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아오면서 주부들에게 맡겨진 과제 중 하나는 일년치 살림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맞벌이 주부는 가사부담을 줄이면서 가정과 직업생활을 효율적으로 병행할 궁리로, 전업주부들은 가족들에게 편안한 보금자리를 꾸며주고 보다 알뜰한 살림의 지혜를 짜내느라 요리조리 생각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반복되는 가사부담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되기 위한 일년치 집안 일 해결전략을 연초에 미리 세워 월별로 실행해보자.
◈1월-다락
다락 속의 물건 목록을 작성해 다락문에 붙여둔다. 품목별로 목록을 정리, 상자별로 나눠 담고 여행가방에는 작은 물건들을 모아둔다. 상자 옆면에는 내용물 목록을 써서 붙이고 다락 천장이나 벽에는 못을 박아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걸어 둔다. 다락의 환풍기 날개 청소는 기본이고 보관 중인 가구는 낡은 침대시트로 덮어 직사광선에 의한 손상을 방지한다. 벽면이나 천장 틈새의 비가 샌 흔적, 터마이트, 쥐의 배설물 여부를 확인해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2월-식당
잘 쓰지 않는 식기는 기부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처분한다. 테이블 덮개와 천 냅킨 등은 깔끔히 세탁하고 풀을 먹여 언제든지 쓸 수 있게 준비해둔다. 멋진 접시가 있다면 장식장에 처박아두지 말고 특수걸이를 이용해 식당의 벽면을 장식해보자. 조화 꽃은 헤어드라이어로 먼지를 제거하고 은그릇, 샹들리에, 유리잔에 묻은 손자국도 닦는다. 식탁 위의 전구는 침침
하지 않게 새것으로 바꾸고 색 전등을 섞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큰 유리그릇에 제철과일이나 초목, 솔잎을 담아 식탁을 장식한다.
◈3월-부엌
매일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은 찬장에 보관하고 응급 시 연락처도 번호를 확인해 새로 작성한다. 냉장고는 완전 해동시킨 뒤 레몬조각으로 내부를 청소하면 잘 닦인다. 유효기간이 지난 식품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먹다 남은 음식은 전량 폐기한다. 수저는 베이킹 소다로 닦고 커피메이커도 식초와 물을 섞어 수 차례 걸러내려 안쪽에 쌓인 찌꺼기를 씻어낸다. 오븐
손잡이도 뜨거운 물에 불려 닦고 플라스틱 캔 뚜껑은 기름병 깔개로 재활용한다.
◈4월-침실
나이트 스탠드 위에 쌓인 불필요한 물건을 치운다. 정전에 대비, 손전등을 준비해두고 짝을 잃었거나 고장난 귀걸이, 구멍난 양말은 버린다. 용도에 따라 물품을 나눠 서랍을 정리하고 철지난 옷과 장신구는 상자에 담아 별도 보관한다. 침대 매트리스는 사방으로 한번씩 뒤집어 사용하고 청소기로 먼지도 제거한다. 이부자리는 빨고 옷장 서랍에는 윈터그린 오일을
적신 솜뭉치를 넣어두면 좀 먹는 것을 방지해준다. 서랍 손잡이, 전등 스위치, 문틀의 나사도 조여주고 방이 너무 어두우면 얇은 천의 창문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바꾼다.
◈5월-패밀리룸
낡은 비디오 카메라, 턴테이블 등 자주 쓰지 않는 가구나 전자제품은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다른 방으로 가야할 물건들은 뚜껑이 달린 박스에 한데 모았다가 주말 아침에 한꺼번에 정리한다. 천장에 달린 팬, 액자, 서랍장의 먼지를 제거하고 카펫과 소파의 얼룩도 제거한다. 천 소파가 낡아 색이 바랬다면 새 천으로 소파 커버를 만들어 씌운다.
