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드 프랑스의 영웅 랜스 암스트롱
내달 뉴욕 마라톤 출전위해 맹훈련 중
암 선고 10년 째 더 빛나는 인간 승리
투어 드 프랑스 사이클링 대회를 7번이나 제패한 철인 랜스 암스트롱이 마라톤에 도전해 화제. 암스트롱은 내달 5일 개최되는 뉴욕 마라톤에 출전할 계획으로 현재 완주를 위해 맹훈련중이다.
마라톤은 장거리 사이클링에 못지않은 체력과 의지를 요하는 종목. 장장 2주이상 계속되는 투어 드 프랑스를 7번이나 우승한 이 철인에게 마라톤은 어떤 운동일까.
“생각했던 것보다 육체적으로 훨씬 더 어렵다. 달리기란 고통과 통증이 수반된다. 엉덩이에서 무릎, 발목까지 모든 근육과 관절을 끊임없이 두들기는 운동이다. 러닝은 충격(impact) 스포츠로 관절을 부드럽게 굴리는 사이클링과는 전혀 다르다.”
사이클링의 영웅에게도 마라톤 입문은 쉽지 않은 모양. 하지만 자전거를 타지 않고 순전히 맨몸으로 26.2마일을 달릴 자신은 있다.
“지금까지 가장 길게 달린 거리는 아마 13마일쯤 될 것이다. 점점 거리를 늘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곧 더 장거리를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완주는 물론이고 사이클링에서 닦은 체력이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욕심도 없지 않다.
“우승 기록에서 한시간 안에는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연습에서 마일당 6.5분을 달렸다.” 그러나 이 스피드로 26.2마일을 끝까지 달려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
사이클링의 영웅 암스트롱은 이번 뉴욕 마라톤 도전을 통해 자신이 필생의 사업으로 전개해온 암 연구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촉구할 계획이다.
암을 극복하고 투어 드 프랑스의 살아있는 전설이 된 암스트롱에게 내달 5일 개최되는 뉴욕 마라톤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 날이 될 것이다. 그는 10년 전 10월2일 운동선수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고환암을 진단받았다. 죽음과도 같은 암 선고를 받은지 10년이 되는 날 인간의지의 표상인 마라톤의 고지까지 점령한다면 감격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속적인 목적도 있다. 그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약물 복용에 대한 의심을 끊임없이 받아왔는데 사이클링에서 은퇴한 뒤 마라톤을 완주해 낸다면 그런 의혹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약물 복용 문제는 사이클링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번 투어 드 프랑스 우승자인 플로이드 랜디스는 최근 테스트에서 토스테스테론 증강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사이클링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고 미국선수 타이러 해밀턴도 도핑 조사를 다시 받게 돼 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랭키 앤드류와 암스트롱의 또 다른 전 팀 동료는 암스트롱이 처음으로 우승한 1999년 투어 드 프랑스대회 때 자신들이 경기력 향상 약물을 복용했다고 털어놓았으나, 암스트롱이 불법 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자신들이 본적은 결코 없다고 말했다.
암스트롱은 영광 뒤로 자신의 업적에 대한 끊이지 않는 질시와 의혹과도 싸워왔다. 경기력 향상 약물은 그를 가장 괴롭혀온 문제. 이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부인해왔다.
“운동선수 중에서 나만큼 약물 테스트를 많이 받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 많은 테스트에서 한번도 양성반응이 나온 적이 없다.” 암스트롱은 사이클링에서 은퇴하기전 어떤 때라도 약물 테스트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다.
이번 뉴욕 마라톤은 이런 의혹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오랫동안 대비해 왔다. 그러나 내가 무슨 증명을 해도 나를 의심치 않는 사람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케빈 손 기자>
랜스 암스트롱(가운데)이 뉴욕 맨해턴의 57가를 팬들과 함께 힘차게 달리고 있다. 사이클링의 살아있는 전설 암스트롱은 다음달 뉴욕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
지난해 투어 드 프랑스에서 역주중인 암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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