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의 유적지 조국 사랑 산실되길”
USC총장·안창호선생 후손 접견
한국학 연구상황에 각별한 관심
노무현 대통령은 LA방문 첫 날인 12일 수잔 안 여사 등 도산 안창호 선생 후손 및 도산 가옥이 보존돼 있는 남가주대학(USC)의 총장 일행을 만나 미국내 한국학 연구 상황에 관심을 표하고 해외 독립운동 유적 및 선열 발자취 발굴·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WAC 오찬 연설 행사후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가진 접견에서 도산 선생의 장녀 수잔 안, 차녀 수라 안 여사와 막내아들 랠프 안씨 등 후손들에게 LA의 대표적 독립사적지인 ‘대한인 국민회관’의 복원을 축하하면서 이를 조국 사랑을 가르치는 교육의 장으로 적극 활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도산 후손들에게 “한국에서는 안창호 선생님의 뜻이 넓게 퍼져 있지만 해외에서 활동하신 기념될 만한 장소는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후손들을 보니 무척 기쁘다”고 인사를 건네고 “해외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 및 선열들의 발자취들을 발굴해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정우성 대통령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미국내 한국학 진흥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USC의 스티븐 샘플 총장으로부터 한국학 현황과 도산 선생 가족 가옥의 한국학 연구소 활용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각별한 사의를 표한 뒤 “위대한 미국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는 경제·군사력도 있지만 이처럼 다양한 문화를 수용해서 사회 전반의 자산으로 하고 있는 것이 위대함의 본질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고 정 보좌관은 전했다.
안창호선생 딸 수잔 안 여사 “한국 말 어려워”
접견 이모저모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 마련된 접견장에 도착, 미리 와 있던 수잔 안 여사 등 도산 선생 자녀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고, 수잔 안 여사 등이 “반갑습니다”, “영광입니다”라고 인사하자 노 대통령은 목례로 인사에 답했다.
◎…이날 접견장에는 수잔, 수라, 랠프 등 도산 선생 자녀들과 USC의 스티븐 샘플 총장, 조셉 아운 문리대 학장이 참석했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대통령 접견이 시작되기 전 반장관은 후손들에게 “건강하신 것 같다”, “한국 TV 프로그램을 자주 보시느냐” 등을 물어보며 환담. 이에 수잔 안 여사는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 답변하다 “한국말 하려면 너무 어렵다. 쓰지 않으니까”라고 말하기도.
“북핵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
반기문 외교부 장관
노무현 대통령의 LA방문을 공식 수행중인 반기문(사진) 외교통상부 장관은 노 대통령이 12일 세계문제협의회(WAC) 초청 연설에서 ‘북핵 해법’ 원칙을 제시한 것과 관련, 비핵화 원칙과 북한 핵 보유 불용 등 기본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문제의 평화적 해결 의지와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장관은 이날 대통령 연설 후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배경 브리핑에서 “대화 외에 무력사용, 봉쇄정책을 통한 문제 해결은 한반도 안정 등에서 협상전략의 유용성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한 것”이라며 “이는 북핵문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창의적이고 현실적인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가 동맹국으로서 긴밀한 협의를 통해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강력한 의지를 설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류사회에 한국 알릴 좋은 기회”
한승주 주미대사
“노 대통령은 이번 LA방문을 통해 주류사회와 한인사회에 한국의 발전상을 널리 알리고 상호협력 방안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노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LA를 방문중인 한승주(사진) 주미대사는 이번 방문은 작년 5월 대통령의 첫 방미 때 최대 한인밀집지역인 LA를 들르지 못한데 아쉬움을 표했던 한인들을 만나기 위한 뜻도 담겨있다고 전했다.
한 대사는 한동안 불편한 것으로 여겨졌던 한미관계 전망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직후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등 양국 정상은 전화통화에서 상호협력관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1년반 전만해도 우려되는 점이 있었지만 그동안 2차례 만남을 통해 좋은 관계를 형성했으며 칠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의 미래에 관해 더욱 깊은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켈리 차관보
노대통령 만찬참석
12일 열린 제임스 한 LA시장 주최 만찬장에 대북 미국특사역을 맡고 있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참석, 눈길을 끌었다.
켈리 차관보는 3주전 LA시의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초 이날 낮에 열린 세계문제평의회(WAC)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항공편이 늦어져 시장만찬에만 참석했다.
켈리 차관보는 행사장에서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안내로 노 대통령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한승주 대사는 “WAC에서 있은 노 대통령 연설내용을 설명해 줬다”며 “ 켈리 차관보는 ‘우리의 시각과 같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보수단체 회원 20명
총영사관 앞서 시위
대통령 방미에 잇따라 벌어지는 시위도 시간과 정권이 바뀌며 격세지감을 실감케 했다.
1996년 김영삼 전대통령이 LA를 방문한 당시 항의시위를 벌인 진보세력을 저지하던 보수단체가 7년이 흘러 12일 노무현 대통령 LA방문에 맞춰 시위를 벌였다.
6·25참전동지회, 한반도 구국운동연합 등 보수단체로 구성된 애국동지회(회장 이수복) 회원 20여명은 12일 오전 11시부터 LA총영사 건물 앞, 오후 3시에는 윌셔 래디슨호텔 앞에서 국가보안법철폐 반대, 주한미군철수 반대 등 현 정권의 대북정책 반대 데모를 벌였다.
<김종하 기자><황성락 기자><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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