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능력으로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죽음이다. 특히 전혀 예측하지 못한 채 맞닥친 죽음 앞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가눌 겨를도 없이 유가족들은 장례준비와 비용 마련으로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겪게된다. 이에 가장 현실적이고 저렴한 비용으로 준비할 수 있는 장례보험 및 기타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죽음을 준비하는 일반인들의 인식과 태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나이 구분이 없어지고 있는 것. 특히 젊은 층에서는 젊을 때 미리 묘지를 구입하려는 경향도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일찌감치 준비하는 태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현실적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장례보험
원칙적으로 `장례보험’이라는 용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어로는 `A Life Insurance Plan for Final Expenses’라고 표기하는 장례보험은 한인 고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편의상 부르는 호칭으로 의미상 같은 맥락이다.
장례보험은 생명보험의 일종으로 적게는 2만5,000달러에서부터 많게는 50~100만 달러까지 개인의 형편과 요구에 따라 보상 한도액을 정할 수 있다.
가장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생명보험이자 장례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과 기타 부대비용 조달 및 묘지 구입 등에 들어가는 최소의 비용을 기준으로 보험회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보상액 2만5,000달러 짜리 장례보험이다. 특히 저축성이 강해 적립금이 불어나기 때문에 실제 수령액은 생존기간에 따라 보상액보다 훨씬 많아질 수 있다.
예를들어 65세의 비흡연자 남성이 가입 후 10년 뒤 사망했을 경우 그 동안 지불한 보험료는 1만3,078달러지만 실제 수령액은 2만7,629달러, 20년 뒤 사망했을 경우 납부한 보험료는 2만6,155달러지만 총 4만1,543달러를 수령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보험회사의 평균 이익 창출 기준) 특히 장례보험을 종신보험(Whole Life Insurance)으로 가입하면 평생 보험료가 오르지 않아 장기간 적립할 때 유리하고 적립금을 대출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젊은 사람들이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낮은 보험료가 적용되기 때문에 빨리 가입할수록 이득인 셈이다.
장례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뉴잉글랜드 파이낸셜사의 박성호 매니저는 "생명보험은 자신의 연 수입에서 최소 5내지 10배 수준으로 보상한도액을 책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이민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주변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경우 조의금으로 장례비용을 충당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때문에 가장 저렴하고 실용적이며 현실적인 차원에서 최소의 장례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족들에게 금전적 부담을 안겨주지 않는 바람직한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험료는 비흡연자보다 흡연자가, 여성보다 남성이 보험료가 더 높으며 75세 이상이면 건강상의 이유로 보험 승인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표 참조>
■종신보험에 가입한 비흡연자의 장례보험료(보상금 2만5,000달러 기준)
연령/성별 남자 여자
55세 $69.50 $58.84
60세 $89.12 $75.25
65세 $114.43 $96.58
70세 $149.76 $126.68
<자료 제공: 뉴잉글랜드 파이낸셜 보험회사. 문의:718-461-1750>
■프리-페이드 플랜
본인이 스스로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프리-페이드 플랜이다. 자신이 사망 후 사용할 관의 선택에서부터 장례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장의사와 일대일 상담 후 예산을 작성하고 이에 맞춰 일정기간을 정해 분할 납부하는 방식을 취한다. 계약금 250달러는 별도.
예를 들어 7,000달러 예산을 세워 3년간 분할 납부해 완납한 뒤 10년 뒤에 사망했을 경우, 물가상승률에 상관없이 원래 계획대로 장례를 치러주고 초과 지출금은 연방정부기금으로 충당해주는 것이 장점이며 적립금에 대해서는 세금공제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완납 후 타국에서 사망했을 경우 플랜을 해약할 수 있으며 이때에는 적립된 원금에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자율을 가산한 총액을 되돌려준다. 문의는 각 장의사 사무실로.
■무궁화상조회
뉴욕한인봉사센터 산하 무궁화상조회(회장 김홍근)는 상조회 운영과 더불어 가족묘지 분양 등 다양한 장례관련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롱아일랜드 워싱턴 메모리얼 공원내 위치한 교포전용 공원묘지 `무궁화 동산’을 민족의 선산으로 가꾸기 위해 한인들에게는 일반 분양가의 60% 수준인 한기 당 750달러에 분양, 가족묘지 조성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무궁화 동산은 플러싱에서 57마일 거리인 I-495 LIE 출구 63에 위치해 있고 별도의 관리비가 전혀 없는 것이 장점. 묘지 구입 자격에는 연령제한이 없고 평생 회비 10달러만 지불하면 되며 상조회는 묘지만 구입하는 한인에게는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상조회 정회원으로 가입하려면 가입비 20달러와 매월 정기회비 5달러만 납부하면 된다. 회원 사망시 추가 회비 납부는 없다. 현재까지 확보된 총 회원은 700여명.
이외에도 무궁화 상조회는 뇌사 또는 장기 혼수상태 등 본인이 스스로 생존 희망 여부를 판단하거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경우 대리인을 통해 결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신의 장례비용을 미리 산출, 적립하는 프리-페이드 플랜도 주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점차 젊은 층의 묘지 구입률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급한 일을 당해 여기저기 뿔뿔이 가족의 묘지를 구입하기보다는 한 곳에 가족묘지를 꾸밈으로써 2세, 3세 한인이민후손들에게는 교육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의:718-651-7373
■뉴욕한인노인상조회
뉴욕한인노인상조회(회장 심윤석)는 55~77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며 가입비 150달러, 연 회비 30달러, 회원 사망시 일인당 10달러씩 납부해야 한다.
현재 A조 회원은 1,200명, B조 회원은 700명이 가입돼 있으며 올해로 7년째를 맞고 있는 상조회는 조만간 필라델피아까지 지역을 확대해 회원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가입 후 6개월 이내에 사망하면 보상금이 없고 6개월~1년 미만은 80%, 1~2년 미만은 90%, 2년이 지나 사망하면 100%(A조:1만2,000달러, B조:7,000달러)를 보상받는다. 상조회에서 장례비용을 모두 대신 납부하고 남은 잔액을 유족에게 전달하는 형식을 취한다.
심 회장은 "상조회는 대부분의 노인들이 스스로 찾아와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례식에는 회원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외롭지 않게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718-762-3515
■뉴욕불교상조회
오는 4월로 창립 2주년을 맞는 뉴욕불교상조회(회장 임우재)는 가입연령 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회원 100여명이 가입돼 있으며 입회비 20달러와 매월 정기적으로 회비 10달러를 납부하면 된다.
일반 노인상조회와 달리 회원은 물론 직계가족 사망이나 혼인, 팔순잔치에는 500달러씩, 이외 일가친척 경조사에는 300달러씩 지급한다. ▲문의:718-460-4609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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