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서 돌아온 기대주, 드라이브 ‘환상’
최경주, 앤소니 김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나상욱은 지난해 손가락 부상으로 잠시 투어 무대를 떠나 있었다. 올해 격전장으로 다시 돌아온 그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예전의 기량을 되찾고 있다.
지난 4월 버라이즌헤리티지에서 공동 4위에 올랐고, 5월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에서는 공동 7위, 그리고 6월 트레블러스챔피언십에서 공동 9위에 입상하며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시즌 초반 6개 대회에서 3차례나 컷 통과에 실패하고 최고 성적도 공동 33위였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1. 어드레스-안락함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자세다. 손과 몸통 사이의 주먹 하나가 움직일 공간은 회전 동작에 전혀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한 사전 배려다.
2. 테이크 백-조용한 출발
클럽을 안쪽으로 빼면서 왼쪽 무릎도 자연스럽게 굽어지고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하체의 과도한 회전은 코일 효과를 감소시키지만 자연스런 동작은 어깨 회전에 도움이 된다.
3. 백스윙-팽팽한 긴장감
무게 중심은 오른발에 거의 옮겨졌다.
가슴은 볼이 날아갈 방향과는 정반대이지만 오른쪽 허벅지는 지면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팽팽한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4. 백스윙 탑-발사를 위한 준비완료
왼팔이 쭉 펴진 상태에서 드라이버 헤드 끝은 타깃을 조준하고 있다. 오른손은 쟁반을 받치듯 클럽을 지탱하며 삼각형을 만들고 있다.
5. 다운 스윙-카운트다운
파워는 여기서 비롯된다. 다운스윙 시작 단계에서의 양팔 동작은 회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끌어내린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코킹은 장타를 위해 숨겨둔 비수다.
6. 릴리스-운명의 발사 순간
이상적인 릴리스다. 채찍질을 하듯 헤드를 최대한 멀리 던지면서 오른손으로 왼손을 덮어주고 있다. 오른발로는 지면을 박차는 동시에 왼발 하나로 굳건히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7. 폴로스루-관성의 법칙
이 순간 헤드를 보라. 큰 원을 그리고 있다. 어깨와 몸통은 회전력을 그대로 살려 부드럽게 돌고 있다.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게 놔둬야 한다. 그게 바로 자연의 법칙(관성의 법칙)이다.
8. 피니시-여유로운 감상
모든 동작을 잘 했다면 여유롭게 감상할 일만 남았다. 동작이 잘 수행됐는지는 샤프트와 발끝으로 확인한다. 샤프트는 머리 뒤쪽을 가로지르고 있고 신발 밑창이 확실히 보이도록 발꿈치를 들었다.
■아파치와 피니시
아파치는 최강의 헬리콥터다. 각종 미사일과 최첨단 레이더로 무장한 이 최신의 헬리콥터에 대항할 적은 없다.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사담 후세인의 탱크들은 아파치 헬리콥터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아파치 헬리콥터의 주요 무기 중 하나는 기관포. 조정사의 시선에 따라 헬리콥터 밑에 장착된 기관포도 자동 조준한다. 보는 즉시 발사가 가능하다. 물론 백발백중이다.
나상욱의 드라이버샷 동작에서도 아파치의 이 기관포와 같은 기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시선과 버클이다. 피니시 동작에서 시선과 버클은 항상 타킷을 향해 있다.
이 동작이 나오도록 하는 것만으로 방향의 안정성과 거리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징크스
나상욱의 짧은 머리를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나상욱과 아주 친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나상욱은 대회에 몇 주 연속 참가할 때 머리가 길더라도 절대 자르지 않는다.
나상욱은 8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햄버거보다 한국 음식을 더 좋아한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대회장 근처에 한식집이 없으면 아무리 멀더라도 찾아간다. 물론 다음날 아침에 먹을 음식도 사서 돌아온다.
나상욱은 또 새소리를 유달리 좋아해 한 때는 자신의 집 마당에 플라스틱 모형 꽃을 놓고 그 안에 꿀을 넣어 새들을 유혹하기도 했다. 대회에 출전하기 전 새소리를 들으면 기분도 좋고 게임도 잘 풀린다고 한다.
◈나상욱(케빈 나)
-키: 180cm
-몸무게: 76kg
-생년월일: 1983년 9월15일
-태어난 곳: 서울
-프로 입문: 2001년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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