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앤 역 앤젤리나 졸리
지난 2002년 1월 파키스탄에서 극렬 회교도들에 의해 납치돼 카메라 앞에서 참수당한 월스트릿 저널 남아시아 지국장 대니얼 펄의 최후를 그린 영화 ‘커다란 마음’(A Mighty Heart)이 인도에서의 촬영을 끝내고 현재 제작 후반작업에 들어갔다(관련기사 본보 파트 I ‘오피니언’면). 패라마운트의 예술영화 전문 배급사인 패라마운트 밴티지는 영화를 오는 6월 전미 대도시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는 대니얼이 비참한 최후를 맞을 때 임신 6개월이었던 그의 부인 마리앤의 동명의 책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마리앤역은 앤젤리나 졸리가 맡고 있다. 책은 대니얼이 납치된 뒤 4주간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있었던 수사와 협상 그리고 대니얼의 참수를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무엇보다 엄청난 비극을 맞아 그것과 싸우면서도 증오와 편견에 항복하기를 거부하는 마리앤의 얘기라고 인도의 촬영 현지에서 영화제작 과정을 취재한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당초 영화는 전체를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찍을 예정이었으나 보안문제로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 등지에서 일부만 찍고 주요 부분은 모두 인도의 푸네와 뭄바이에서 찍었다. 감독은 ‘관타나모로 가는 길’ ‘웰컴 투 사라예보’ 및 ‘이 세상에’ 등 현재 우리들이 당면하고 있는 지정학적 관심사를 잘 다루는 영국의 마이클 윈터바틈. 그의 영화들은 대부분 허구와 사실의 경계선이 애매한데 이 영화도 배우들에게 즉흥적 연기와 대사를 허락하는 등 기록영화 스타일의 현실감을 강조하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윈터바틈은 “인간을 완전히 파괴해 버릴 수 있는 경험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 마리앤의 ‘커다란 마음’에 감동을 받아 영화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부인 마리앤 저서 바탕… 다큐 스타일
대니얼 참수에 맞선 불굴의 투지 그려
마리앤은 쿠바와 프랑스 및 홀랜드인의 피가 섞인 사람으로 프랑스 액센트가 있는 영어를 써 졸리는 마리앤의 말투를 재현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편 졸리가 여러 인종의 피가 섞인 마리앤역을 맡은 것에 대해 비판도 있었으나 마리앤과 대니얼의 부모가 모두 졸리를 적역이라고 인정, 비판도 사라졌다.
대니얼역은 배우이자 각본가인 댄 후터맨(2005년 영화 ‘카포티’로 오스카 각본상 후보)이 맡았다. 카라치 주재 보안담당 관리였던 랜달 베넷역은 윌 패턴이 맡았다. 실제로 살해위협을 받았던 베넷은 영화를 카라치에서 찍기 전 패튼에게 카라치에서 묵을 때 호텔 뒤쪽으로 방을 잡을 것과 카라치에서 가면 안 될 장소들에 관해 충고했었다. 그러나 패튼은 카라치에서의 촬영에 필요치 않아 현지에 가지 않았는데 패튼은 이런 결정이 날 때 이미 유서를 써 놓았다고 한다. 또 졸리와 그의 애인 브래드 피트(그의 제작사인 플랜 B가 영화를 공동 제작)도 인도에 있을 때 절대로 두 사람의 아이들을 창문 앞에 서 있도록 하지 말라는 충고를 받았다.
졸리는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는 영화에 대해 “우리는 좋은 의도를 갖고 왔다. 영화가 잘못 만들어지면 보다 많은 분노와 증오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몹시 두려웠다”면서 그러나 영화를 제대로 만들면 사람들이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다면 우리는 대단한 것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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