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종영한 드라마 ‘궁’이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베스트셀러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과 연기 경력이 전무하다시피 한 신인배우들의 과감한 기용, 화려한 비주얼 등으로 3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었다. 특히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업한 윤은혜와 주지훈, 김정훈 등 주요 출연진들이 ‘궁’의 출연을 계기로 단번에 루키로 떠올라 화제를 모았었다.
많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던 ‘궁’이 시즌제 드라마를 표방하며 시즌 2의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초 안방극장을 다시 노크할 예정인 ‘궁2’가 전편의 인기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번째 궁의 이야기는 전편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꾸며진다. 가장 큰 차이점은 드라마를 이끄는 인물이 모두 새 얼굴이라는 점, 윤은혜와 주지훈, 김정훈, 송지효 네 명의 주인공들이 몽땅 교체되고 새로운 인물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 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전편을 잇는 속편이 아닌 ‘스핀 오프’(번외)의 개념으로 시즌2를 보는 게 타당할 듯 싶다.
시즌 2는 전편의 윤은혜 황실 입성기를 성별만 바꿔 남자판 윤은혜의 이야기를 다룬다. 계승을 거부한 신(주지훈)으로 인해 누이 혜명공주(이윤지)가 왕위에 오르지만 모계승계가 금지된 법규에 따라 혜명공주의 뒤를 이을 자를 찾게 된다.
황실의 피를 이어받았는 사실을 모른 채 살던 한 중국음식점 배달원이 부름을 받고 궁에 들어가 벌이는 에피소드들로 ‘궁2’는 채워진다. 평민으로 살던 주인공이 알고 보니 왕실의 대를 이을 후손이었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처럼 평범한 여고생의 공주 만들기가 ‘궁2’는 ‘왕자 만들기’가 주를 이룬다.
제작진은 ‘궁2’는 동일한 배경 아래 황실에 들어간 청년이 왕립 아카데미에서 수학하며 왕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룬다. “조선시대 철종 임금의 ‘강화도령’에서 모티브를 따와 이야기를 시작하겠다”는 황인뢰 감독은 혹여 단순히 전작의 복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블리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맞게 행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왕가의 모습을 통해 코믹한 성격이 진했던 전편과 달리 사회적 메시지도 담아낼 생각이다.
하지만 ‘궁2’가 전편의 성공을 이으려면 꼭 짚고 넘어갈 숙제는 출연진 교체 문제다. 전편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이야기를 끌고 나갈 캐스팅에 관한 논란을 풀어야 한다.
제작진은 당초 시즌제 드라마의 연속성을 위해 가능한 그대로 출연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전편의 주인공들과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게 되자 ‘몽땅 교체’라는 카드를 들어야만 했다. 속편의 개념으로 이번 제작을 환영했던 시청자들은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속편 제작이 흘러가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인 여건상 네 배우들의 출연이 백지화된 현상태에서 전작처럼 신인의 과감한 기용과 기존 연기자들 중에서 동시에 캐스팅을 논의하고 있는 제작진이 어떤 선택으로 전작의 명성을 이을 지가 궁금하다. ‘궁2’가 이 캐스팅 논란만 잠재운다면 무난히 ‘가문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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