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현장취재-포터랜치
시미밸리 산림지역을 휩쓴 산불이 27일 강풍을 타고 LA카운티 방향으로 급속히 번지면서 샌퍼난도밸리 북서쪽 접경의 포터랜치와 채스워스 지역을 위협하자 한인 주민들은 속속 다가오는 화마가 주택가로 덮칠 것을 우려하며 불안과 긴장 속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중산층 한인 1,000여가구가 밀집해 있는 포터랜치 주택단지에는 아예 직장에 나가지 않거나 일찍 귀가해 산불의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한인들이 많았고 일부 한인은 대피령이 내리지지 않았음에도 미리 집안에 있는 중요 서류와 귀중품만 챙겨 승용차에 싣고 아예 친지집 등으로 떠나기도 했다.
시미밸리 산불 현장에 근접한 채스워스 지역 북부 주택단지에서는 이날 정오부터 강제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한인 주민들이 간단한 물품만 챙겨 채스워스 메이슨 레크리에이션 센터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로 긴급 대피했다.
대피소에서 만난 한인 한우종(38·채스워스)씨는 밤새도록 불길이 벌겋게 보여 불안속에 밤을 샜는데 12시가 되자 경찰이 문을 두드리며 대피하라고 해 전 가족이 나왔다고 전했고 또다른 한인 자넷 안(66)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호텔에서 묵으려고 하는데 인근 호텔들이 모두 가득 찼다고 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산등성이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포터랜치를 위협한 시미밸리 산불 현장은 불과 2-3마일 떨어진 거리에서 마치 정유공장이 폭발한 듯 시커먼 화염과 검붉은 연기가 뒤섞여 온통 하늘을 뒤덮어 이를 바라보는 포터랜치 주민들에게 긴장과 불안감을 더했다.
포터랜치 주민 최미경(41)씨는 일부 단지에 대피령이 내렸다는 소문이 돌아 이웃 한인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 화재보험용 집안 사진을 다 찍어놓고 대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터랜치 단지내에 설치된 소방본부에서는 연신 소방헬기가 물탱크를 채우기 위해 이착륙을 반복하며 진화작업을 벌였고 벤추라와 LA카운티 접경 지역에서는 시미밸리 산불이 샌퍼난도밸리 지역 주택 밀집지로 번져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18번 프리웨이를 따라 맞불을 놓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종하 기자>
산불 현장취재-크레스트 라인
샌버나디노 워터맨 로드 인근 주택 300여채를 집어삼킨 산불은 27일 빅베어 중간지점인 크레스트라인으로 북상하면서 애로우헤드 지역까지 위협하는 등 위세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산불이 심상치 않게 움직이자 소방당국은 크레스트라인 지역 주민 6만여명을 대피시켰으며 이 지역에서 리커를 운영하는 이모씨와 박모씨도 리버사이드 친구 집 등으로 거처를 옮겼다. 한때 한인업소들이 전소됐다는 소문도 나돌았으나 본보 확인 결과 아직 무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주요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이 지역 거주자에 한해 출입을 허가했다.
지난 주말 한반탕 난리를 치른 샌버나디노 하이랜드 지역 한인들은 이날 오후 한때 바람이 거세지자 조퇴를 하거나 가게문을 닫고 귀가해 짐을 챙기는 등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산 정상 빅베어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생업에 열중했다. 이곳에서 리커를 운영하는 신모씨는 산불이 애로우헤드까지 위협하고 있으나 거리가 떨어져 있고 바람의 방향 또한 반대편으로 불고 있어 대피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씨는 크레스트라인 주민들이 38번 도로를 이용, 외곽으로 대피하면서 이 지역 주유소 상당수의 재고가 바닥났으며 빅베어 주민들은 이들을 위해 급유를 양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옮겨 붙은 불길에 초토화된 델로사 지역 주택가에는 화재로 소실된 전화, 전기선 복구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고 한 블록이 모두 타버린 39가 길에는 파견된 보험회사 직원들이 피해현황을 조사하느라 분주했다. 또 시 당국은 중장비를 동원, 대형 가로수들의 가지를 잘라냈고 경찰도 치안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밖에 주택이 전소된 일부 피해 주민들도 9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타다 남은 살림살이를 건지 위해 불탄 잿더미를 뒤지고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김경원 기자>
산불 현장취재-샌디에고
샌디에고는 이번 산불 화재의 가장 큰 피해 지역 중 하나다. 특히 샌디에고의 한인타운으로 한인업소 100여개소가 밀집한 콘보이 스트릿 북쪽 200여미터 지점까지 불길이 번져 오면서 마켓과 식당을 비롯한 전 업소가 26일 전면 철시한 데 이어 27일에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또 20여채의 한인주택이 밀집한 샌디에고 중부의 부촌 스크립스 랜치에도 화마가 덮쳐 많은 주택들이 불에 탔으나 한인 김선순(50)씨의 집은 다행히 화를 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씨는 “뒷집 3채와 앞집, 길가의 차까지 모두 불에 탔으나 우리 집은 다행히 화를 면했다”고 기뻐했다.
스크립스 랜치에는 LG정보통신도 입주해 있으나 경찰의 철수령이 내려 200여 직원들이 27일에 이어 28일에도 출근하지 못하고 급한 업무는 인근 더블트리 호텔에서 보고 있는 실정이다. <샌디에고-최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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