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집 짓는 ‘해비타트 포 휴매니티 오렌지카운티’
저소득층에 1% 다운 0% 이자로 내 집 마련 기회 제공작년 월드컵 대회 이후 우리 한인들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에 공감하며 살았는데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 역시 꿈과 함께 시작됐다.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합해 수수한 집을 지어서 이윤도, 이자도 붙이지 않고 필요한 이에게 융자까지 제공해 팔고, 그 집을 산 사람이 내는 페이먼트와 각종 기부금, 모금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또 집을 짓고, 융자를 해줘서 궁극적으로 온 세상 빈곤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자는, 거의 꿈과 다름없는 생각이었다.
1984 년부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참여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만 1976년에 밀러드와 린다 풀러 부부가 그런 꿈을 가지고 조지아주 아메리커스에 설립한 초고파 기독교 비영리단체 ‘해비타트 포 휴매니티 인터내셔널’이 그동안 전 세계에 12만 5,000여채의 주택을 신축, 개축해 가난한 이들에게 삶을 담을 그릇을 마련해주는 동안 그 꿈은 오렌지카운티에서도 1988년부터 영글어 왔다. ‘해비타트 포 휴매니티 오렌지카운티’는 100~106번째 집의 기공식이 지난 11일 코스타메사에서 있었으니 벌써 300여명에 내 집 장만의 기쁨과 자부심을 안겨준 99채에 더해 올해 또 11채가 지어지기까지 5,000여명을 헤아리는 자원봉사자들과 12명의 직원, 사무실, 건축자재상 ‘리스토어’에 이르기까지 그 꿈은 날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사무총장 피트 메이저는 말한다. 현재 오렌지카운티 주민 중 해비타트 주택을 소유할 자격을 가진 사람은 14만7,534 가정이 넘는데 애나하임, 브레아, 코스타메사, 헌팅턴 비치, 어바인, 란초 산타 마가리타, 샌타 애나등지에 지어진 집은 고작 100채 남짓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건축 현장 뿐 아니라 산하 22개 위원회에 자원 봉사하러 오는 사람들은 계속 이어지고, 자신이 살 집을 직접 짓는 감격, 집 없는 이에게 집을 지어주는 보통 사람들의 작은 정성이 합해 기적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아침 8시, 코스타메사의 포모나 애버뉴에서 열린 기공식에는 200여명이 참석, 성황이었다. 현재 이곳에 있는 낡은 주택 4채를 헐고 그 자리에 6가구가 입주할 2채의 단독 주택과 2채의 듀플렉스를 지을 예정으로 거기 입주할 가족들과 이번 공사의 스폰서, 자원 봉사자들이 한데 모여 서로 인사하고 성직자의 축복을 받는 자리였다. 익스페리언, 홈 디포, 퍼스트 팀, 센텍스 홈 같은 업체 직원, 한인 제니퍼 김양을 포함한 풀러튼의 서니힐스 고교 해비타트 포 휴매니티 클럽 같은 단체 및 개인 자원 봉사자들은 물론, 그 집에 입주할 예정인 가족들도 함께 이미 전문가들이 석면같은 유독물질을 제거한 기존 건물의 벽과 천장부터 허물어 내리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부분은 전문가를 동원하지만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 매주 화~토요일 아침 7시30분부터 낮 3시30분까지 일해서 집 한 채를 짓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보통 9~10개월. 가끔 몇주일만에 집 한 채를 뚝딱 지어버리는 ‘블릿츠’도 하는데 바로 지난 12월에는 스페셜 올림픽 출전 선수들까지 참여한 가운데 샌타애나에 장애인을 위한 집 한 채를 1주일만에 완공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여성들이 주로 자원봉사해 지은 ‘위민 빌드’ 주택도 세 채나 된다.
건축 현장에 가면 헬멧부터 장갑, 마스크까지 모든 필요한 장비가 준비되어 있어 자원봉사할 사람은 그냥 시간 내서 몸만 가면 된다. 집 짓는데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은 현장에서 배울 수 있고, 꼭 집 짓는 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부분에서도 얼마든지 봉사할 수 있다.
