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시작됐습니다. 선생님, 도와주세요~.”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는 기온차가 심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남가주의 봄철 꽃가루 앨러지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시즌이 시작되면 콧물은 하염없이 흐르고 재채기는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앨러지 증상 때문에 말도 못하게 고생하는 한인들이 많다. 지성 앨러지과 원장 제니퍼 백 앨러지 전문의는 “남가주에서는 2월부터 5월 말까지가 피크”라며 “특히 남가주는 항상 기후가 따뜻하고 습도가 낮은 편이라 사시사철 각종 꽃과 나무들이 잘 자라고 꽃을 피우기 때문에 봄철 앨러지의 주범인 꽃가루가 연중 내내 공기 중에 작은 미세입자로 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바람에 의해 퍼지는 꽃가루를 들이 마시게 되면 가려움증, 재채기, 콧물, 눈물, 코막힘증, 기침, 기관지 천식 등 각종 앨러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달갑잖은 봄철 손님, 꽃가루 앨러지에 대한 치료법과 예방법에 대해서 제니퍼 백 앨러지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알아본다.
■꽃가루 앨러지 예방과 치료법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데…
재채기 콧물 천식 축농증까지
시즌전 전문의 처방받아 대비땐
서서히 체질변화, 면역성 높아져
#꽃가루 앨러지는
미국 알러지, 천식 및 면역학협회(AAAAI)에 따르면 미국내 인구의 20%가 계절성 앨러지로 인한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꽃가루 앨러지는 앨러지성 비염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 어떤 앨러지 원인에 의해 생기는 과민 면역 반응의 일종이다.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있으며 꽃가루, 나무, 잔디, 잡초, 먼지, 먼지 진드기, 곰팡이, 동물털, 음식, 화학약품, 조미료, 곤충, 약 등 앨러지를 유발하는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꽃가루에 민감한 사람은 소량의 꽃가루에도 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남가주 지역은 타 지역보다 꽃가루 밀도가 높은 편이라 문제다. 나무들이 꽃을 피우는 2월부터 6월까지, 가을철인 9월부터 11월까지로 특히 기승을 부린다. 또한 잔디 꽃가루는 4월부터 11월까지, 잡초 꽃가루는 7월부터 10월, 길게는 겨울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꽃은 주로 밤에 피기 시작하는데, 하루 중 새벽 2시부터 오전 10시까지가 가장 꽃가루 밀도가 높은 시간대이다. 그 다음으로는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 사이.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 날은 꽃가루 밀도가 낮은 편이며 날씨가 따뜻하고 건조하며 바람이 불면 밀도가 높아진다.
백 전문의는 “꽃가루 방지는 상당히 어려운 편”이라며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전문의에게 처방을 받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라 지적했다. 심한 증상이 계속되더라도 매년 시즌이 시작될 때 병원을 찾게 되면 점점 체질이 변화해 다음 시즌이 오면 한결 면역성이 높아 질 수 있다. AAAAI에서도 “계절성 앨러지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격적인 시즌이 되기 약 일주일 전쯤에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앨러지약을 처방 받아 먹도록 하며 앨러지를 유발하는 인자들을 피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치료방법
치료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앨러지의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유전적으로 타고났어도 환경에 따라 앨러지를 일으키는 분자가 없으면 앨러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창문을 꼭 닫아둔다든지 집안의 먼지는 제거하고 동물이나 음식이 원인이라면 그 원인을 찾아 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과 정확한 앨러지 검사가 꼭 필요하다. 그 다음에는 약 치료방법이 있다. 약물 치료법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최근에는 장기간 복용해도 부작용이 덜 하고, 먹어도 졸림증이 나타나지 않는 신약까지 약효가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 있다. 백 전문의는 “꽃가루 앨러지는 의례히 나타나 약도 제대로 복용하지 않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이 나타나기 쉽다”며 “약이 효과가 없다고들 하는데 그런 경우는 이미 ‘오버-더-카운터’로 해결을 보지 못하는 심한 증상이거나 본인에게 맞지 않게 약을 복용한 경우 등 제대로 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가벼운 증상이면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는 오버-더-카운터 약인 ‘클래리틴’이 추천되며 처방전으로는 알레그라(Allegra), 클라리넥스(clarinex), 잘텍(zyrtec), 싱귤레어(singulair)등이 있다. 또한 심한 앨러지성 천식환자에게는 졸레얼(Xolair) 가 처방되기도 한다.
흡입용 스테로이드성 스프레이 약으로는 나조넥스(Nasonex), 플로네이즈(Flonase), 나자코트(Nasacort AQ), 리노코트(Rhinocort AQ), 나자렐(Nasarel) 등이 있으며 항 히스타민계 스프레이로는 애스텔린(Astelin)이 증상에 따라 함께 처방된다.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장기적으로 앨러지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앨러지 면역주사를 맞는 것도 한 방법이다.
