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사라진 뉴욕 수산업 메카...새 시대 희망안고 재도약 꿈꾼다
헌츠포인트 시대 개막
지난 184년간 뉴욕일원의 수산물 공급원이었던 풀턴 수산시장이 문을 닫고 브롱스 헌츠포인트 시장이 14일부터 새롭게 개장한다 .
뉴욕한인수산인협회(회장 이석우)는 11일 풀턴 수산시장이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폐장, 14일 새벽 1시부터 브롱스 헌츠포인트 시장에서 수산물 거래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헌츠포인트 수산시장은 당초 올 1월에 개장될 예정이었으나 헌츠포인트 시장 하역 사업권을 잃게 된 기존 풀턴 수산시장 하역업체 ‘라로 서비스 ‘사의 제소로 그동안 연기돼왔으나 지난달
말 라로 잠정적으로 헌츠포인트 시장의 하역사업권을 갖는 조건으로 14일 개장키로 재판전 합의를 도출한 것 으로 알려졌다.한편 뉴욕한인수산인협회는 14일 오전 6시 헌츠포인트시장내 협회 사무실에서 시장 개장식을 가질 예정이다.
2세기 가깝게 뉴욕 수산업의 메카 역할을 담당해왔던 맨하탄 풀턴 수산 도매시장이 12일 새벽을 기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이를 대신 초현대식 첨단 유통시설을 갖춘 브롱스 헌츠포인트 수산시장이 개장 준비를 마치고 다시 한번 뉴욕일원 수산업의 부흥을 예고하고 있다.12일 오전 6시를 기해 풀턴 수산시장 시대가 막을 내리고 14일 새벽 1시 헌츠포인트 시장이 역
사적인 개장과 함께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지난 184년간 뉴욕 일원 수산인들의 애환을 함께 해온 풀턴 수산시장의 발자취와 새롭게 펼쳐질 브롱스 헌츠포인트 수산시장에 대해 알아본다.
■풀턴 수산 도매시장, ‘역사 속으로’
미 최대 규모를 자랑해 온 풀턴 수산시장은 지난 1821년 맨하탄 사우스 스트릿과 팩슬립 일대 6블럭 크기로 형성돼 뉴욕시는 물론 뉴저지, 커네티컷, 펜실베니아 등 동부 지역 수산물 공급원의 역할을 해왔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시설에 대한 개보수 작업이 끊임이 없었던 시장은 1936년 화재가 발생하면서 처음으로 대형 냉동고를 설치하는 등 건물 및 시설에 대한 현대화 작업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1950년에는 사우스 스트릿을 따라 FDR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시장 위로 고가도로가 형성돼 있는 현재의 모습으로 변했다.특히 1977년에는 로우즈란 회사가 옛 풀턴 시장의 위상을 제고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시장 내에
대형 빌딩을 지음으로써 외부 여행객이나 각종 위락시설을 유치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초기에는 취급 품목이 한정돼 있던 풀턴 시장은 오늘날에 와서는 넙치류, 도미, 대구, 농어, 고등어, 광어, 동태 등 100여 종류의 생선은 물론 각종 해물을 총망라하는 수산물 종합 시장으로
성장해왔다.
도매상만 7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매일 새벽 1~6시 500여명의 소매상들이 시장을 빼곡히 매운 채 수산물 거래를 하고 있다.하루 평균 거래량은 100만 파운드를 상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간 거래량으로 따지면 약 2억 파운드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그러나 수년 전부터 수산 시장이 맨하탄 도심지 안에 위치한데다 건물이 너무 낡아 주변 지역
의 발전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이 일대를 슬럼화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됐다.이에 따라 뉴욕시는 지난 2000년 초부터 브롱스 헌츠포인트에 초현대식 수산 도매시장을 건립, 풀턴 수산시장을 이전하는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추진해왔다. 풀턴 수산시장 자리는 이제 대규모 호텔 콘도 단지와 함께 관광 명소로 조성돼 뉴욕시민들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뉴욕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될 예정이다.
■헌츠포인트 시대 개막
헌츠포인트 수산 도매시장(800 Food Center Drive)은 총 8,500만 달러가 투입, 30에이커 부지에 43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초현대식 건물로 지어져 풀턴 시장을 잇는 명실상부한 미 최대 수산 물류 센터로 거듭나게 됐다.
