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세계적 구호기관 월드비전 ‘에티오피아’ 개발사업장을 가다 ?
에티오피아에서의 일주일은 짧았다.
‘Urban ADP’ 방문을 마친 11월 28일 저녁 숙소에 돌아온 월드비전 트립팀은 바로 영국으로 떠날 채비를 해야 했다. 식사를 마친 뒤 월드비전 에티오피아 본부 스탭으로 비전트립팁 안내를 맡았던 타미루 체와카씨와 작별의 포옹을 나눴다. 한인 후원자들의 가슴 속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함께 보고 겪으며 느낀 것들을 서로 나누며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모아지면서 즉석 좌담회가 열렸다. 이곳에서 받은 충격과 감동을 감정으로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자각이었다.
한인 후원자들은 월드비전과 인연을 맺고 비전트립팀에 참여해 멀리 에티오피아까지 오게된 동기를 소개했다. 이번 여행이 ‘나누는 삶의 기쁨’을 다시 확인하고 인생의 목적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 박준서 코리아 데스크 본부장- 여행 준비는 9월말부터 해왔어요. 모두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게 돼서 감사할 뿐입니다. 참여하신 분들게 다시 고맙다고 말씀드리구요. 설레임과 기대가 많았을텐데 어떠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권수길 장로(시카고 장로선교회 회장)- TV에서 김혜자씨가 월드비전 홍보하는 것 보고 연기 잘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다가 장로선교회 친교 모임에서 이분이 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읽고 모두 충격을 받았습니다. 알고보니까 삶 속에서 우러나는 것이더라구요. 유명 탤런트가 이런데 우리가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월드비전 취지가 참 좋으니까 돕자고 장로들이 결정했습니다. 월드비전 어린이 합창단이 시카고에서 공연할 때 적극 도왔습니다.
이제는 월드비전과 장로선교회가 형제처럼 같이 일합니다. 이번 여행은 홍두영 장로님이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현장을 가보자” 하셔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 홍두영 장로- 처음에는 제가 시카고 월드비전 운영위원인 줄도 몰랐습니다. 김혜자씨가 왔을 때 그저 회비를 내라니까 내다가 이럴 바에야 직접 돕는게 좋겠다 싶어 아이들과 결연을 했습니다. 권 장로님과 함께 장로선교회와 장로성가단에서 같이 섬기고 있습니다.
▲ 김정찬 목사(LA 갈보리장로교회)- LA 월드비전 운영위원회 총무인 이우천 목사의 권유가 있었습니다. 제 교회 비전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가 선교인데 현재 10곳을 지원하고 있고 매년 예산과 상관없이 20-30% 선교비를 증액합니다. 그런데 교회 전체의 선교 열정이 개인 차원으로 연결이 안되더군요.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이 목사님의 설명을 30분 듣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당회에서 나중에 추인받기로 하구요.
▲ 배인덕(워싱턴한인연합세탁협 고문)- 현재 세탁협 내에서 후원 결연 캠페인을 책임지고 있는데 ‘남을 돕는게 좋은 일이지’라는 단순한 생각 밖에는 사실 없었어요. 후원자 모집이 쉽지 않아 한계를 느끼던 중에 ‘비전 트립’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 보고 느낀 것만 전해도 돌아가서 후원자를 모으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 홍양식 권사- 저는 그저 내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이 에티오피아로 비전 트립을 가기로 결정했다는 말에 ‘할 일이 많은데’ 하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따라 온 게 사실입니다. 와보니 참 감사합니다. 월드비전이 하나님 이름을 들고 일을 하는 모습을 보니 세상이 곧 달라질 것 같아요.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 홍정민 총무(시카고 월드비전)- 비전 트립이 부담이 됐던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오고 싶지 않았어요. 후원받는 아동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홍보용 자료를 보고 충격이 컸거든요. 그러다가 더 이상 핑계를 대지 못하고 오게 됐는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좋은 건물들 뒤에 숨어있는 빈민 지역의 가난 아이들을 보니 가슴이 아프더군요. 후원자들이 아무리 많아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없으면 안되겠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 권 장로- 엘살바도르에 선교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에티오피아가 형편이 더 열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월드비전이 하는 일들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매우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그러면서도 미래지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월드비전이 우리의 기대를 어디까지 충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엄마품에 안겨 손을 내미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걸인이 너무 많아 창문을 닫아야 하는 순간은 참 모순적이었습니다. 나 자신이 너무 외소하게 느껴졌구요.
▲ 박 본부장- 권장로님 말씀처럼 월드비전이 하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이율배반적인 것처럼 보일 때가 없지 않습니다. 개인의 순수한 열정과 생각을 다 실천하지 못하니까요. 그러나 이들에게 궁극적인 도움을 줘야 하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또 월드비전이 모든 사람을 다 도와줄 수 있을거라는 착각도 피해야 합니다.
에티오피아 비전트립이 정치적 이유 때문에 몇 가지 조정되기는 했지만 농촌과 도시를 비교해 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기회였습니다. 교계와 잘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도 확인했구요. 월드비전 사업의 최종 목표는 ‘복음 전파를 통한 인류 구원’임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 홍 장로- 제가 후원하는 아킨다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으면 더 준비를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름도 잘 기억 못하다가 보니까 금방 정이 가더라구요. 눈물을 참느라고 혼났습니다. 이래서 비전 트립이 필요하구나 하고 느꼈어요.
봉사하는 사람들, 스탭들의 신앙을 보면서 큰 도전을 받았어요. 매일 예배를 드린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이 부끄러워지더군요.
▲ 김 목사- 저도 스탭들을 그저 사무나 보는 사람들로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교회 일도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말입니다. ‘도시 ADP’ 스탭들이 경건의 시간을 갖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습니다. 제 교회에 돌아가서 성도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습니다. 큰 확신을 갖고 돌아갑니다.
▲ 박 본부장- 월드비전 50년 역사상 한 번도 재정 스캔들이 없었던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느 나라 스탭이든 신앙과 헌신이 똑같습니다.
▲ 김지원 사모(코리아데스크 본부)- 이번 여행이 월드비전 사업에 대한 큰 그림을 보는 기회가 됐습니다. 더욱 큰 확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멋있는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서 고생 모르고 자라면서도 불평이 많았는데 여기 와서 보고 얼마나 내 생각이 짧았나 싶습니다.
▲ 홍 장로- 앞으로 월드비전이 교회와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하나님 나라 확장에 힘써주기를 바랍니다. 구호단체로 끝나 버리면 하나님이 크게 쓰실 수 없을 겁니다. 월드비전이 하는 일이 하나님 일이 아니였다면 굳이 월드비전을 후원하지 않았을 거예요. 월드비전의 CEO는 하나님입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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