◈6월-세탁실
세제는 한 곳에 보관할 수 있도록 선반을 만들어 달고 청소도구도 한 쪽으로 모아둔다. 세탁건조기에는 자석고리를 달아 떨어진 단추, 동전을 모은다. 다리미질 판도 벗겨 빨고 철판은 흰 식초로 닦으면 깨끗해진다. 빨래 바구니에 베이킹 소다를 넣어두어 역한 냄새를 줄일 수 있다. 세탁실이라고 흰 벽만 고수하지 말고 예쁘고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페인트칠해 즐
겁게 빨래한다.
◈7월-옷장
몸에 맞지 않는 옷, 1년 이상 입지 않은 옷은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플라스틱 옷걸이를 사용하면 옷의 수명을 늘릴 수 있으며 옷의 종류에 따라 다른 색깔의 옷걸이를 사용하면 정리하기가 쉽다. 옷걸이 봉을 왁스 페이퍼로 닦아주면 옷걸이가 잘 움직이고 먼지 제거효과도 있다. 철지난 옷은 별도의 상자에 보관하고 느슨해진 단추나 고장난 지퍼도 고쳐둔다. 옷장 벽
을 세미글로스 페인트로 칠하면 옷장 안의 옷 먼지가 쉽게 눈에 띄어 청소가 쉬워진다. 지갑이나 작은 소지품은 바구니나 상자에 모아 정리해둔다.
◈8월-거실
창가에는 귀중한 물품을 진열하지 않는다. 직사광선으로 색이 바랠 수 있기 때문. 벽난로는 안쪽까지 깨끗이 청소해두어 겨울을 대비한다. 소파 쿠션과 방석은 주기적으로 뒤집어 사용한다. 이 때는 마루의 광택내기가 좋은 시기. 새 칠을 덧입혀보자. 책장 서적은 필요한 책을 제외하곤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철 지난 카탈로그와 잡지는 재활용한다. 장식용 초를 모아
벽난로에 두면 겨울 분위기를 낼 수 있고 쓰지 않는 예쁜 담요도 대바구니에 담아 겨울이 올 때까지 장식용으로 사용한다.
◈9월-홈 오피스
각종 고지서와 서류는 종류별로 다른 색깔의 파일을 만들어 정리하면 수월하다. 폐기서류는 반드시 분쇄기에 버려 신분도용을 예방한다. 컴퓨터 디스크나 CD는 투명한 플라스틱 포켓에 넣어 바인더에 보관하면 편리하다. 사무실 의자나 책상 커버를 새것으로 바꿔도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 두뇌회전이나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질구레한 물
건들은 서랍이나 작은 박스에 모아두고 사용한다.
◈10월-욕실
유효기간이 지난 약품은 과감히 폐기 처분한다. 욕실 약장은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장소로 옮기고 헤어드라이어, 전기면도기 보관함으로 사용한다. 오래된 비누나 샴푸도 버리고 샤워커튼 고리의 녹도 제거한다. 욕조는 레몬주스로 닦으면 깨끗해진다. 샤워커튼과 욕조의 미끄럼 방지 매트는 세탁기에 식초 반 컵을 넣어 미지근한 물로 빨면 깨끗해진다. 재미난 도안이 그려졌거나 과감한 색상의 샤워커튼 욕실 분위기를 바꿔본다.
◈11월-차고
비료, 새 모이, 토양봉지 등 정원용품은 플라스틱 쓰레기 봉지에 담아 보관한다. 자전거는 공간 활용과 타이어 보호를 위해 벽에 걸어 둔다. 잔디 깎는 기계도 고장난 곳은 미리 수리해 봄을 대비한다. 거미줄과 해충을 제거하고 금속기구에는 기름칠을 해 녹을 방지한다. 현관문의 색깔을 바꾸거나 헐거워진 못과 손잡이도 조여둔다.
◈12월-놀이방
놀이방의 선반은 어린이의 키에 맞춰 낮게 달고 장난감을 정리할 수 있게 한다. 작거나 예리한 장난감은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보관한다. 장난감의 일부는 창고에 보관해 두고 가끔씩 내용물을 교체해준다. 어린이 천식 예방을 위해 놀이방 카펫이나 바닥의 먼지는 깨끗이 청소해준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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