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무는 2004... 한 해를 돌아보며 <기독교계>
2004년 한 해. 워싱턴 한인교계는 열심히 뛰었다. 이라크 전쟁, 북한 용천 폭발사고, 탈북자들을 위한 ‘KCC 통곡기도회’, 북한인권법안, 한인사 발간...
한인사회가 큰 이슈들을 직면할 때마다 교계는 함께 있었다. 늘 전면에 나서서 ‘행동하는 믿음’을 보이려 힘썼다.
한인 인구 증가 및 커뮤니티 팽창과 함께 적지 않은 교회들이 숫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뤘고 새성전을 짓거나 부지를 마련, 이전을 준비하는 교회들도 늘어났다.
그런 가운데 교회 크기에 상관없이 화합과 협력을 통해 참다운 교회의 모습을 찾아보려는 연합운동 움직임도 감지돼 신선감을 줬다.
우여곡절과 부침을 겪으면서도 성장을 멈추지 않고 미주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다하고 있는 기독교계의 한 해를 돌아본다.
<이병한 기자>
▲ 북한 용천 돕기 등 사회참여 확대
올 봄에 발생한 북한 용천역 열차폭발사고는 미주 한인사회에도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즉각 모금 운동이 시작됐고 한인 교계가 중심에 섰다.
지난 7월 ‘열방을 섬기는 사람들’을 통해 용천 주민들에게 전달된 성금은 총 10만달러 정도. 이중 교회협이나 개교회를 통해 모금한 액수가 6만달러 이상이었음이 확인됐다.
청소년재단 발족의 모태가 됐던 교회협은 이후에도 꾸준한 모금활동으로 청소년센터 기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한인사 발간 등 중요한 커뮤니티 사업에는 기부 액수의 다소를 불문하고 적극 동참하겠다는 방침도 세우고 있다.
라티노 및 흑인 노숙자 돕기 등 구제사업은 교회가 늘 도맡아 하는 봉사다.
최근에는 ‘샘의료복지재단’ 워싱턴 지부, 탈북자를 지원하는 ‘사랑합니다 인사하기 캠페인’ 본부도 생겨나 북한 지원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인 교계가 지난 4월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던 북한인권법안 지지 시위를 적극 지지하고 LA에서 몇 달전 전세계 한인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개최된 ‘KCC 홰불기도회’에 이지역 한인 목회자들이 대거 참석한 것 등은 시대의 부름에 적절히 응답한 활동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교회 건축 및 이전 붐
와싱톤중앙장로교회(노창수 목사)의 센터빌 성전 부지는 금년에 구입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부터 본격 건축 사업이 진행됐다.
74.5에이커의 부지에 5.27에이커의 새성전을 세울 계획으로, 3단계에 걸쳐 3년이면 모든 프로젝트가 끝날 것으로 교회측은 예상하고 있다.
1단계 12만 스퀘어피트 건물에는 2,000석 규모의 한글 목회 본당이 포함되는데 비엔나 성전 매각 대금과 융자 및 헌금으로 2,000만달러의 건축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글로벌 미션 빌리지’ 프로젝트는 향후 성전을 지을 계획도 포함하고 있지만 우선은 훼어팩스 카운티 펜더브룩에 소재한 ‘버지니아 도미니언 파워’ 건물을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한빛지구촌교회(장세규 목사)가 총 1,500만달러에 가까운 예산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교회는 물론 데이케어, 의료기관, 상가 등 종합 시설이 완비된 빌리지이다.
모든 시설을 지역 주민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등록하고 교회 소유를 구조적으로 막을 계획이다. 또 건물 관리를 IRS 규정에 따라 전문회사에 의탁, 야기될 수 있는 잡음과 불투명성도 제거하기로 했다.
일찌감치 센터빌 브래덕 로드 선상에 부지를 마련해 놓았던 영생장로교회(정명섭 목사)는 올해 새성전 마련의 꿈을 이뤘다.
피아노 모양의 아름다운 성전 건축비는 250만달러였고 320석의 예배실, 친교실, 회의실 등 각종 짜임새 있는 공간들과 초대형 스크린, 최첨단 음향시설이 갖춰져 있다.
교육관을 짓는 2차 공사도 조만간 실시될 예정이며 2세들을 위한 다목적실 마련도 청사진 속에 포함돼 있다.
한인교회의 성전 건축과 장소 이전 추세는 도심 인구의 포화와 부동산 가격 상승, 한인인구 증가 등의 요인들이 지속되는 한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 사업의 활성화
올해는 교단과 교회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연합 사업들이 많아 주목받았다.
‘워싱턴 청년연합’ ‘매치 스트라이크’ ‘성결교회 영성페스티발’ 등 젊은이들을 위한 각종 집회들이 풍성했고 작은 교회들은 협력 행사를 통해 재정 및 인력의 부족함을 메꾸는 지혜를 발휘했다.
지난 11월 샘이깊은교회(이승안 목사), 히스웨이교회(지준오 목사), 호산나침례교회(이강희 목사)는 ‘2004 감사절 연합축제’를 열어 지역 주민들을 위로했는데 이 행사는 목회자들이 아닌 평신도가 나서서 주관했다.
거광교회(노규호 목사), 꿈이있는교회(정철웅 목사), 게인스빌한인교회(구본호 목사)는 지난 10월에 탈북자 이순옥씨 초청 간증집회를 함께 마련했다. 또 이보다 앞선 7월에는 예원교회(이홍근 목사)와 가스펠교회(김승진 목사)가 연합 주일예배를 번갈아 가지며 친선과 화합을 다졌다.
한 교계 관계자는 “자기 교회의 성장에만 집착하는 목회 개념 대신 이웃과 함께 하는 열린 목회 의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연합 움직임이 아직 큰 변화를 교계에 주지는 못하지만 의미있는 시도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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