#면역주사 요법
(Immunotherapy or Allergy Shot)
임시방편으로 한방에 앨러지를 없애주는 주사가 아닌 앨러지 원인에 대해 면역성을 길러주는 장기적 치료를 목적으로 맞는 주사 치료법이다.
쉽게 말해 환자의 체질을 서서히 바꿔주는 요법으로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환자의 앨러지 원인이 되는 물질 즉, 각종 꽃가루, 동물, 털, 먼지 진드기, 곰팡이 등을 처음에는 아주 소량으로부터 시작해 점차 그 양을 늘려주면서 면역성을 기르는 방법이다. 매 방문 때마다 주사의 양이 증가하면서 면역 체계에서 앨러지 보호 면역항체가 증가하고 앨러지 유발 면역항체가 줄어들면서 앨러지 증상이 소멸하게 된다. 성공률은 70~80% 정도이며 효과는 6~9개월 정도에 나타나게 된다. 환자에 따라 주사를 맞는 기간이 다른데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2번씩 약 2∼3개월,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약 3개월, 그 후에는 2∼3주 간격으로 1년에서 3~4년까지 맞게 된다.
하지만 백 전문의는 “한인의 경우 대부분 예방이나 약물치료법으로 거의 치료가 되는 편”이라며 “유럽에서 처방돼 온 원인을 먹으면서 치료하는 ‘설하 앨러지 요법’(Sublingual Immuno therapy)도 부작용이 없는 치료법으로 곧 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앨러지? 감기? 축농증?
콧물, 재채기, 코막힘, 기침 등 일반적인 앨러지 증상은 감기 증상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매년 찾아오면 앨러지를 의심해야 한다. 감기는 대부분 일주일에서 10일 이내에 끝나지만 앨러지는 계절이 끝나야 진정이 된다. 또한 증상도 그때그때 날씨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한편 앨러지는 열 증상은 없는 것이 특징. 축농증은 얼굴 뼈 안의 비공(Sinus)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얼굴 뼈 안에는 8개의 비공이 있는데 그 기능은 코로 들이마시는 공기를 기관지에 맞게 데워주고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감기에 걸리면 거의 85%의 경우 가벼운 축농증이 올 수 있다. 대부분 바이러스 균이 원인이며 자연적으로 치료가 되지만 감기 환자 200명 중 한 명꼴로 박테리아성 축농증이 생기는데 이때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한편 앨러지성 비염증상이 있거나 그 소인이 있는 경우는 감기기운이 곧 축농증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만성화로 진행돼 일반 항생제만으로는 치료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는 축농증뿐 아니라 앨러지 치료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꽃가루 앨러지 예방법
① 집안을 깨끗이 한다. 겨우내 창문, 책장 등에 쌓인 먼지를 제거한다. 에어컨은 진공청소기로 꼭 청소해주고 필터는 자주 바꾸어준다.
② 꽃가루 지수가 높은 날은 외출을 삼간다. 꽃가루 지수는 국립 앨러지국(www.aaaai.org/nab)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③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갈 때는 바로 손과 발, 얼굴을 잘 씻거나 또는 샤워를 하도록 한다. 집안으로 들어올 때는 입고 있던 옷과 신발을 잘 털고 바로 세탁하는 것이 좋다.
④ 앨러지약은 외출전 30분전에 복용한다. 약은 전문의와 꼭 상의한다.
⑤ 집안 창문이나 자동차 창문은 꽃가루가 들어오지 못하게 항상 닫는다. 특히 밤에는 꽃가루 밀도가 높으므로 더워진다고 밤에 창문을 열어 놓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운전시에는 에어컨을 튼다.
⑥ 먼기가 날리는 청소기는 피한다. 실내 공기정화기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⑦ 침구 세트를 일주일에 한번 정도 뜨거운 물에 세탁한다. 하지만 이불이나 옷을 세탁시 실외에서 말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불에 꽃가루가 묻어 집안에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⑧ 너무 건조하지 않게 실내 공기를 유지하고, 가습기나 젖은 세탁물로 실내 습도를 조절한다. 가습기를 쓸 경우 곰팡이가 증가될 수 있으므로 습도의 경우 40% 이상은 삼가한다.
⑨ 개,고양이는 침실에 오지 못하게 한다.
⑩ 앨러지 시즌에는 정원일, 골프 등 옥외활동을 삼간다. 잔디는 짧게 깎을수록 좋고, 집주위에 너무 많이 나무를 심지 않도록 한다.
⑪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전문의와 상담한다.
글 정이온 객원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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