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특집
▶ "한인2세들 주류언론 진출 목소리내야"
■ 브루크 커밍스 교수 KASCON 연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15일 코넬대학교에서 열린 제17회 미주한인학생총회(KASCON)에 참석, 미주류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한인 2세들에게 "자신의 지식과 경험, 문화적 동질성 등을 살려 미 정부의 대 한반도 외교정책 관계 등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대북관계 정책 전문가가 모자라는 현실이라며 미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적 정서와 문화적 유대감을 지닌 한인 2세들이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미 정계에 진출해 행정부의 대한반도 정책 수립에 한몫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커밍스 교수는 ‘한국의 반미감정’과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이라는 두개의 주제에 대해 강연했다.
커밍스 교수는 ‘북한핵문제’에 관해 "제3자가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시 행정부와 북한의 직접적인 대화(Direct Talk)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며 "부시 행정부가 현재 북한과 대화 통로를 단절한 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대북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는 일방적인 자세로 북핵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는데 이러한 발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 김대중 정부의 노력으로 남, 북한 사이에 화해 무드가 조성됐고 관계가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을 미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대북한 포용정책을 계속해서 추구하며 핵개발 포기를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노무현 새 정부가 북한과 미국의 직접적인 대화를 유도하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무척 바람직한 정책이라며 부시 행정부는 대북한 포용정책이 한반도 평화 유지와 북한핵문제 해결의 지름길임을 주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커밍스 교수는 이어 여중생 장갑차사고 관련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미감정에 대해 "미국인들이 한국인 전체가 미국과 미국민을 적대시하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2월과 2월 두차례 한국을 방문해 젊은 세대가 주를 이루는 한국 시민 수천명이 시청 앞 광장에 운집해 촛불시위를 벌이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 참여하기까지 했다"며 "그들은 미국의 정책에 반대해 정의가 밝혀지기를 요구하는 것이지 무조건 미국과 미국인을 적대시하는 것은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위 미국언론이 연일 운운하고 있는 ‘반미감정’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한국시민들이 대북 포용정책 확대와 불평등한 주한 미군 지위협정(SOFA)을 개선하기 바라는 요구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커밍스 교수는 마지막으로 제17회 미주한인학생총회에 참가한 한인학생들에게 크고 작은 기
관 및 이익단체의 활동에 활발히 참여해 미 정계로의 진출 길을 닦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뉴욕타임스에 3명의 코리안 아메리칸 언론인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며 "여러분과 같은 한인 2세들이 미 정계 및 각 전문분야에 진출해 역량을 강화하고 대한반도 외교정책 수립에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김휘경 기자>
■ 브루크 커밍스시카고대사학과 교수
고대에서 국제 역사학과 동북아시아 경제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는 브루스 커밍스(59, 사진)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한국 근·현대사 연구가이다. 그는 한국전쟁의 기원과 남북분단 등에 관한 방대한 연구로 유명하지만 일제시대와 남북한의 사회변동, 한반도 주변정세, 미국의 외교정책 등에 대해서도 많은 논저를 갖고 있다.
커밍스 교수는 다수의 저서와 방대한 연구를 통해 미국 학계는 물론 80년대 이후 한국의 인문·사회과학계에도 큰 영향을 미쳐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데니슨 대학(65년)에서 역사, 정치학을, 콜럼비아 대학(75년)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커밍스 교수는 67, 68년 U.S. 피스 코어(Peace Corps) 관계자로 한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한국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30여년에 걸쳐 한국 근·현대사 연구에 몰입, ‘한국전쟁의 기원(81년, 프린스턴대 출판부)’, ‘태양 속에서의 한국의 위치(97년, 노튼&컴퍼
니)’, ‘한국의 양지’, ‘한국 현대사’, 전쟁과 텔레비전’ 등 한국 관련 저서 8권을 집필했다.
스와스모어 대학교(92년), 워싱턴대, 노스웨스턴대(94~97년) 등에서 동북아 역사, 정치학과 교수직을 역임해왔다. 현재 시카고대에서 현대사학과 교수이며 지난 97년 창립한 국제 비교 정치학 센터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의 저서 ‘태양 속에서의 한국의 위치’는 97년 키라야마 퍼시픽 림 출판상을, ‘전쟁과 텔레비전’은 82년 해피 트루만 출판상을 수상했으며 동북아 정세에 관한 다수의 저서로 93년 조지 오웰 출판상을 타기도 했다.
미 PBS 방송국은 그의 저서 ‘한국: 이름 없는 전쟁’과 그의 한국 현대사 연구를 바탕으로 6시간 길이의 특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커밍스 교수는 현재 일본·한국·대만·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20세기 정치·경제적 역학관계를 소재로 한 ‘산업화의 괴물(Industrial Behemoth): 20세기 동북아의 경제’라는 책을 집필하고 있고 있다.<김휘경 기자>
■ 수잔 머피 코넬대 부총장
"향후 100년의 도약 여러분의 손에"
제17회 미주한인학생총회(회장 최현기)에 참석, 기조연설을 했던 수잔 머피 코넬대 부총장은 총회가 성공적으로 치뤄진 것과 관련, "미 전역의 대학교에서 지리학적으로 고립되다시피 한 코넬대를 찾아준 한인학생 500여명에게 고맙고 17회 KASCON을 유치한 최현기(미국명 제이슨 최), 다니엘 계 학생들이 자랑스럽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73년 코넬대를 졸업한 머피 부총장은 "제이슨을 비롯한 10여명의 한인학생들이 전국 규모의 행사를 개최해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발전과 미 주류사회와의 네트워크·리치아웃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학생 모두가 값진 경험을 얻었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비리그 중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학생의 비율이 높은 코넬대는 아시안 커뮤니티와 많이 연계돼 있다"며 "1870년 첫 아시안 학생이, 1900~1902년 첫 한인 학생이 코넬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코넬대에는 1,700여명의 아시안 학생과 2,800명의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이 다니고 있으며 이중 한인학생은 800여명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인 학생의 재학률이 높기 때문에 이들이 학교 생활을 어떻게 이끌어가고 있는가는 나를 비롯한 모든 대학 관계자들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넬대는 미동부 대학 중 처음으로 한국학, 중국학을 비롯한 아시안 아메리칸 정치·역사학연구 프로그램을 실시했고 방대한 양의 한국학 자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를 전공하고 싶은 한인 학생들에게 좋은 학문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머피 부총장은 "올해가 미주한인이민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고 알고 있다"며 "이번 총회에 참가한 한인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한인사회 향후 100년의 미래가 희망차 보인다"고 학생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학생 모두가 ‘스스로 학문을 연마해 사회로 환원한다’는 코넬대의 모토에 맞게 한인학생들이 코넬대에서 배운 리더십과 지식을 한인 커뮤니티 뿐만이 아니라 미 주류사회를 위해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재능 있는 한인 학생들이 보다 많이 코넬대를 찾아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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