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김영삼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한 경험이 있는 김충남 박사(정치학)는 동서문화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한국 역대 대통령의 공과를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저술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대통령선거 가운데 가장 많은 후보가 등록을 하는 등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2007 한국 대선구도를 읽는 독자들을 위해 본보는 김충남 박사에게 특별 기고를 요청해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김충남 박사
동서문화센터 연구원
대통령선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심대평후보가 사퇴하여 11명이 경쟁하고 있지만 막판변수와 부동층을 감안하더라도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등 3대 후보 중에서 다음 대통령이 선출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세 후보의 장단점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본다.
탁월한 지도자이나
도덕적으로 비난받고
있는 이명박후보
이명박후보는 시종일관 압도적 지지를 누려왔는 바 그 이유로서 첫째, 국민들이 노무현정권의 오만과 무능과 실정에 크게 실망하여 정권교체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권능력을 가진 유일한 야당인 한나라당 후보인 이명박에 대한 지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둘째, 이번 선거의 주된 쟁점은 경제문제이며 이명박은 어떤 후보보다 경제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의하면 차기 대통령 자질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문제 해결능력이라는 답변이 72%에 이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효과적 리더십에 필수적인 조직관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에서 그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뛰어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청개천 복구와 교통체계 개선 등으로 서울의 면모를 일신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도덕성 문제로 논란의 대상이 됨으로서그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검찰조사에서 그가 김경준의 사기행각의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선두주자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되었지만 위장전입, 자녀 위장취업 등 그의 도덕성 문제는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있다.
둘째, 그는 정치지도력이 부족하며 정치문제를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할 우려가 있다. 그는 당내 경선에 승리한 후 당내 화합을 소홀리 함으로서 이회창으로 하여금 출마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정치는 기업활동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큰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외교안보정책에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외교안보문제에 대한 경험도 지식도 관심도 없는 편이다.
따라서 그의 외교안보정책은 애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진보적이나 불신받고 있는
정동영후보
정동영은 앵커맨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강력한 결집력을 가진 진보세력의 대변자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는 또한 다른 두 선두 주자에 비해 비교적 청렴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부패세력 타도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서 그는 집권당 당의장 경험 등으로 정치감각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며 설득력도 있고 대북정책도 더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약점이 장점을 압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노무현정권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정동영은 노무현과 비슷한 세력을 바탕으로 비슷한 정책을 주장하고 있는데 국민 입장에서 보면 또 다시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그가 지난 5년 간의 실패를 솔직히 시인, 사과하고 어떻게 새롭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그는 이명박후보의 도덕성문제 만을 공격했을 뿐 자신이 어떤 대통령이 되려는지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검찰의 조사를 부정하는 것은 집권당후보로서 자신에 대한 국민불신을 부추길 뿐이다.
더구나 이번 선거에서 경제문제가 국민의 최우선 관심사가 되고 있음에도 그는 대북정책이나 부패타도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그는 경제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원칙중시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깨뜨린
이회창후보
이회창후보는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을 두 차례나 대표한 바 있는 명망있는 지도자이다, 그는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한나라당 총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원칙을 중시하는 지도자로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명박후보가 BBK사건의 논란에 싸여있을 때 그를 불안한 후보일 뿐 아니라 안보정책이나 대북정책에서 보수세력의 주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명박후보의 낙마 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이회창의 출마를 용인하기도 했지만 이명박후보가 BBK사건과 무관함이 밝혀진 이후 이회창은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의 집권기회를 무산시킬 가능성이 있는 장본인이라고 비난의 초점이 되고 있다.
그는 과거 한나라당 최고 지도자였던 사람이 탈당을 하고 한나라당 후보를 공격하고 있는 것은 원칙을 중시한 지도자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세력과 중도온건세력이 다수인 현실에서 극단적 보수노선으로 선거에 이기기도 힘들 뿐 아니라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국회에 충분한 지지기반이 없으면 국정운영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가 한나라당을 흔들어 자기 세력으로 개편하려 한다면 정당 정치까지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처럼 정동영후보나 이회창후보는 약점이 큰 반면 선거판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아무런 강점이나 전략이 없어 돌발변수가 없는 한 이명박후보의 승리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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