일본 도쿄 수산시장에 이은 세계 2번째 규모의 헌츠포인트 시장은 하역 시간을 기존의 5시간에서 2시간30분으로 줄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설계됐다. 뿐 아니라 이용객들을 위한 주차장과 경비시설이 별도로 갖춰져 소매상들의 구입 차량이 시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
인됐다.
길이 1,300피트의 시장 중앙 통로 양편으로는 최첨단 냉동장치를 갖춘 수십개에 달하는 도매상들이 들어설 예정이며 10만스퀘어피트 규모의 메자닌에는 각종 사무실과 라커룸, 은행, 식당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조성돼 있다.하역 차량도 냉동 시설을 갖추었다. 특히 시장내 안전을 위해 헌츠포인트 태스크 포스팀을 가동, 도·소매상인들의 안전에도 최대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이 때문에 수산 도매시장 전체 이용자의 70%에 달하는 뉴욕 한인수산업계는 이번 수산시장 이전을 계기로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한인수산인협회 이창주 전 회장은 “1억 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해 초현대식 편의시설로 무장한 헌츠포인트 시장 개장은 뉴욕일원 수산업계는 물론 한인 수산업계를 재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헌츠포인트 수산시장 이용법◆
새롭게 문을 여는 헌츠포인트 수산 시장의 운영규정이 기존 풀턴 수산시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사전에 미리 시장 이용 방법을 숙지, 혼란을 빚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장 운영 시간=오전 1시 시장이 개장, 8시간 가량 거래가 이뤄지다 오전 9시에 폐장한다.
▷입장 요금=요금은 차량 종류나 지불 수단에 따라 달라진다.
밴, SUV, 승용차 경우 현금으로는 10달러, 선불카드는 6달러. 또 박스 트럭과 스텝 밴 등은 현금 15달러, 선불카드 10달러이며 익스프레스 트럭은 현금 75달러, 선불카드 50달러다. 만약 구매 목적이 아닌 경우 입장 요금은 현금 5달러, 선불카드 4달러이다. 특히 요금에는 입장료 뿐
아니라 로딩 요금이 포함돼 있음을 숙지해야 한다.
▷시장내 규칙=시장 내에서는 우선 어떤 종류의 알콜 음료를 소지하거나 마시는 것이 금지돼 있을 뿐 아니라 모든 건물 내에서는 금연이다.
또 시장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모든 구매자의 차량은 인스펙션에 복종해야 하며 도매상으로부터 받은 인보이스는 시장을 떠나기 전까지 반드시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차량과 차량 사이 직접적인 물건 이동도 금지돼 있다.
■인터뷰 이석우 뉴욕한인수산인협회장
“200년간 뉴욕 수산업을 꽃 피운 맨하탄 풀턴 수산시장 시대를 마감하고 이제 희망의 브롱스 헌츠포인트 시대가 개막됩니다.”
지난 9일 새벽 풀턴 수산시장에서 만난 이석우 뉴욕한인수산인협회장은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된 풀턴 수산시장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앞으로 펼쳐질 헌츠포인트 시장에 강한 희망의 뜻을 내비쳤다.이 회장은 “미운 정, 고운 정 모두 들었던 그동안의 삶의 터전을 막상 뒤로 한 채 떠나려니 섭섭한 마음이 앞선다”면서 “지난 30년간 한인 소매상들에 의해 운영되고 발전해왔던 시장이었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조성된 헌츠포인트 시장은 현대화된 시설만큼이나 한인 수산업 종사자들에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희망을 품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장 이사를 하게 되면 불편한 점들이 많겠지만 지금까지 풀턴 시장에서 보여줬던 한인 수산인들의 단결만 있다면 어떤 난관이나 역경도 큰 어려움 없이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풀턴 시장에서 쌓아 올린 뉴욕 한인 수산인들의 위상을 헌츠포인트 시장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협회원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헌츠포인트 시대를 맞아 무엇보다 협회는 다시 한번 뉴욕 수산업을 부흥시키는 데 일조해 나갈 방침”이라고 다짐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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