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총영사
공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보람있는 생활을 했습니다. 동포사회 전체가 차분하고 성숙돼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많은 격려도 있었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어드바이스(조언)도 점잖게 해주셨고요.
김종훈(사진)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는 29일 오후 집무실 옆 접견실에서 가진 고별회견을 통해 2년5개월 남짓한 근무를 마치고 떠나는 소감을 이렇게 정리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산하 고위관리회의(SOM) 의장으로 내정된 김 총영사는 8월13일 귀국한다. 다음은 회견 요지.
-재임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작년에 노무현 대통령이 (베이지역을) 방문해서…그걸 준비하고 행사를 무난히 치른 게 기억에 남는다. 또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동포들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한 것…뜻깊은 이민 100주년에 여기서 근무했다는 것도 영광이다. 재작년 말부터 북핵문제가 큰 이슈로 떠올라 이곳저곳 다니면서 의견을 말하고 강연한 것도….
-아쉬운 점은.
▲하나는 영사관을 옮겨볼 생각이었는데 진전을 못시키고 떠나게 돼 미안하게 생각한다. 같은 돈을 주고 더 좋은 곳을 찾으려니 힘들더라. 둘째는 덴버지역의 ‘동포간 뿌리깊은 문제’, 그런 분위기가 개선되는 기미가 없는 것 같아서…. 후임 총영사에게 각별히 당부하겠다.
-말이 나온 김에 후임 총영사에 대해.
▲79년 기획관리실에서 같이 근무한 적이 있다. 성격이 서글서글해 적이 없다. 그러나 업무처리는 깐깐한 편이다. 주로 중국 일본 등 아시아쪽에서 근무했고 아시아 각국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이쪽(미국)에서 접목이 되면 매우 좋을 것이다.(정상기 신임 총영사는 8월23일 부임할 예정이다.)
-APEC 산하 SOM 의장에 내정됐는데.
▲내년에 부산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주최국이 고위관리회의(SOM) 의장을 맡는 게 관례다. 21개 회원국 차관이나 차관보, 국장급이 모여 회원국간 무역과 투자를 원할히 하고, 경제협력을 심화하는 문제를 주로 논의한다. 테러극복·반부패 정착방안 등도 주요의제가 될 것이다.
-역점적으로 추진한 과제는.
▲(동포들이) 여기서 정착해 성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동포정책의 근간이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미국사회의 한 일원으로 잘 뿌리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사관 업무와 관련해서는 친절에 역점을 뒀는데 큰소리가 난 적이 별로 없었다. 직원들에게 감사한다. 우리 한인들과 미국시민들이 가급적 자주 섞이도록 하고 문화예술 활동을 고무하고 진작시키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다.
(김 총영사는 이 대목에서 동포사회가 엄청 좋아졌다며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을 어렵게 만들었는데 이제 우리 위상에 걸맞게 이전운동이 전개됐으면 한다 리들리교회를 다시 사들이는 것도 의미있는 사업으로 이것을 이민박물관 식으로 운영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등 몇가지 소망을 곁들였다. 화제는 자연히 한인단체 활동에 대한 소감으로 넘어갔다.)
▲올해 (SF한인상의 주최로) 열린 코리아 엑스포같은 행사는 참 잘하신 것 같다. 의미도 있고 수확(총계약고 721만달러)도 생기고. 그런 게 동포사업가도 돕고 한국중소기업도 돕고, 한마디로 누이좋고 매부좋은 것 아닌가. 한인회는 명실공히 동포를 대표하는 단체가 돼야 한다. 동포들이 회비를 내 운영된다며 나는 한인이다 하는 인식도 깊어지지 않을까.
-평통위원 인선과 운영을 두고 말이 많은데.
▲지금같이 운영되는 것은 문제가 많다. 평통 사무처도 그걸 알고 있을 것이다. 평화통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는 게 목적이라면 ‘사이버 포럼’을 활성화해서 한다든지 하는 게 좋지 않나 싶다. 차세대 참여가 중요한데 이들의 인게이지(참여)가 부족한 것 같고….
김 총영사는 끝으로 주말 등을 이용해 패러글라이딩(약110회)이나 카이트보딩을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한번은 패러글라이딩을 타다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민가지붕에 떨어져 경찰이 달려오기도 했다는 등 비화를 털어놓은 뒤 그동안 협조해주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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