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1달러 캠페인’ 보조맞춰 태동. 예산부족 한인봉사단체 적극지원
이민 100주년을 맞아 뉴욕한인사회에 ‘젊은 피’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조원일 뉴욕총영사가 지난해 3월 시작한 ‘1인 1달러 캠페인’을 계기로 한인 1세들과 2세들이 함께 준비 기간을 거쳐 8일 출범시킨 ‘한인커뮤니티재단’(The Korean American Community Foundation, KACF)이 바로 ‘젊은 피’ 시대의 선봉장이다.
재단은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여러 봉사단체들의 재정을 지원해 한인사회의 방향과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한인사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들로서 책임감을 갖겠다는 의미다.
재단은 특히 한인사회와 미 주류사회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는 2세들이 1세들로부터 후원과 자문을 얻어 실질적인 운영세력을 이룬 구조가 특징이다.
뉴욕 한인사회는 이민 1세들의 피땀 흘린 노력으로 수많은 2세 인재들을 배출해냈다. 그러나 2세들의 한인사회 문제 참여는 그렇게 왕성하지 못했다. 이같은 현실적 한계를 고민해온 몇몇 1세와 2세들이 마침 조 총영사의 ‘1인 1달러 캠페인’과 보조를 맞춰 KACF를 태동시킨 것이다.
’1인 1달러 캠페인’은 기부(Donation) 문화가 활발하지 않은 한인사회에서 하루에 1달러를 모아, 뜻은 좋으나 재정이 부족한 한인단체들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한명이 하루에 1달러를 기부하면 1년이면 365달러로 1,000명만 동참해도 매해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각 단체에 투입할 수 있는 돈이 36만5,000달러에 달한다.재단은 이같은 예산을 집행을 집행하면서 한인단체들이 미국정부와 미 주류사회에서도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각종 ‘행정’ 지원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실제로 현재 한인사회에는 크고 작은 다목적 비영리 단체가 170여개에 달하나 미 정부 또는 주류사회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는 단체는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연간 6,000만 달러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뉴욕시 청소년과 이민 가정을 위해 사용하는 ‘뉴욕시 청소년 및 지역개발국’에 따르면 한인사회 단체들은 같은 아시안인 중국인 단체들에 비
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너무도 허약하다.
대다수 한인단체들은 한인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는 하면서도 비영리 단체의 기본인 비영리 단체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회의록, 활동요지, 재정기록 등이 정부 또는 민간기업과 단체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또 그럴싸한 이름을 달고 있지만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명목상 단체, 임원만 있고 실제 회원은 없는 ‘명함판’ 단체들도 적잖다.
뉴욕시 중국인 단체들이 정부로부터 1억달러 상당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는데 비해 한인사회 단체들이 받고 있는 돈은 불과 110만달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한인단체들의 운영형태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따라서 법조계, 금융계, 사회봉사 분야, 언론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2세들과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1세들로 구성, 출범한 KACF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 다음은 KACF 임원 및 이사들과의 일문일답
-발족 동기는.
*미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2세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한인사회 참여는 매우 저조하다. 2세들이 한인사회 참여를 꺼려하는 것이 아니라 한인사회에 참여 할 수 있는 뚜렷한 통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 1세 한인단체를 통해 봉사해보려 했던 2세들이 그동안 많이 있었다.
그러나 몇몇 단체들이 2세들을 단순한 기능인력으로만 생각, 동등한 참여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여러 장벽이 있었다. 이로 인해 아예 참여를 포기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한국어가 서투른 2세들이 영어가 서투른 1세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은 것도 2세들이 한인사회 봉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큰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한다.
그래서 뜻은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많은 한인 2세들이 아쉬워하던 마당에 ‘1인 1달러 캠페인’ 소식을 접하고 "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나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 동안 2세들의 딜레마를 우려하고 있던 뜻있는 1세들을 만났고 여러 차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조율, KACF를 발족하게 된 것이다.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1세와 2세들이 서로 힘을 합하는 것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아니다. 그러나 하나 같이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KACF는 무엇이 다른가?
*이사진과 임원진을 보면 된다. 법조계, 의료계, 금융계, 문학계, 언론계, 사업가 등 각자가 직장과 사회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KACF를 발족시키면서 작성한 회칙은 책 한권에 달한다. 회장이 변호사 이기에 법적인 면에서 각별한 신경을 썼다. 회계 또한 전문인이 담당하고 있고 잘 알다시피 활동 홍보를 비롯한 모든 대외관계는 유명 방송인이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인사회와 주류사회 단체활동 경험이 풍부하고, 기업 운영 경험이 많은 1세들의 참여가 실제로 KACF를 운영해 나갈 2세들에게는 큰 자산이다.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기를 어제, 오늘 결정한 사람들이 아니다. 한국이 모국이라는 관념이 뚜렷하고 미국에서 나름대로 성공, 얻은 것을 한인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사람들이다. 앞으로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
-KACF의 어떠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나?