해비타트가 3년전, 기증 받은 건축 자재 중 집 짓고 남는 것들을 판매하기 위해 사무실 옆에 차린 ‘리스토어(ReStore)’에서 일하는 것도 그중 하나. 타일, 수도꼭지, 욕조, 창틀등이 줄지어 진열된 하드웨어 스토어인 ‘리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80%가 새것이지만 타임 셰어 콘도 같은 곳에서 일정기간 지나면 기증하는 가구, 냉장고, 싱크, 세탁기등의 중고품도 있다. 가격은 일반 스토어보다 최소한 50% 싸고 일반 상점에서 찾기 힘든 물건들도 많다. 개업시간은 매주 화~토요일 상오 9시~하오 5시다. (714)434-6202.
앞으로 지금은 하나 뿐인 ‘리스토어’를 카운티내 각 지역에 서너개 열 것을 희망하는 메이저는 한인을 포함, 미국에 가져온 돈도 없고, 든든히 보살펴줄 사람도 없는 최근 이민자들이라면 해비타트 입주를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현재 오렌지카운티의 중간 주택가는 36만9000달러, 중간 렌트비는 1207달러인데 해비타트가 11만 달러쯤 들여 지은 샌타애나의 인근 집들의 시가가 25~30만달러고 코스타메사에서 25만달러는 줘야 살 수 있는 정도의 새집을 해비타트 입주자는 9만5000달러에 구입하며 수입의 30%만 집 페이먼트로 내면 되기 때문이다.
한인으로는 유니스 장씨(38)가 올 봄, 10년전에 지은 란초 산타 마가리타의 629스퀘어피트의 원 베드룸 콘도 입주를 앞두고 열심히 ‘스웨트퀴티’를 쌓고 있다. 2년전에 신청해 작년 8월에 입주자로 선정돼 9월부터 250시간의 자원 봉사와 함께 금전 관리, 부모 노릇, 분노 관리, 크레딧 관리등 입주자가 반드시 이수해야하는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데 인터뷰 2번, 크레딧, 재직증명, 은행 스테이트먼트, 세금 보고등 경과는 복잡했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해 생전 처음 가져보는 내 집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다. 장씨가 이룰 내 집 마련의 꿈은 함께 이루어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더욱 아름다왔다.
<김은희 기자>
■해비타트 주택 입주지원 자격
오렌지카운티 해비타트는 매달 첫 번째 화요일 저녁 6시30분에 오렌지 시에 위치한 세인트 조셉스 센터에서 자원봉사자 오리엔테이션및 위원회 회의를 열어 지속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을 훈련시키며 매달 한번씩 뉴스레터 ‘코너스톤’을 발행한다. 자원봉사 및 자재 및 자금 기증을 언제나 환영하는 한편 해비타트 주택에 입주하기를 바라는 사람의 신청서도 항상 접수한다. 입주자격은 아래와 같다.
1. 현재 집을 소유하지 않았고, 장기적으로 기거할 적절한 주거 환경을 확보하지 못한 이 2. 적어도 꾸준한 소득원이 있고 금전문제에 있어 책임의식이 입증된 사람, 3. 가족의 총 연간 소득이 오렌지카운티 중간 소득의 반을 넘어서는 안되며(4인 가족 3만7800달러), 4. 주택 가격의 1%에 해당하는 다운 페이먼트와 1500달러를 넘을 수 없는 클로징 비용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하며, 5.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사람으로, 6. 해비타트 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할 의사를 가지고 부부의 경우 500시간, 독신의 경우 250시간 이상의, ‘스웨트퀴티(sweat equity)’라 불리는 자원 봉사를 해야한다.
신청자를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모임이 매달 열리며 (714)825-8870 교환 208로 전화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해비타트 포 휴매니티
오렌지카운티
주소 2165 S. Grand Ave.
Santa Ana, CA 92705
전화 714-434-6200
www. habitato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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