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 2006 독일 월드컵이 마침내 시작됐다. 4년전인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워싱턴 한인들도 설레는 가슴으로 ‘대~한민국’을 외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13일과 18일, 23일 세차례의 한국전 단체응원전을 준비하는 이들과 열성 축구팬들의 독일월드컵에 거는 기대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즐기며 화합하는 월드컵으로”
/김인억 단체응원 준비위원장
“개인적 희망을 말하라면 한국 축구 대표팀이 8강까지 오르는 것이지만, 객관적으로 말한다면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 중에서 우리가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상대는 단 한팀도 없는 것 아니냐.”
지난 4월26일 월드컵응원 준비위원회를 결성한 뒤 8명의 준비위원과 함께 워싱턴 한인의 단체응원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 위원장은 그러나 “한국 팀이 최고의 성적을 올리도록 성원하되 너무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한인사회와 한인가족이 즐기면서 화합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체응원에 필요한 총경비 2만5천 달러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준비위원들의 방문에 기름묻은 손으로 뛰어나와 후원금을 전달하는 어느 자동차 정비소 사장님에게서 단체응원에 거는 동포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3·18·23일 세 차례 실시될 단체응원에 대해 “평일 오전 9시에 시작되는 13일 응원에는 3백여명 정도가 참여하겠지만, 일요일 오후 3시에 열리는 18일 단체응원 때는 1천5백명을 넘는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것”이라며 “폭 20피트, 높이 15피트의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 생중계도 보실 겸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4강 신화 재현 믿어요”
/이은정 단체응원 리더
단체응원을 위한 응원춤 연습에 상기된 표정으로 이은정(19) 양은 “여태까지는 월드컵 때마다 아빠와 함께 잠을 설치며 ‘조용히’ 응원했지만 올해는 단체응원에 아빠, 엄마, 오빠와 함께 나가 신나게 응원할 계획”이라며 “13·18·23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이 양이 좋아하는 선수는 외모로는 김남일, 실력과 태도로는 박지성이란다.
그녀는 지난해 10월 한국일보가 주최한 한인의 날 청소년가요제에서 당당 우승을 차지하는 등 노래 실력이 뛰어나다. 평소 관심 있던 춤을 배우기 위해 지난 1월 큐댄스아카데미 회원으로 가입한 것이 단체응원 리더로 활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다음 주 레이크 브래덕 고교를 졸업하고 노스캐롤라이나의 마스홀 칼리지에 진학해 비즈니스와 뮤지컬을 전공할 그녀의 꿈은 첫째가 비즈니스 우먼으로 성공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가 뮤지컬 배우다. 음악전공을 택했으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비즈니스 우먼이 되기 위해 장학금 5천달러에 만족하고 비즈니스 전공을 택했다.
이번 월드컵 성적에 대해 그녀는 “2002년 대회 때보다 한국 팀에 대한 성원이 더욱 크고 준비도 착실해 해 왔기 때문에 4강 신화가 한번 더 재현될 것으로 믿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16강 진출에 조심스런 기대”
/박성근 워싱턴 축구협회장
박성근 워싱턴 축구협회장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성적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편이다.
그는 “본선에 진출한 모든 팀에게 16강 진입은 쉬운 과제가 아니지만, 최근 잇달아 열린 한국팀의 평가전을 보니 16강 진출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G조에서 한국과 맞설 세 팀 중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스위스를 꼽았다. FIFA 랭킹으로야 프랑스가 더 강팀이지만 프랑스는 앙리, 지단 등 스타 플레이어들의 면모가 밝혀져 있기에 ‘막고 기회를 봐 공격하는’ 정답이 이미 나와 있는 상태다.
반면 스위스는 특별한 스타 플레이어 없이 조직력을 바탕으로 거친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워 몰아붙이는 ‘한국 스타일’이 먹혀들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다.
그는 눈여겨볼 한국 선수로 오른쪽 윙백 조원희를 꼽았다. ‘공격 축구’를 위해 새로 도입된 포백 시스템의 성패가 곧 한국팀의 성적을 좌우할 것이며, 포백 시스템을 운용할 네 선수 중 이영표는 이미 잘 알려졌고 젊은 조원희는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봉우리기 때문이다.
올해 워싱턴축구협회 회장직을 맡은 그는 다른 월드컵 때와는 달리 조용히 경기를 관람하기 힘들 전망이다.
‘축구 전문가’로서 여러 언론에서 해설을 맡아야 하며, 한인들의 단체응원에서도 축구협회 회원들과 함께 준비와 진행을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팀 결승까지 간다”
/ 애난데일 김종호씨
애난데일에서 셀폰 가게를 운영하는 김종호(23세)씨는 오는 18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가게 때문에 13-23일의 단체 응원에는 참가할 수 없지만 일요일인 23일 프랑스전 때는 친구, 애인 등 8~9명이 단체로 단체응원에 참가해 “대~한민국”을 실컷 외칠 계획이기 때문이다.
단체응원 참가는 지난 2002년 이어 두 번째라는 김씨는 한국 팀의 예상 성적에 대해 “결승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모든 걸 낙관적으로 보는 젊은이다운 대답이다.
그는 이런 예상의 근거로 “보스니아와의 평가전 등을 봤는데 한국팀은 결승까지 오를만한 실력을 가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즐기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이미 해놓았다. 가게 오픈 때문에 단체응원에 못나갈 것에 대비해 KBS아메리카의 경기 생중계가 방송될 케이블 방송을 이미 4개월 전부터 시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김씨는 “컴퓨터 분야도 유망하지만 일찌감치 자영업에 도전해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올리며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좋아하는 선수에 대해 그는 “한국 팀의 모든 선수들이 각자 맡은 포지션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는 없다”고 신세대답게 대답했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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