*KACF는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보면 된다. 주류사회와 한인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2세들이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앞장서는 운동이다. 일단 KACF의 활동을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기금을 모으고 둘째는 모은 기금을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기금모금은 ‘1인 1달러 캠페인’과 각종 기금모금 행사를 통해 실시할 계획이다. 단체 지원은 한인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의 현황을 파악, 그들의 필요에 따라 제공할 방침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러 활동을 통해 2세들을 서로 묶고, 2세와 1세를, 한인사회를, 한인사회와 타민족사회, 그리고 주류사회와의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 KACF의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는 ‘차세대 지도자’들을 배출해내는 것이다. 여러 활동을 통해 우수한 한인들을 발굴해 내고, 그들의 지도력을 키워서 주류사회와 한인사회의 지도자가 되도록 하는
장기적인 미션(Mission)이다.
-KACF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1인 1달러 캠페인’을 내세운 것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모두들 바쁜 생활을 하므로 뜻이 지가 않다. 하루에 1달러를 KACF에 기부함으로써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약정금은 연 365달러인데, 매달 30달러씩, 3개월마다 90달러, 1년에 180달러를 두 차례 나눠서 지불할 수도 있다.
또 기부자는 자신의 기부금이 사용되어지기를 바라는 특정 분야를 지목할 수 있다.그러나 반드시 연 365달러를 기부해야 KACF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형편에 따라 더 적은 금액을, 또는 더 많은 금액을 약조할 수도 있다. 꼭 돈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봉사할 수도 있고, 자신의 전문성, 서비스, 품목 등을 제공해 봉사할 수도 있다.
이외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는데 자원봉사자는 KACF에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많이 참여할수록 좋다. KACF는 현재 ‘사업개발위원회’, ‘기금모금위원회’, ‘기금배포위원회’, ‘대외관계 및 언론위원회’, ‘회계감사위원회’, ‘법률위원회’ 등으로 활동이 분류돼 있으며 이들 위원회 모두가 자원봉사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뜻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KACF가 조원일 뉴욕총영사의 ‘1인 1달러 캠페인’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조 총영사의 권유로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 따라서 조 총영사가 귀임하면 단체가 흐지부지 해 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1인 1달러 캠페인’에서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조 총영사가 2세와 1세들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관저에서 만찬을 베푸는 등 KACF의 발족을 적극 지원, 큰 기여를 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KACF가 설립돼 이사회가 있고 집행부가 있는 만큼 단체가 한 사람에 의해서 움직이거나 흔들리지는 않는다. 물론 조 총영사의 권유로, 그와의
친분 관계로 봐서 가입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앞으로 KACF가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을 갖게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 그리고 ‘1인 1달러 캠페인’은 KACF의 활동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 캠페인은 KACF의 동참을 유도하면서 기본 재정을 마련하는 한 방법이다. 이 캠페인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단체의 전부는 아니다. 기금모금에 있어서는 앞으로도 색다른 여러 방법을 강구해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1년 뒤의 KACF는.
*주류사회와 한인사회로부터 한인사회발전에 노력, 기여한 단체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한인 인재들의 ‘인력 풀’로 자리할 것이며 이미 한인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단체들이 더욱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결실이 있을 것을 믿는다. 그러나 조급해 하지는 않는다. 한인사회 미래를 위해 기반을 닦는다는 자세로 모든 일을 서두르지 않고 완벽하게 처리하는데 더욱 중점을 둘 것이다.
■ 초대회장 황성철 변호사
"어깨 무겁지만 기쁜마음"
"저희 2세들은 한인사회로부터 얻은 것이 너무 많습니다. 한인사회를 위해 뭔가를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은 늘 갖고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라 이 문제가 늘 마음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1인 1달러’ 캠페인 소식을 듣고 매우 반가웠습니다. 이제 내가 한인사회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기 때문에 동생과 함께 적극 나서게 된 것입니다."
10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8일 출범한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의 초대회장 황성철(38) 변호사.그는 한인 1세와 2세들이 서로 힘을 합해 구성한 KACF의 초대회장직이 무겁지만 기쁜 마음으로 수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등학교 시절 외교관 부친을 따라 미국에와 다트머스 대학을 거쳐 코넬 법대를 졸업했다. 맨하탄 합동법률사무소 ‘필립스 나이저’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황 회장은 자신이 한인이라는 뚜렷한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갖고 있다.
