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 어떤 미국 여자의 이혼 재판 때문에 하루종일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보내게 된 적이 있었다. 애당초 바람둥이인 남편이 가정을 버리고 나간지 1년이 넘는 시점에 여자 변호사를 선임해서 이혼소송을 제기했을 때 어린아이 셋을 기르는 부인은 변호사비를 감당할 수 없어 혼자 힘겨운 싸움을 해오다 누구의 소개로 나에게 온 사람이었다. 남편이라는 자와 그의 변호사는 법을 모르는 여자를 몹시도 괴롭혀왔었다. 예를 들면 자기가 바람꾼이니까 아내도 그러리라고 의심이 들었던지 첫째 둘째는 자기가 아버지지만 셋째는 아니라고 생각된다면서 친자확인 검사를 요청해 논 상태였다. 그 여자가 나에게 가져온 서류를 검토했더니 기막힌 것은 친자확인검사 비용을 여자에게 물리도록 법정명령을 받아놓은 것이 아닌가. 내가 이 사건에 여자 쪽 변호사로 출두한다는 변호사 선임계 및 남편의 간통을 근거로 이혼을 시켜달라는 맞고소장을 법원에 제출함과 동시에 순결한 부인에게 셋째 아이 친자확인검사를 요구하는 것조차 모욕적인 일이지만 이미 검사는 끝났기 때문에 적어도 그 비용은 남편이 물어야 공평하다는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얼마 후에 나온 검사결과는 셋째 아이가 그 남편의 아이로 판명되었고 또 법원에서도 그 비용을 남편이 물어야 한다 정정명령이 내렸다. 그랬더니 가정법원 판사 앞에서의 예비재판에서 이제는 첫째와 둘째 아이의 친자확인검사마저 요구하는 남편 쪽의 주장을 내 고객이 반대하는 입장을 개진하여 우리 뜻대로 되었다.
1월 달로 5시간 재판날짜가 잡혔지만 양쪽에서 합의에 도달했는지를 은퇴한 판사 앞에서 확인하는 합의에 관한 회동이 12월 달에 있게 되었다. 남편이라는 자는 변호사만 대동하고 나온 게 아니라 건장한 청년 하나도 데리고 왔는데 판사가 누구냐고 물으니까 자기의 경호원이란다. 경호원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기는 했지만 그 같은 상태에서 아이들의 양육권 및 양육비 등의 합의가 도출될 리 없었다. 판사가 당사자들을 내보낸 후 변호사들에게 하는 이야기인즉 왜 그 남자가 ‘스모 씨름꾼’을 필요로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투였다.
좌우간 1월 재판날에 법정엘 들어갔더니 개정 직전에 신사복도 입지 않은 사람이 양쪽의 합의점이 있었는가 라고 물어 그렇지 않다고 대답을 한 다음 개정이 되어 판사 입장을 기다렸던 바 바로 그 질문을 한 사람이 법원서기가 아니라 판사라서 속으로 좀 당황했다. 우리가 주장하는 이혼 근거로 남편이 부도덕한 자임은 분명하지만 이쪽에서 뚜렷한 증인은 없었기 때문에 그쪽 주장대로 그냥 별거를 근거로 할 생각이었지만 남자 쪽에서 현재 한 달에 933불씩 여자에게 아이들 양육비로 지불하는 것을 자기가 메릴랜드에서 오클라호마 주로 이사가기 때문에 직장이 없으니까 깎자고 해서 합의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그 동안 다른 사건들 특히 유치장에서 보석신청을 하는 피의자들과의 비디오를 통한 판사의 결정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중간중간 아이 양육권에 대해서 여자의 주장대로 단독 양육권을 여자에게 줄 것이 아니라 공동 양육권으로 하되 최종결정권을 여자에게 부여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판사가 피력하곤 했었다. 그러나 내 고객이 그것을 반대하니까 이혼 근거, 양육권, 그리고 양육비에 대한 재판이 오후에나 열렸다. 이혼 근거로는 그 남자와 몇 년 전 바람을 피웠다는 어떤 여자가 뜻밖에 증언을 자청하는 바람에 간통으로 이혼판결이 났다. 양육권은 공동으로 갖되 여자에게 최종결정권이 있다고 판사가 암시했던 대로 되었고 양육비도 현행수준으로 나왔지만 판사가 왜 양육권에 대해 우리의 주장을 안 받아들였는지가 궁금한 사항이다. 혹시 자기자신이 이혼사건에서 양육권 문제로 골치를 썩였던 사람이 아닐는지. 하루종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냈으니 누가 변호사 노릇이 쉽다고 한다면 가서 따지고 싶은 기분이다.
<남선우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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