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김영삼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한 경험이 있는 김충남 박사(정치학)는 동서문화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한국 역대 대통령의 공과를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저술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대통령선거 가운데 가장 많은 후보가 등록을 하는 등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2007 한국 대선구도를 읽는 독자들을 위해 본보는 김충남 박사에게 특별 기고를 요청해 이번주간 연재한다. <편집자주>
“이승만은 자주독립국을 세우려고 평생을 헌신했고 박정희나 전두환이 경제정책에 초점을 두어 국민생활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김영삼과 노무현은 경제문제 등 민생을
등한시하고 과거청산 등
자기들이 중요시하는 문제에 집착했다”
12월 19일이면 한국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조그만 회사가 사장을 채용할 때도 매우 까다로운 기준으로 후보자들을 평가하여 결정한다.
왜냐 하면 사장을 잘못 뽑으면 회사가 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을 어떤 사람을 뽑느냐에 따라 나라의 흥망성쇄가 결정된다.
그러나 대통령 선출은 3천만 가까운 사람들에게 책임이 나누어져 있어 투표자 개개인은 자기들에게 무거운 책임이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유권자들이 현명하지 못하고 책임의식이 희박하면 자격없는 사람이 대통령으로 뽑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래서 유능한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유능한 지도자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과거 대통령들의 리더십의 장단점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유감스럽게도 역대 대통령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을 뿐이며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
한국은 식민지경험, 남북분단, 6.25전쟁, 계속되는 남북대치 등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도 경제발전과 민주화라는 양대 기적을 이룩하여 2차대전후 국가발전에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가 되었으며 그 과정에는 분명 역대 대통령들의 기여가 적지 않았다고 본다. 우리는 과연 전직 대통령들로부터 어떤 교훈을 배울 수 있는가?
첫째, 우리 대통령들은 탁월한 역사의식과 원대한 비전을 가졌다. 이승만은 자주독립국을 세우려고 평생을 헌신했으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나라를 세웠고 이를 말살하려는 공산세력에 맞서 싸우는데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다. 박정희는 조국근대화의 기치를 내걸고 수출주도의 공업화에 성공했으며 김영삼과 김대중은 민주한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했다.
외교적으로 보면, 이승만은 미국과의 동맹이 나라의 안전과 번영에 필수적이라 확신하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미동맹을 쟁취했다. 노태우는 북방정책을 통해 공산권에 대한 외교적 지평을 열었고 김대중은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에 근본적 변화를 추구했다.
둘째, 국정 우선순위를 정하고 거기에 집중한 대통령은 더 성공적이었다. 자원도 부족하고 난관도 많았던 현실에서 이것저것 다하려 한다면 아무 것도 못하고 만다. 이승만은 비민주적이라고 비난받았지만 한국전쟁 전후의 어려운 여건에서 안보우선정책이 불가피했다고 본다.
박정희의 경제우선정책은 결국 안보도 튼튼히 하고 민주발전도 가오게 했다. 반면 김영삼은 과거청산과 민주개혁에 몰두하면서 경제를 등한시했기 때문에 경제위기를 초래했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대북정책에 집착하여 안보태세를 약화시키고 국내문제를 뒷전으로 밀려나게 했다.
셋째, 조직관리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는 더 성공적이었다.
박정희와 전두환은 군대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정부조직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반면 정부나 기타 대규모 조직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최근 대통령들은 국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국정운영에 상당한 시행착오를 초래했다.
넷째, 조직관리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우수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한 대통령이 성공적이었다. 박정희는 인재등용의 귀재로 평가되고 있으며 전두환도 이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들은 대체로 인사관리에 실패했다. 경험도 능력도 없는 가신이나 정치적 동지들을 요직에 앉혔다고 1년이 멀다하고 갈아치우니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김영삼은 머리는 빌리면 된다고 했지만 빌리려면 머리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은 교육위기에 처해 있는데 미국 역사 230년 동안 교육장관이 60명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건국 후 59년동안 60명의 교육장관을 두었으니 어떻게 교육이 제대로 되겠는가?
다섯째, 민생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지도자는 성공적이었다. 80년대까지 대다수 국민은 먹고 사는 문제를 우선시했다. 박정희나 전두환이 경제정책에 초점을 두어 국민생활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고 그런 점에서 그들의 리더십이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김영삼과 노무현은 경제문제 등 민생을 등한시하고 과거청산 등 자기들이 중요시하는 문제에 집착했다. 그들은 역사적 과업을 수행한다는 착각에 빠져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하여 적지않은 시행착오를 초래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정목표 달성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가진 지도자는 더 성공적이었다.
이승만의 확고한 집념이 한미동맹을 가능하게 했으며 박정희는 빗발치는 반대에도 흔들리지 않고 한일국교정상화, 월남파병, 고속도로건설, 중화학공업 육성 등을 밀고 나갔다. 전두환은 강력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안정시켜 경제체질을 건전하게 했으며 올림픽도 유치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장면이나 최규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밀려나고 말았으며 노태우도 소극적인 자세가 그의 리더십의 약점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훈들은 한국 유권자들이 다음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기준이 될 수 있으며 해외에서 관전하고 있는 동포들에게도 참고가 되리라 본다.사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