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아들 파병 변시환씨
"자신이 택한 길. 기왕이면 누구보다 용감하고 훌륭하게 임무를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미주한국국악진흥회(이사장 박윤숙)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변시환씨는 이라크전에 투입된 큰아들 변박사(29·사진) 해군 병장이 전쟁터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전우들을 도울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부모를 따라 1989년 아르헨티나로 이민한 뒤 95년 미국으로 재이민온 변 병장은 투로 칼리지에서 1학년을 마치고 1998년 해군에 자원, 입대했다.
해군학교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 해군기지와 항공모함 등에서 근무해오다 지난 2월 2차 파병단으로 쿠웨이트를 거쳐 이라크에 투입됐다. 변 병장은 전투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을 헬리콥터로 인근 야전병원에 수송하는 임무를 띄고 있다. 지상전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적이 쏘는 총알을 피해 전우를 구출해내는 위험한 임무를 맡고 있다.
아버지 변씨는 "부모인데 걱정이 안된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나도 한국에서 군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아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영웅이 되는 것은 원치 않지만 부상당한 전우들을 구출하는 등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변씨는 또 "미국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기로 선택한 땅이다. 우리의 나라라는 주인의식이 있어야 한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것보다 더한 주인의식이 없기 때문에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들이 지난 5년간 복무하며 단 한번도 걸르지 않고 매달 월급에서 900달러를 생활비에 보태 쓰라고 보내올 정도로 효자다. "엄마, 아빠 동생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는 말을 지면을 통해 아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 외아들 보낸 서정원씨
메릴랜드주립대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는 서영수(21, 미국명 로버트)군도 이번 이라크전에 파병됐다.
서영수군은 해병대 리저브(Reserve)로 지난 24일 쿠웨이트에 파병됐으며 소속한 해병대가 이라크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서정원씨의 1남1녀 중 외아들인 서영수군은 최근 보내온 편지에서 쿠웨
이트에 부대가 있으며 사막이라 목욕을 하기가 어렵다며 속옷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서군의 가족들은 "젊었을 때 군대 체험을 하고 싶다며 자원해서 해병대 리저브로 훈련을 받아왔다"며 "전쟁이 빨리 끝나고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김주찬 기자>
■ 딸 출동대기 봉용호씨
이라크전을 지켜보는 봉용호씨의 마음은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그의 둘째 딸 재희씨는 ‘누구나 할 수 있다면 해병대를 택하지 않는다’는 귀신잡는 해병대에 자원 입대한 뒤 그 힘들다는 훈련을 마쳤다. 이제 하사관으로 이라크전 출동을 앞두고 샌디에고에서 대기하고 있다. 재희씨의 남편인 이싼 리와이저씨는 이미 이라크전에 파병돼 있다.
딸과 사위가 모두 이라크전에 참전하고 있거나 곧 참전하게 되지만 봉씨는 안타까움에 앞서 흐뭇하다.봉씨는 "싸우다가 죽는 것도 국가에 대한 큰 보답"이라며 "군에 입대한 만큼 각오했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번 이라크전을 반대하는 사람을 볼 때다. 험한 사막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병사들을 위해 기도는 못해줄 망정 반전운동을 벌이는 것을 보면 너무 서운하다는 것이다.
봉씨는 "사위인 리와이저가 라면을 먹고싶다고 해서 라면 박스를 보냈는데 받았는지 궁금하다"며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면서도 "군인이 전장에서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 충성한다면 그보다 보람된 일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 첫딸 파병대기 임천구씨
미 육군 특수무기지원대 중사로 제대한 임천구씨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다.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첫딸 로리가 뉴욕주립대 올바니캠퍼스에서 법학을 공부하다 9.11 테러 이후 국가를 지키겠다며 공군에 자원입대했을 때도 마음이 뿌듯했다.
현재 상병인 로리양은 언제 떨어질 줄 모르는 파병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아버지 임씨는 개전 이후부터 밤늦게 뉴스를 보면서 이번 미국의 전술과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어차피 현대전은 인명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고 이번 이라크전은 미국의 첨단 과학 무기가 진가를 발휘할 것이기 때문에 쉽게 끝날 것"이라고 장담하는 임씨는 "부모로서 불안한 마음은 있지만 잘 하고 돌아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내 반전 분위기가 높아질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미국이 이른 시일안에 전쟁을 끝내고 경제도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김주찬 기자>
■ 박수완 대위의 어머니
일본 주재 미 해군에서 복무하고 있던 해군 해상초계기 조종사 박수완(23, 미국명 토니 박) 대위가 15일 미국으로 긴급 복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이튿날 제3국으로 떠났다.
현재 엘머스트에 거주하는 박 대위의 어머니는 "일본에서 주둔하고 있던 아들이 갑자기 지
난 주말 귀국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16일 행선지를 밝히지 않고 떠났다"며 "이라크로
가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끝내 답을 피하는 모습이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
해서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95~97년 하와이에서 미 해군으로 첫 복무를 시작한 박 대위는 98년부터 6개월씩 두 차례 중동 지역으로 파견 근무를 할 만큼 중동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박 대위 가족과 친분이 두터운 엘머스트 소재 한인교회의 모 전도사는 "일본 주재 미 해군에서 2년간 근무하던 박 대위가 이라크전이 발발하기 4일전 갑작스레 뉴욕으로 돌아왔다 목적지를 밝히지 않고 떠났다"며 "평소 효자로 소문난 박 대위가 어머니 등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이라크 출병을 밝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차례 중동 지역 파견 경험이 있는 박 대위는 잠수함 추격기인 초계기(P3)를 조종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뉴욕 마라톤 대회에 ‘중동전 참전 장교 5명’에 포함돼 기금조성을 위해 풀코스를 뛴 바 있다.
박 대위의 어머니는 "아들이 내가 걱정할까봐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것 같다"며 "아들이 어디로 출병하든지 무사히 귀국해주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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