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e] 파인허스트 리조트
144개 홀을 전부 돌 시간이 없다고? 전혀 문제없다. 이 유명한 리조트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코스를 알려줄 완벽가이드가 여기 있다.
지난달에 US오픈이 개최된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의 클럽하우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굶주린 흰개미 정도의 환영밖에 받지 못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파인허스트 No.2는 오픈을 개최한 곳 중에 단 두 개뿐인 퍼블릭 코스였고, 2007년은 도널드 로스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레이아웃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하지만 No.2 역시 이 샌드힐 성지의 여덟 코스 가운데 하나이므로(게다가 골프 여행에서 144홀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므로), 우리는 파인허스트의 가장 인기 있는 코스들을 부지런히 돌아봤다.
■파인허스트 No. 2
-7,305야드, 파72
-코스 이용료 319달러
-설계가 도널드 로스(1907)
파인허스트의 No.2는 그린 50야드 앞부터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코스로 돌변한다.
골퍼들에게 미국 최고의 코스를 묘사해보라고 하면 아마 페블비치 7번 홀처럼 감탄사가 쏟아지는 홀을 감동에 겨워 얘기할 것이다. 파인허스트 No. 2에는 시그너처 홀이 없고 숨이 막힐 듯이 아름답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코스가 개개의 홀보다 더 위대할 수 있다는 증거도 된다.
널찍한 페어웨이는 솔방울 하나 건드리지 않고도 점보제트기를 착륙시킬 수 있을 정도지만, 그린 50야드 앞부터는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코스로 돌변한다.
그린에 볼을 멈춰 세우는 건 추수감사절에 겁먹은 칠면조를 붙드는 것보다 더 힘들다. 칩 샷이 발까지 다시 굴러 내려오면 자신감은 어느새 의혹과 절망으로 바뀌고 만다.
그러니 다른 최고 코스들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없으면 좀 어떠랴. No. 2는 18가지 서로 다른 방식을 동원해서 그린으로 스스로를 방어할 뿐 프로들이 찾아올 때마다 기본적인 디자인의 질을 떨어뜨리는 법이 없는 챔피언십 골프 최고의 시험무대이다.
■파인허스트 No. 4
-7,117야드, 파72
-코스 이용료 209달러
-설계가 톰 파지오(2000)
No. 4의 14번 홀에서 정확성을 상실했다간 수영을 하게 된다.
이곳은 마이클 잭슨의 코보다 더 많은 성형을 거쳤으며, 1919년에 도널드 로스가 만든 원래의 레이아웃 가운데 톰 파지오의 재설계 이후 유일하게 남은 곳이다. No. 4는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고 수준 높은 리조트 코스이며, 파지오의 다른 모든 코스들처럼 눈으로 감상하기에도 즐겁다.
하지만 No. 2에서는 뒤집은 접시 같은 그린이 전체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반면, 여기서는 최근에 추가한 듯한 느낌을 준다. <모나리자>를 복사해놓고 ‘헌정’이라고 부르는 그림 같다고나 할까.
■파인허스트 No. 7
-7,216야드, 파72
-코스 이용료 209달러
-설계가 리스 존스(1986)
멋진 홀들이 많지만(특히 습지를 넘어가는 어프로치를 할 때면 속이 저절로 울렁거리는 짧은 파4의 7번 홀), 일곱 번째 천국이라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높이 솟은 그린(모두 13개)과 후반 나인 홀에서 몇몇 홀이 비슷하다는 점 등의 이유로 어쩐지 반복되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페어웨이를 따라 이어지는 집들은 폐쇄공포증을 일으킬 정도다.
“No. 4는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고 수준 높은 리조트 코스이며, 파지오의 다른 모든 코스들처럼 눈으로 감상하기에도 즐겁다.”
■파인허스트 No. 8
-7,092야드, 파72
-코스 이용료 209달러
-설계가 파지오(1996)
여덟이면 충분해. No. 8 코스이자 긴 파3인 8번홀.
여기는 No. 2에 이어 파인허스트에서 가장 즐겁게 플레이할 코스라고 할 만하다. 느슨해 보이는 홀부터 너무나 위협적인 홀까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페어웨이를 잠식하는 나무들과 곳곳에 포진한 습지 때문에 리조트의 다른 어느 코스보다 볼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