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오픈 테니스
페더러·나달 순항, 이형택‘아웃’
로딕 등 미국선수 9명중 8명 1R 탈락
미국 남자테니스로선‘잃어버린 하루’였다. 올해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렌치오픈 사흘째인 29일 벌어진 남자단식 1회전에서 미국은 3번시드 앤디 로딕을 비롯한 8명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회에 나선 9번째이자 마지막 미국남자선수인 로비 지네프리만이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하트필드와 1세트씩을 주고받은 뒤 일몰로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에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파리 롤랑가로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전통적으로 클레이코트 약세를 보여 온 미국은 이날 코트에 나서는 선수마다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강서버로 서브 & 발리 게임을 하는 로딕은 이미 지난 5년동안 3번이나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신 롤랑가로 클레이코트에서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설상가상으로 대진운도 없었다. 첫 상대로 만난 세계랭킹 125위의 이고르 안드리에프(러시아)는 랭킹만보면 로딕의 상대가 못 될 것 같지만 클레이코트에선 숨은 강자였다. 9일전‘황제’로저 페더러에 패해 클레이코트 81승행진에 제동이 걸린‘클레이코트의 제왕’라파엘 나달에게 연승행진 전에 마지막 패배를 안겨줬던 장본인이었던 것. 안드리에프는 이날 포핸드 위너에서 로딕을 무려 38대1로 압도하며 세트스코어 3-1(3-6, 6-4, 6-3,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2회전에 올랐다.
<‘황제‘ 로저 페더러는 29일 미국남자의 8연패 행진의 시동을 거는 승리로 타이틀 사냥을 시작했다.
>
이날 미국의 연패행진은 ‘황제’의 손에서 시작됐다. 전날 비로 순연됐던 경기에서 페더러는 미국의 마이클 러셀을 3-0(6-4, 6-2, 6-4)으로 완파하며 4연속 메이저 타이틀과 커리어 그랜드슬램 사냥의 첫 시동을 걸었다. 이어 나선 저스틴 지멀스탑이 32위 니콜라스 알마그로에 스트레이트 세트로 물러났고 아메르 델릭은 2003년 이 대회 우승자인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에 걸려 짐을 쌌다. 이날 4번째로 나선 로딕이 안드리에프에 완패해 지난 6년만에 4번째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미국의 추락은 가속화됐고 이어 로버트 켄드릭, 샘 케레이, 반스 스파디아가 차례로 나가떨어진 데 이어 마지막으로 세계랭킹 8위인 제임스 블레이크가 이보 카를로비치에 에이스 22개를 얻어맞으며 4-6, 6-4, 7-5, 7-5로 분패해 이날 미국은 ‘8타수 무안타’의 수모를 당했다. 이날 하루에만 탑10 두 명(3위 로딕, 8위 블레이크)이 나가떨어진 것은 물론 떠오르는 19세의 신예 케레이와 최소한 1~2승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던 베테랑들이 하나같이 초전박살의 제물이 된 것.
미국남자테니스가 롤랑가로에서 고전한 것은 하루 이틀 이야기는 아니다. 당대를 주름잡았던 수퍼스타들인 지미 코너스와 잔 매켄로, 피트 샘프라스 등도 프렌치오픈에서만큼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1989년 마이클 챙이 우승을 따낼 때까지 미국은 33년간 롤랑가로에서 우승 맛을 못 봤고 1999년 안드레 애거시이후 또 다시 우승가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한국의 이형택(세계랭킹 41위)도 1회전 탈락의 비운을 피하지 못했다. 이 대회에서 두 번이나 4강에 올랐던 강호 다비드 날반디안(세계 18위·아르헨티나)을 만난 이형택은 3세트를 6-3으로 따냈을 뿐 나머지 3세트에서 합계 6게임만을 따내는 데 그치며 무릎을 꿇었다.
이밖에 ‘클레이코트 제왕’인 2위 나달은 스트레이트 세트 승으로 가볍게 대회 3연패를 향해 출발했으나 호주오픈 준우승자인 5위 페르난도 곤잘레스(칠레)는 체코의 라덱 스테파넥(58위)에 스트레이트 세트로 완패해 탈락했다.
<세계랭킹 3위 앤디 로딕은 프렌치오픈에서 지난 6년만에 4번째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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