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버클리를 비롯하여 UCLA 등 가주 명문 대학교에 SAT 점수 1,300 이상인 학생들은 대거 탈락된 반면 900점대의 상대적 열등생들이 매년 수백명씩 입학이 되었다는 볼멘 비판이 나오면서 실제 1,000점 이하의 점수로 입학한 재학생들에게도 색다른 시선이 쏟아졌다.
특히 그들을 아는 고교 친구들이나 현재 동급생들에게서 편법 입학특혜에 대한 야릇한 질문과 미소를 받는 당사자들은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학교 당국은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를 염려, 낮은 점수로 입학한 학생 정보를 노출하지 않지만 일부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입장과 학교 입학사정 정책을 변호(?)하고 나섰다.
지난 가을에도 SAT 점수가 1,000점 이하의 신입생을 무려 760명 받아들이는 등 가장 그 비율이 높은 UC버클리의 재학생들이 그들. 이들 중 4명이 LA타임스에 털어놓은 자신들 입학 배경을 들어본다.
▲대몬 윗츠는 이스트 오클랜드 출신으로 980점의 SAT 성적으로 입학이 허가됐다. 부친의 사망과 얼굴도 모르는 모친 등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 포스터 홈, 친지 집을 전전했고 고교 시절에는 파트타임 직업으로 혼자 살았다. 그런 와중에서도 저소득층 학생들이 밀집한 학교에서의 성적은 뛰어났고 학생회장으로도 맹활약했다. 여러 면으로 자신감이 있던 그는 낮은 점수에 구애받지 않았고 교사나 진학 카운슬러들도 그의 버클리 합격 여부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캠퍼스에 전액 장학생의 입장으로 당당히 입성했다. 그는 입학 후 한두 달 동안 SAT 점수가 평균 1,300점 이상되는 수재 동료들 사이에서 적응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정신적 콤플렉스도 극복했다. 그는 SAT 점수가 개인의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지만 학교 입학정책이 그 이면을 읽어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카멜리아 팜도 SAT 점수가 960점에 불과했지만 버클리가 입학을 허용해 줄 것을 확신했다. 고등교육을 받지 않은 베트남 이민자 저소득 가정에서 6남매의 셋째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란 그는 소녀가장과 다름없었다. 어린 나이부터 직업을 갖고 돈을 벌어야 했고 어린 동생도 전적으로 돌봐야 했다. 그런 환경에서도 그는 샌프란시스코 발보아 고교 테니스팀 주장이었고 주니어 ROTC 연대장, 토론팀 주자, 가주 장학연맹 지부장을 역임했다. 또 시청과 아동보건단체의 자원봉사에도 열성을 다했다. 그의 버클리대 입학은 희망 없이 살던 그의 가족, 특히 동생들에게 우리도 열심히 하면 UC등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꿈을 불어넣었고 삶을 지향하는 자세를 변경시켰다고 한다. 소아과 의사가 되겠다는 팜도 어린 시절에 겪은 빈곤과 좌절과의 투쟁이 유복한 수재들이 모인 버클리에서 버티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신입생 새라 콜라스(19)는 낮은 점수로 입학이 허용된 대부분이 빈곤층에 소수계인 범위에서는 크게 벗어난 케이스. 부유층 백인들이 주로 재학하는 고교를 졸업한 백인이지만 난독증 등의 학습장애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SAT 점수는 900점대를 넘지 않았다. 콜라스는 입학 후 더 확인한 사실이지만 자신의 실력이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낮은 SAT 점수 때문에 그가 목표로 하던 UCLA와 주립대학 6군데서 모두 거절당했다. 그가 버클리에 입학원서를 낸 것은 순전히 고교 때 교사가 말해 준 버클리는 모든 에세이를 일일이 읽는다는 조언 때문이었다. 그는 에세이에 자신의 학습장애에 대해서 쓰고 장애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학습장애가 아직도 그의 학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그의 고교 동창들의 버클리 정규 학생일 리가 없다는 시선이다.
▲타이샤 포드(18)도 학교 성적보다 훨씬 낮게 나오는 SAT 점수 때문에 버클리 입학 전에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주변에서는 그의 실력이라면 1,600점 만점을 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850점이 나왔다. 잘못됐으리라는 믿음으로 두 번째 봤지만 900점이 됐고 세 번째는 집중적인 SAT 과외공부를 한 후 쳤으나 역시 930점에 그쳤다. 고교 입학 때의 부모 이혼으로 학교 점수가 낮아졌지만 그의 전체 평점은 3.4였고 수영선수, 육상선수, UC 아웃리치 프로그램에서 활약했으며 버클리 진학의 꿈을 오랫동안 품어왔다. 그는 입학 후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 이혼한 부모 집을 왔다갔다하지 않아도 되고 앞일에 대한 걱정도 없어져 그의 성적은 모든 과목에서 A를 받고 있다. 이제는 다른 동급생들의 수학 공부를 오히려 지도해 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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