"KACF는 무엇보다도 저와 같은 2세들이 한인사회의 발전이라는 기치 하에 뜻을 모아 서로 교류하고 봉사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인 2세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KACF를 통해 2세들을 서로 조직하고, 1세와 2세들이 갖고 있는 거리감을 좁혀나갈 계획입니다.
또 한인사회와 타민족사회를 연대하고, 한인사회를 주류사회로 끌고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그동안 한인사회가 내부 위주로 팽창하는 것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했다는 황 회장은 "KACF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하고 투명성 있게 운영토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인사회를 위해 이미 활동하고 있는 봉사단체들에게 재정을 지원함으로써 한인 2세들에게 주어진
한인사회 발전 의무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맨하탄 ‘제이콥 메딩거 앤드 피니건’ 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황 회장의 쌍둥이 동생 황준철 변호사도 KACF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문 서진형 사장
"2세 주역시대 적극 뒷받침"
"사실 우리 1세들이 2세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재정적인 차원에서입니다. 물론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그들의 자문 역할을 할 수는 있으나 솔직히 말해 이곳에서 교육받고 전문인이 된 2세들이 미국 사회와 사회구조에 대해서는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2세들이 한인사회를 타민족 사회와 연대시키고, 한인사회를 미 주류사회에 소개하는 일의 주역이 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당연히 우리 1세들은 그들이 이같은 일을 순조롭게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지요."
한인 1세들과 2세들이 힘을 합해 발족시킨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의 자문 역할을 하게된 서진형(53) 트라이프로사(Tripro Corp.) 사장.
1978년 한국 (주)제이리 프로덕트 뉴욕지점장을 역임하고 83년 프라이프로사를 설립,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키운 서 사장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 ‘IMS 비즈니스 시스템사’의 국제담당 회장직을 맡고 있다.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 팬아시아 뱅크 설립인 겸 이사장, 해외한인무역인협회 수석부회장, 연세대학교 뉴욕동창회 부이사장,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공동후원회장 등 한인사회 활동경력도 화려하다.
사업과 사회활동 경험을 겸비한 서 사장이 한인사회 봉사 활동에 나선 KACF의 자문역할은 단체를 운영해 나갈 2세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 교육받은 1세들이 한국문화를 갖고 미국에 왔을 때는 사실 현지 적응에 급급했습니다. 이제 자녀들이 성장, 우리의 생활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마당에 이제 우리가 할 일은 2세들에게 ‘아이덴티티’를 갖게 하고 그들이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일이 남았습니다. 한인사회 발전에 뜻을 모은 2세들이 자본이 모자라 활동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뜻이 같은 1세들과 협력해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KACF의 크고 작은 일을 2세들과 논의, 의지에 가득찬 2세들의 활동 방향을 가이드해주는 중요한 역할이 주어진 서 사장은 이 단체의 발족은 이미 한인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존 한인단체들에게는 ‘단 비’ 같은 소식이라고 설명한다.
"KACF의 주요 활동은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으나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체들을 파악해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기존 단체들이 더욱 튼튼한 기반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2세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자연스럽게 거대한 우수인력 ‘풀’(Pool)을 구성하고 이같은 ‘풀’은 한인사회를 위해 활용되는 것이지요."
서 회장은 이미 KACF 웹사이트, 기금모금 행사, KACF 1세 회원 확보 등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KACF연락처
Korean-American community Foundation PMB 46012
140 Broadway, 46th Floor
New York, NY 10005
Mr. Jin Hyoung Seo(서진형), 전화 (212) 563-5255
Dr, John S. Hong(홍준식), 전화 (718) 268-3002
Website: www.kacfoundation.org(공사중)
■ KACF임원
홍준식, Chairman
황성철, President
서진형, Chief Operating Officer
송은하, Treasurer
정알렉스, Secretary
김제임스, Assistant Secretary
■ KACF이사.
장주주(ABC 뉴스 기자), 지영석(랜돔 하우스 아시아 회장), 홍준식(의사), 김영만(전 KOCHAM 회장), 고태천(베델 무역 및 부동산회사 사장), 나캐런(JP 모간 체이스 퀸즈지부장), 임무산(부동산 개인 사업가), 서진형(IMS 비즈니스 시스템 국제담당 회장), 송우석(인트라 스피어 테크놀리지 회장), 황준철(제이콥 메딩거 엔 피네간 법률회사 변호사), 황성철(필
립스 나이저 법률회사 파트너), 임데니스(시티그룹 프라이벳 뱅크 부사장), 윤경B.(다큐멘타리 비디오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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