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에 빵공장 짓는 사랑선교회 방북 동행 취재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사랑선교회’가 지난 6월29일부터 7월2일까지 3박4일간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방북 목적은 북한 어린이들에게 간식으로 공급될 빵을 생산하는 공장을 평양 근교에 건립하는 것.
회장 정성철 목사 등 사랑선교회 대표자들은 사흘간 체류하면서 해외동포원호위원회, 금성컴퓨터수재양성센터 등 북한 당국자들과의 수 차례 면담을 가졌고 빵공장 건립을 잠정 합의하는데 성공했다.
8월 중순경 사랑선교회 2차 방북단이 평양에 가 최종 합의서에 서명하면 이 때부터 본격적인 빵 공장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 소재 ‘금성컴퓨터수재양성센터’ 산하의 ‘금성학원’에 재학중인 2,500여명의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사랑의 빵’이 워싱턴 한인들의 지원으로 처음 생산되는 것이다.
사랑선교회 대표자들과 직접 평양을 방문, 북한 빵공장 건립 프로젝트가 성사되는 과정을 지켜본 본보가 앞으로 몇 회에 걸쳐 방북 동행기를 연재한다. 아울러 사랑선교회가 중국 내 조선족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교회 지원 사업 현황을 통해 중국 및 북한 선교의 전략과 미래를 진단해 본다.
▲ 북한선교의 꿈을 품고
중국내 조선족 교회를 오래 전부터 꾸준히 지원하고 있던 사랑선교회가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 특히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사랑선교회가 후원하는 교회(평화교회)가 신의주와 가까운 단동에 위치해 있다 보니 이 지역 조선족들 가운데는 혈연상 혹은 사업상 북한과 관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에 대해서도 비교적 정확한 정보가 입수된다. 몇 해전 신의주 남쪽에 있는 용천에서 대형 열차 폭발사고가 났을 때 마침 단동에 머무르고 있던 사랑선교회 관계자들은 전세계가 보내 온 구호 물자들이 압록강 철교를 건너 북으로 건너가는 상황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직간접으로 북한 선교를 위한 길을 뚫고자 애를 썼던 사랑선교회는 북한 주민들의 삶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현지에서 직접 식량을 생산해 공급하는 시스템을 직접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한국은 물론 많은 미주 동포 단체들이 국수공장, 영양과자 공장 등을 건립해 운영해 보려 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던 상황에서 또 하나의 무모한 사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떤 악조건이든, 나중에 어떤 비난의 화살이 날아오든 누군가 해야하는 일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리고 평양 근교에 어린이들을 위한 빵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작년 4월경이었다.
▲ 북한 입국 비자 받기
이후 사랑선교회는 워싱턴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북한 어린이 돕기 빵공장 건립 프로젝트의 취지를 알리고 후원자를 모집하는 일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유승준 초청 콘서트와 올해 1월 바리톤 김동규 초청 음악회를 열었다. ‘사랑선교회’라는 다섯 글자를 한인사회에 알리는데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지만 기금 모금에는 신통한 실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어쨌든 3만여달러를 모을 수 있었다.
북측과의 연결은 의외의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보통은 북한 해외동포원호위원회가 공식적인 접촉 창구요 루트다. 그러나 사랑선교회는 신의주와 중국을 왕래하며 무역을 하고 있는 두 명의 북측 사업가들과의 만남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
평양 빵공장 건립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인 이들은 사랑선교회 관계자들을 북으로 초청하는데 적극 나섰다. 그러나 해외 동포 초청에 어떤 절차가 필요하며 어떤 기관이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지 아무도 몰랐던 것이 실수라면 실수. 사랑선교회 관계자들이 평양 땅을 밟는데는 결국 1년이라는 세월을 소비해야 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뉴욕 주재 북한대표부 참사를 통해 6월29일 입북하라는 연락을 받고 사랑선교회 대표단은 지난 25일 심양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예정 입북 전날인 28일 비자를 받은 방북단은 미리 예약해둔 고려항공 소속 비행기를 타고 29일 평양으로 향했다.
사랑선교회 관계자들을 고려호텔에서 영접한 해외동포원회위원회의 최순철 참사는 “여러분들이 이번에 평양을 방문하면서 많은 반칙을 했다”며 농담 아닌 농담으로 맞았다. <계속>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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