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세계아동 후원결연 캠페인은 이제 워싱턴 한인사회에도 뿌리를 굳건히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사업을 본격 시작한 것이 2005년으로, 2년이 채 안됐으면서도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홍보와 전략으로 올해는 총 2,000명의 후원자를 그리 어렵지 않게 확보할 전망이다. 워싱턴을 포함한 미주 한인 커뮤니티는 월드비전 미국 본부가 ‘코리아 데스크’를 따로 두고 관리할 정도로 비중 있는 후원자 그룹으로 부각된 상태. 매년 타 민족을 월등히 능가하는 결연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나눔에 인색하다는 한인에 대한 미국인의 시각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코리아 데스크(박준서 본부장)는 지난달 2일부터 5일까지 배인덕 워싱턴운영위원장 등 지역 한인들을 초청, 월드비전 미주본부의 현황과 역사, 현재의 활동 및 앞으로의 계획들을 자세히 소개하며 이해를 돕는 기회를 마련했다. 한국전이 한창이던 1950년 밥 피얼스 선교사가 한 아동을 후원하면서 시작돼 세계적인 아동 구호 기관으로 성장한 월드비전 미주본부 사옥을 간략하게 투어하며 ‘사랑 제조 공장’의 실체를 들여다 봤다.
미국본부의 규모
워싱턴주의 훼더럴웨이에 위치한 월드비전 미주본부는 1995년 캘리포니아주 몬로비아에서 이사해 왔다. 몬로비아의 11개의 건물을 2개로 축소하는 대신 훼더럴웨이에 있는 2개의 건물을 지어 사용하면서 매년 5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곳은 원래 루터란 교단의 성경 캠프장으로 사용되던 장소였는데 ‘와이어하우저(Weyehaeuser-산림 관련 제품 생산 기업)’가 월드비전에 부지를 기부해 미국 본부가 들어설 수 있었다.
미주 본부를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가장 먼저 끄는 것은 현관 오른 편에 설치된 예수와 어린이들의 동상이다. 조각가 로사린드 쿡씨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 사명을 가진 월드비전의 비전에 맞는 작품을 요구했을 때 이미 같은 생각으로 동상을 만들고 있던 그녀는 이것을 선뜻 내놓았다. 가이드를 맡았던 김지원씨는 “이 동상은 매일 출퇴근 하는 월드비전 직원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세계 아동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도록 해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본부 사옥 기초석에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성경들이 묻혀 있어 월드비전 사업이 하나님의 말씀위에 세워져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본부 직원은 1,000여명. 뉴욕, 시카고, DC, LA, 시애틀/타코마 지부를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로비와 1층 기부금 처리실
건물 내에 걸려 있는 모든 선교 현장 사진들은 그저 장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월드비전의 사명과 활동 내역을 분명하게 설명해 준다. 예를 들어 입구에 들어서 왼편에 크게 걸려 있는 소녀는 엘살바도르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 안나 막달레나 바스코스 양으로, 수백만 사진 가운데 엄선했다. 땔감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은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충만한 생명력으로 살아가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케냐에서 찍은 우물가의 아이들 모습은 깨끗한 식수의 중요성을 알려 주기 위함이다. 매일 3만여명의 아이들이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죽어가는데 그중 반은 오염된 식수 때문이다.
로비를 지나 정면에 나타나는 칸막이벽 넘어에는 기부금 처리실(Donor Processing)이 위치한다. 모든 후원금과 후원자 우편물을 관리하는 부서로, 업무는 매일 오전 5시에 시작해 하루의 접수량을 모두 처리하며 보안 시스템과 감시 카메라가 완벽하게 설치돼 있어 철저한 후원금 관리가 가능하다. 방문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1층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직원 관리와 후원자 개발은 이곳에서
2층은 인사과, 후원 개발 및 관리부, 아동결연 사업부가 있다. 코리아 데스크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인사과는 모든 직원들이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필요 사항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는데 어느 기관이나 단체 보다 엄격한 직원 교육을 실시한다. 후원 관리및 관리부는 기금 모금과 후원자 관리에 관련된 사업들을 지휘하며 아동결연 사업부는 말 그대로 결연 프로그램을 총괄한다. 아이들의 모든 자료와 정보가 관리되며 후원자들에게 보낼 사진첩도 제작된다. 월드비전은 하루에 약 1,500명의 새로운 아이들을 결연시켜 주고 있고 현재 300만명이 수혜 대상이다.
최고를 지향하며...
월드비전의 투명하고 전문가적인 일처리는 다양한 홍보 자료에서 잘 나타난다. 3층에 위치한 ‘사보팀’은 연 4회 정기 간행물을 제작하는데 미국내에서 여러 차례 ‘최우수 매거진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모든 인쇄물과 영상 작품, 브랜딩을 담당하는 ‘창작 디자인실(Creative Solution)’ 역시 월드비전을 긍정적이고 탁월한 구호기관의 이미지로 세상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3층에는 또한 교회 협력 부서가 있어 미국의 모든 교회와 크리스천 기관들이 선교 및 구제 목표를 확립하도록 돕고 있으며 미국본부 외에 전세계 월드비전 조직과의 네트워크도 맡는다. 아동 정책을 입안하고 옹호하는 부서와 미 전역으로 방송하는 라디오 부서도 여기에 있다.
월드비전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
창시자인 밥 피얼스 목사를 비롯한 역대 회장들의 활동과 역사를 4층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얼스 목사가 월드비전 설립 당시 남긴 “하나님의 마음을 찢게 하는 것으로 나의 마음을 찢어주소서”라는 기도는 월드비전 가족들의 정신이다. 처음에는 외국 아동을 돌보고 입양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했지만 그 지역에서 직접 도움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면서 크게 사업 방향이 바뀌게 된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2대 스탠 무니햄 회장은 남중국해 잔민 구조와 캄보디아 원조로 잘 알려졌고 3대 테드 앙스트롬 회장은 미국민들에게 처음으로 TV를 통해 에티오피아 기아 문제를 알렸다. 그 반향은 컸고 월드비전은 국제적인 기관으로 변모했다.
4대 밥 사이플 회장은 중앙 아프리카의 극심한 기아와 기근 문제 등을 다루며 고난당하는 인류에 대한 관심을 크게 확대시켰으며 리치 스틴 현 회장은 결연 아동과 후원자들의 관계를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동 착취, HIV 등 인류 공통의 문제를 타 봉사기관들과 협력해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스틴 회장의 주 관심사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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