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발행일자: 12월 28일 2002년 D1면
대학입학 준비로 고교 졸업반 학생들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때. 지난주 본보는 명문대학교 조기입학 전형에 합격한 뉴욕일원의 자랑스런 한인학생 5명을 소개한 바 있다. 이후 더욱 많은 한인 조기 합격자들의 소식이 속속 본보로 이어지고 있어 이번 주에도 4명의 명문대학 조기 합격자를 추가로 소개한다.
◎조한얼
코넬대학교 엔지니어링 학과에 조기 합격한 조한얼군은 브롱스 과학 특수고교에 재학 중으로 화가이자 머시 칼리지 겸임교수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한 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엔지니어링과 물리, 컴퓨터에 푹 빠져있는 과학도이다.
과학 과목 중에서도 특히 물리를 좋아해 학원에서는 어린 후배들의 물리과목 보조교사로서 그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 군의 학습요령은 바로 `집중’하는 것. 조 군은 "아무리 10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더라도
집중하지 않는다면 단 2시간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부는 시험이 내일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해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에 이민 온 조 군은 부모와 함께 한국 비디오를 교재 삼아 공부한 덕에 지금껏 한국어 실력도 녹슬지 않았다고 한다.
조 군은 특히 사람들과 대화하고 어울리는 일을 즐거워할 뿐 아니라 사교성이 강해 친구들 사이에서는 마당발로 통하는 인물. 또한 청중을 휘어잡는 흡입력 강한 말솜씨와 재치까지 겸비한 덕에 크고 작은 행사에서 사회를 도맡으며 일약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조기 합격 후 겨울방학을 맞게 된 조 군은 뉴욕 주니어 어치브먼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덕분에 오는 1월에는 세계적인 대기업 CEO들의 하루 업무를 동행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돼 요즘 한창 부풀어 있는 중이다.
조 군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바로 컴퓨터에 관심 있는 한인노인들에게 자신이 가진 컴퓨터 지식을 나눠주며 봉사하고 싶다는 것. 운동과 미술, 음악 등 모든 분야에 취미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만능 재주꾼 조 군은 중견화가인 아버지 조성모씨와 어머니 윤선숙씨 사이의 1남1녀 중 첫째.
◎장민준
스스로를 `개천에서 용 났다’며 겸손하게 소감을 밝힌 장민준군은 이민 온지 3년만에 코넬대학교 아트 & 사이언스 칼리지에 조기 합격된 상태.
장 군은 "합격 통지서를 받아 들고는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가족들과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한국 친구들에게도 이 소식을 알리며 벅차 오르는 감격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카도조 고교에 재학 중인 장 군은 "이민 와서 적응하는데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부모님이 열심히 일하며 고생하시는데 자식된 도리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학습의 원동력은 부모님이었음을 강조했다.
농구와 오락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장 군은 "이민 초기에는 한창 한국이 그리웠던 시기였지만 부모님은 한국 비디오도 빌려오지 않았다. 대신 또래 친구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대화의 시간을 배려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화학과목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아 온 장 군은 하지만 전국화학경시대회(National Chemistry Olympiad)를 앞두고 학교 대표로 뽑혀 뉴욕지역 예선까지 통과했으나 아직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전국대회를 남겨두고 출전자격을 박탈당했을 때의 아쉬움은 두고두고 아픈 기억으로 남을 사건이기도 했다.
짧은 이민 생활 속에서도 YWCA 여름학교에서 어린이 지도교사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 왔던 장 군은 관심 분야인 화학을 전공한 뒤 앞으로 의대 진학의 꿈도 계획해 두고 있다.
취미로 한국영화 감상을 즐기고 특히 영화 `약속’은 보고 또 보는 아끼는 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장영철씨와 호텔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권정석씨의 1남1녀 중 둘째.
◎이지연
코넬대학교 조기 합격 여부를 확인하고는 너무 좋아서 한참 동안을 말 그대로 팔짝 팔짝 뛰었다는 이지연양. 브롱스 과학 특수고교에 재학 중인 이 양은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우편 통보를 기다리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합격 여부를 미리 확인해 봤다고 한다.
이 양은 "솔직히 조기 합격될 줄 몰랐는데 이렇게 합격된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8세 때 이민 온 이 양은 현재 코넬대학교 아트 & 사이언스 칼리지에 조기 합격된 상태로 앞으로 생물학 전공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의대 진학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그저 생물학이 너무 재미있고 관심 많은 분야이기 때문에 전공과목으로 택한 것일 뿐이라는 것. 의대 진학 여부는 공부를 좀 더 해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노래 부르는 일이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는 이 양은 교회에서는 아카펠라 찬양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밴드팀으로, YWCA와 YMCA 등의 비영리 기관에서는 자원봉사자로 적극 활동하는 등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모든 일에 임해왔다.
이는 공부도 마찬가지. 이 양의 학습 요령은 "암기보다는 이해"라고 강조했다. 무조건 외우려고 덤빌 것이 아니라 개념을 먼저 이해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 "개념을 이해하고 나면 모든 것이 쉬워져 공부하기가 수월해진다"고 귀뜸한 이 양은 "가장 나쁜 학업습관은 바로 지금 할 일은 뒤로 미루는 것"이라며 이는 하루 빨리 버려야 할 습관이라고 지적했다.
플러싱에 거주하는 이 양은 헤브론 장로교회에 재직 중인 이정복 전도사와 사모 이재순씨의 외동딸.
◎함진호
베이사이드 고교에 재학 중인 함진호군은 올해 이 학교 12학년생 중 아이비리그 계열대학에 조기 합격된 유일무이한 학생으로 기록돼 최근 한창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이민 생활이 3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코넬대학교 엔지니어링학과에 조기 합격됐기 때문이다.
함 군은 "첫 이민 왔을 때는 누구나 그렇듯이 영어 때문에 고생을 했다. 하지만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주간지 타임 매거진을 열심히 읽었고 착실히 단어공부를 한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이 학교 코리안 클럽의 회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학교생활도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화학과 물리에 특히 관심이 많아 과목별 선택시험인 SAT II의 수학 두 과목과 화학 등 3과목 시험에서 모두 만점을 기록하기도 했던 함 군은 장차 이 분야의 노벨 과학상을 목표로 하는 연구원을 꿈꾸고 있다.
현재 학교에서는 수학팀 주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11학년 때에는 시 전체에서 75명의 우수학생만 엄선해 구성된 뉴욕시 수학팀(NYC Math Team)의 일원으로 활동한 화려한 경력도 갖고 있다.
공부 잘 하는 요령에 대해 질문하자 함 군은 "따로 공부하는 것이 싫어서 수업시간에 집중하려고 했던 것이 포인트였다. 가능하면 수업시간에 모든 내용을 소화하려고 최대한 노력해 쓸데없이 반복되는 학습시간을 줄여 효율성을 높였다"고 자신만의 비결을 공개했다.
취미로는 플롯연주와 축구, 배구 등 운동을 즐긴다는 함 군은 세탁업에 종사하는 함명재·정현주씨 사이의 2남 중 장남이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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