병원, 7세를 플러싱 병원으로 급송.
4. 플러싱 병원으로 옮겨진 7세 어린이 오전 11시05분에 사망. 롱아일랜드 병원 8세 어린이
는 중태. 남편 김씨는 엘머스트 병원에서 안정된 상태.
5. 베이사이드 관할 111 경찰서는 오후 2시45분 215가와 노던 블러바드 소재 ‘앵커 인 모텔’ 주차장에서 주차중인 초록색 포드 익스플로러 발견. 현장 조사결과 양쪽 팔목을 흉기로 그은 30대 아시안 남성을 발견, 플러싱 뉴욕병원 퀸즈 센터로 옮김. 현재 범죄 혐의적용 여부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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