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창간둥이들의 현주소
미주 한국일보가 출범한 지난 69년 태어난 창간둥이는 이제 35세로, 패기와 도전 정신을 가다듬고, 성숙의 시작에 서서 인생의 기로를 점검해 보는 세대다. 찌들지 않은 풍요의 시대에서 성장해 자기주장이 강한 창간둥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달리 다분히 개인주의적이고 감각적인 성향을 띤다. 또, 이들은 개혁의 주체로 사회의 진보를 원하면서 개인의 일상생활과 가족을 중시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데올로기의 변화에 따른 시대의 혼란과 갈등을 치러낸 ‘젊은 피’요, 벤처기업의 돌풍을 일으키며 21세기 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한 이들 중에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35세를 맞은 이도 있고, 패배의 쓴잔을 돌이키며 다시 한번 도전의 신화를 꿈꾸는 이도 있다. 미주한국일보와 동고동락을 함께 하며 성장해온 35세, 창간둥이들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데이빗 남 (컨설턴트)
“100년 꿈 실천위해
당당히 목소리 내며
미사회 리더로 뻗길”
”
“100년의 꿈을 꾸는, 그리고 그 꿈을 실천하는 미주 한국일보가 되길 바랍니다. 지금껏 미주 한인들을 대표하였듯이 앞으로는 미국 땅에서 소수민족들을 대표하며, 더 나아가서 세계 속에서 미국을 대표하며 주목받는 언론사로 발돋움하길 기원합니다”
개인적인 삶의 시간과 미주 한국일보의 역사와 똑같다는 사실로 인해 본보에 더욱 애착이 생겼다는 데이빗 남씨는 현재 티아발론 컨설턴트사(T-Avalon Consultants Co.) 대표와 코리아타운 플라자 코디네이터를 겸하고 있다.
세계경영의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한국 대우자동차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96년 미국으로 유학을 온 남씨는 “인생을 자동차와 비교해 ‘30대는 30마일로 달리는 시기’라고들 하지만 더 빨리 달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삶이 물질적 추구보다 의미 있는 인생이길 원한다는 남씨는 비영리 단체를 협력하는 100회사 설립 컨설팅이 현재 목표다. 비영리 단체를 돕는다는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면, 어떤 고난과 역경이 와도 작은 사명감으로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내게 되고, 이런 사명감이 모여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
남씨는 “100년이란 이민역사를 통해 한인1세들의 피땀 흘린 노력으로 미국 내 안정적 경제기반이 구축되고 한인사회 성장의 탄탄한 기본발판이 만들어졌다”며 “앞으로는 이민 후배들이 미국이라는 땅에서 비록 소수인종이지만 한인으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며 미국 사회의 리더로 뻗어나갈 것”을 기대했다.
“한인사회의 눈과 귀, 목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일보의 창간 35주년을 축하합니다. 한인사회에서 더욱 더 신뢰를 주는 정보와 중요한 사회 이슈를 다루는 언론매체가 되고, 앞으로 좀더 커뮤니티가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하길 바랍니다”
제임스 김 (파이낸셜 플래너)
“주인 의식을 발휘
주류사회와 동등한
한인으로 살고파”
열살 때 이민 온 제임스 김씨는 한국어보다 영어 구사가 편한 1.5세대로 개인 보험과 은퇴계획을 조언해 주는 재정설계사다. 지식정보화 사회의 중심 매체인 인터넷을 통해 뉴스와 정보를 제공받고, 이메일 확인과 넷서핑이 일상 업무와 개인생활의 필수도구라고 밝히는 김씨는 소위 말하는 미국 사회의 새로운 주력층 X세대에 속한다.
미국에서 청년기를 보냈지만 김씨는 그래도 한국인이란 뿌리의식이 강해 미국 사회는 물론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관심이 많다. 20대에는 친구들과 모여 밤새 논쟁하기를 즐겼지만, 30대가 되면서 토론 벌이기를 좋아하던 친구들도 바쁜 일상사로 인해 함께 모이는 자리조차 뜸해졌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지금 우리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느냐”고 힘주어 말하는 김씨는 “미국 사회가 처한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주인의식을 발휘해 주류사회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인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성빈 (자영업)
“신문·방송 동포들에
중요한 정보매체며
꼭 필요한 소중한 벗”
”
“먼저 미주 한인사회의 중요한 언론 매체로 성장하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는 종이신문에서 탈피해 라디오와 위성라디오, TV방송, 인터넷을 망라한 종합 언론 매체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라크레센타에 거주하는 조성빈씨는 지난 2월 코리아타운 플라자 내 루비컨 갤러리(Rubicon Gallery)를 오픈했다. 이제 막 시작한 비즈니스를 빠른 시일 내 안정, 성장시키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씨는 지난 98년 유학을 왔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80년대 말 학번의 막차에 편승한 386세대로 안으로 민주화, 밖으로 세계화를 동시에 경험한 조씨는 일과 인생을 아낌없이 즐기는 새로운 30대이기도 하다. 여가가 생기면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한가한 주말 오후면 집에서 스테이크 바비큐로 요리솜씨를 발휘한다는 조씨는 “35세는 20대만큼 서두르지 않고 자신감을 키워가며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시기”라고 표현했다.
조씨가 가장 중요한 정보매체로 여기는 건 뭐니뭐니해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인터넷. 그렇지만 매일 아침 읽어보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발행하는 신문과 자동차 운전할 때 듣는 라디오 방송, 저녁에 집에 와서 가끔 지켜보는 한국 텔리비전 방송들은 이곳 동포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벗일 것이라고 조씨는 밝혔다.
마틴 박 (공인회계사)
“386세대 정서 갖고
폭동·테러 겪으며
인종화합 필요성을”
“미주 한인사회 및 미국 주류사회의 주요 이슈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전달함으로써 미국생활의 바른 길잡이이자 한인 커뮤니티의 구심점 역할을 앞으로도 충실히 하고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책임감과 성실도가 남다르고 매사가 정확한 마틴 박씨가 가장 많이 애용하는 뉴스 매체는 신문.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고 중요한 정보는 스크랩해서 자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물론 인터넷과 TV방송이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인쇄매체인 신문이 갖는 기록성과 역사성을 더욱 중시하는 입장이다.
13년째 공인회계사(CPA)로 일하고 있는 박씨는 2001년 미드 윌셔가에 개업한 개인 사무실을 크게 키우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1990년 미국으로 가족이민을 왔다는 박씨는 “이민인구 증가 및 경제력 성장,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한인들의 활약상 등을 손꼽으며 지난 10년간 한인사회가 질적, 양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살아온 30년의 절반을 한국에서 보냈고, 나머지 절반을 미국에서 생활한 셈이라는 박씨는 한국에서의 삶이 이웃과 역사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던질 수 있는 의식 있는 386세대의 정서를 갖게 했고, 이민 초기의 4·29폭동부터 9·11테러를 겪으며 인종 화합의 필요성을 일깨웠다고 한다.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인정받고 살기 위해서 우리보다 넉넉하지 못한 이웃, 타커뮤니티를 돌아보고 베풀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아량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박씨는 “이젠 한인들도 미국의 발전을 위해 뭔가 기여하겠다는 데까지 생각의 폭을 넓혀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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